환경위기 극복 위해 '불편하지만 필요한 변화' 받아들여야
[ 환경기획 ]
작성 : 2021년 04월 23일(금) 16:22 가+가-
기후위기 시대, 크리스찬이 사는 법 3. 탄소발자국 줄이기
우리가 걸어간 길에는 발자국이 남는다. 바닷가 모래사장이나 눈 쌓인 들판을 걸으면 발자국이 선명히 남아 우리가 어디에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보여주듯이 환경 분야에서도 물품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의 흔적을 발자국 형태로 기록한다. 바로 '탄소 발자국'이다.

지난 2006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라는 말이 처음 등재됐고, 우리나라 환경부에서도 2009년 4월 22개 제품에 대해 최초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제품을 출시하도록 했는데 2017년 1월부터는 '탄소성적표지'를 아예 '탄소발자국'으로 용어 변경해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탄소 발자국'은 우리가 생활하면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양을 확인할 수 있도록 쉽게 발자국으로 나타낸 것이다.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량을 뜻하며 표시 단위는 무게 단위인 kg 또는 심어야 되는 나무수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한국 기후·환경네트워크 홈페이지(www.kcen.kr)의 탄소발자국 계산기로 계산해보면, 한달에 사용한 전기세가 5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탄소발자국은 33.26kg이고 이는 122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없어지는 이산화탄소의 무게로 환산된다. 탄소 발자국은 일상생활에서 연료, 전기, 용품 등을 사용할 때 발생되며, 음식을 섭취할 때도 발생된다.

#생활습관을 바꾸면 탄소 발자국도 준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8~9번째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2018년에는 9위, 2019년에는 8위).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은 약 7억 톤에 이른다. 전세계의 공장 중국이 매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미국과 인도가 잇는 형국이다.

전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최근 205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최근 여기에 동참했다. 탄소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 정책,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달이지만 전문가들은 인간의 생활 전체에 커다란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류가 일상생활에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환경전문가들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우리 삶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행동들, 예를 들면, 쓰레기를 줄이고 샤워 시간, TV시청 시간 등을 줄일 것을 권한다. 전자제품의 대기전력만 꺼 놓아도 이산화탄소를 연간 272kg 줄일 수 있다. 일회용 봉투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거나 승용차 요일제를 지키면 각각 13.6kg, 455.2kg씩 이산화탄소가 줄어든다.

탄소발자국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자신이 얼만큼 탄소를 줄이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한국 기후·환경네트워크 홈페이지(www.kcen.kr)의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프로젝트의 '탄소발자국 기록장'을 기록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교통, 냉난방, 전기, 자원 등 4개 분야의 생활수칙을 통해 실천할 수 있으며, 실천서약(최초 1회)과 이행점검(월 1회)을 통해 온실가스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다.

#저탄소 인증 상품 구입, 음식은 가까운 생산지로



탄소발자국은 생산지와 구매지의 거리가 멀수록 더 늘어난다. 이외에도 원료 생산 방식, 제품의 원료 채취 방식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밥상의 탄소발자국(www.smartgreenfood.org)'에서는 우리가 먹는 음식의 탄소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다. 소고기의 경우 호주에서 수입하는 양 17만 8942톤이며, 수입거리는 8574km, CO2 배출량은 1만 3779톤에 이른다. 밀을 미국에서 수입하는 양은 121만 5186톤이며, 수입거리는 9866km, CO2 배출량은 10만 8152톤에 이른다.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여러 제품에는 탄소발자국 인증마크가 새겨진 것을 볼 수 있다. 탄소발자국 인증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여 나타낸 것이고, 이 중에 공정개선 등의 저탄소 기술을 통해 배출량을 감소시킨 제품들이 저탄소 인증을 받는다. 저탄소 인증 제품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다.


표현모 기자

상주시민교회의 자전거보관소. <한국기독공보 자료사진>
<b>▶탄소발자국 줄이기 체크해보세요</b>

한국 기후·환경네트워크 홈페이지(www.kcen.kr)에서 탄소발자국 줄이기 실천 체크표에는 다음과 같은 작은 행동들이 얼마 만큼의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지 알려주고 있다.

-컴퓨터절전프로그램(그린터치) 사용하기 17.7 kg

-사용 않는 TV, 세탁기, 전기밥솥, 전자렌지, 가습기의 플러그 뽑기 12.6 kg

-전기밥솥 보온시간 3시간 줄이기 (먹을 만큼만 밥하기) 25.9 kg

-종이타올 대신 개인 손수건 사용하기 10.5 kg

-종이컵 대신 개인컵 사용하기 (종이컵 2개 기준) 3.5 kg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 2.5 kg

-수입식품 사용 10% 줄이기 6.7 kg

-음식물쓰레기 20% 줄이기 36.2 kg

-재활용이 가능한 유리병, 캔 등 분리배출하기 88 kg

-자동차 대신 1주일에 한번 대중교통 이용하기(승용차 요일제) 469.4 kg

-보일러 사용시간 1시간 줄이기 138.3 kg

-문풍지 같은 단열재로 열손실 방지하기 71.4 kg



<b>환경 헌금, 자전거보관서 설치 등 창의적 환경 운동해봐요</b>



교회에서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상주시민교회(강성식 목사 시무)는 지난 2008년 행정자치부에서 주관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종합대책' 종교단체부분에서 '전국 자전거 시범기관'으로 선정돼 특별교부세 1천만 원을 지원받아 자전거보관대를 설치해 지역주민과 성도들의 자전거 이용을 독려해오고 있다. 교인들 중 자전거를 타고 예배 드리러 오는 이들이 늘고, 지역주민들도 보관대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지역사회에서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모습은 지역주민들에게 교회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청파교회(김기석 목사 시무)의 경우에는 '탄소발생 헌금'을 드린다. 이 헌금은 몽골 사막화를 막는 기금으로 사용된다.

교회의 환경선교위원회 초대위원장이었던 한 장로가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고 직업적으로 어쩔 수 없이 비행기와 자동차를 많이 이용하는 것에 대한 반성으로 탄소발생 부담금을 내기 시작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그는 항공료의 5%와 자동차 주행 거리 km당 20원을 탄소발생 부담금으로 헌금한다고 한다.

여기에 담임목사도 동참해 항공기나 교회차를 이용할 때 탄소발생 부담금을 내고 있으며, 교인 중에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메탄가스 헌금, 자동차를 타면 리터당 150원씩 탄소헌금을 내는 식으로 환경 헌금을 드리고 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나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등의 기독교 환경운동가들은 교회에서는 교인들에게 지구를 보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신앙 차원에서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야외 행사 시 탄소발자국과 생활폐기물 감축을 위해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의 사용을 줄이고 개인물병 사용을 생활화하도록 교육과 캠페인을 실시하며, 생명밥상운동 등을 통해 유전자조작식품(GMO) 추방, 제철 농산물 활용 등의 내용을 담은 식생활 환경교육을 보급, 확산시키는 역할을 감당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회들은 교회 녹화 운동, 교회 카페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 자제, 우리 교회 반려식물 키우기, 대중교통 이용해 교회 오기 등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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