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정의와 평화의 꽃이 피기를 기도하며
[ 시론 ]
작성 : 2021년 03월 24일(수) 07:04 가+가-
거리 시위를 위해 집을 나서는 딸의 팔에 혈액형과 연락처를 적어주며 딸의 안전을 기원하는 아버지! 민주화 시위대에 동참하려 짐을 꾸려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밥 한술 뜨고 가라며 밥 한 그릇 건네주며 어머니는 말한다. "네가 오늘 밤 집에 돌아오든, 돌아오지 못하든, 나는 네가 자랑스럽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항거가 얼마나 결연한 지를 이 두 장면은 잘 보여 주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있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대한 군의 무차별 폭력으로 지금까지 민간인 180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민불복종운동, 냄비 두드리기, 평화적 행진으로 비폭력 시위를 이어가던 시민들도 이제는 무력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시위에 나서는 게 두렵지 않느냐 라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앳댄 얼굴의 청년은 답한다. 또 다시 군부의 독재 아래 살기 보다는, 반대 시위를 하다 죽는 게 좋겠다고. 그 누구도 우리의 목소리를 죽일 수는 없다고 외친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그대들이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꿈이다"(Freedom and democracy are dreams you never give up")라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말이 미얀마 거리 시위대 청년들의 행동으로 들려지고 있다.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만일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하시니라 가까이 오사 성을 보시고 우시며 가라사대 너도 오늘날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다면 좋을 번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기었도다"(눅19:40-42)

미얀마 내 모든 종교 그룹들, 불교, 기독교, 무슬림, 힌두교인들도 종교의 차이를 넘어 한 마음으로 민주화 시위에 동참하고 있고, 미얀마의 정치적 안정과 평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 미얀마의 비상사태 발발 이틀 후인 지난 2월 3일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와 세계교회협의회(WCC)는 미얀마 교회들에 보내는 목회서신을 통해, 현 미얀마의 극변하는 상황에 대한 아시아와 세계교회들의 깊은 우려를 전하며, 현 사태가 폭력적인 상황으로 심화되지 않기를 기도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와 바람과는 다르게 폭력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미얀마의 소식을 접하며, 지난 3월 4일 CCA와 WCC는 미얀마 상황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미얀마 시민들에 대한 군부의 폭력 행사와 살상 무기의 사용을 규탄하고, 민주적 선거 절차에 따라 선출된 문민정부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열망을 표명한 것이므로, 미얀마에 민주적이고 공정한 사회 체제가 속히 확립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법과 민주주의에 의한 통치가 사회 내 정의와 평화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임을 우리는 굳게 믿고 있기에,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는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비난 받아 마땅하다…. 미얀마 군 지도자들은 민간인을 향한 더 이상의 폭력을 자제하고, 국민의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권, 법 질서를 존중하며, 미얀마 국민의 대표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문민 정부와의 대화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아시아와 세계의 모든 교회들을 향해 미얀마의 진정한 정의와 평화 회복을 위한 기도에 함께 동참해 주기를 호소했다. 미얀마는 전체 인구의 89%가 불교도인 불교 강국이지만, 기독교 인구가 전체 인구의 6% 이상인, 불교에 이어 기독교가 두 번 째 큰 종교로 자리하고 있고, 기독교의 교세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와, 성공회, 침례교 교인들이 다수이며, 미얀마 북부 칼레미오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얀마장로교회는 본교단의 선교 동역 교회로서, 세계선교협의회(CWM) 동아시아지역협의회를 통한 친밀한 동역 관계를 이어 오고 있다.

사순절의 묵상 중에 있는 우리 모두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신성함과 소중함을 되새기며, 미얀마 국민들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민족 간 갈등의 화해와 용서, 그리고 미얀마에 정의와 평화의 꽃이 다시 피기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기를 바란다.

문정은 목사 / 아시아기독교협의회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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