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가 본 살구나무는 아몬드였다(상)
[ 성지의식물 ]
작성 : 2021년 02월 23일(화) 08:03 가+가-
이강근 목사5

다양한 말린 과일이 진열돼 있는 상점들.

유대인들에게는 다른 민족에게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새해가 있다. 튜비슈밧, 즉 슈밧월 제15일로 이날은 '나무들을 위한 새해'라 부른다. 유대인들이 대대적인 나무를 심는 날이다. 식목일과 같은 날이지만 단순히 나무만 심는 날이 아니라 유대민족의 새해로 보는 날이다. 그래서 근대에서도 튜비슈밧의 날에 뭔가를 시작하는 역사가 많다. 히브리대도 1918년 튜비슈밧 날에 대학의 주춧돌을 놓았고, 이스라엘 국회인 크넷셋도 1949년 이날에 출범일을 잡아 튜비슈밧의 특별한 의미를 새겼다. 유대인들의 튜비슈밧을 나무의 새해로 보는 것은 자연의 생명이 태동한다는 의미에서다. 보통 유대인의 튜비슈밧은 매년 1월 말에서 2월 초에 온다. 유대교 최고의 랍비 중에 한 명이었던 랍비힐렐이 튜비슈밧을 나무의 새해로 명명하면서 부터다.

이날에 나무 심는 일 외에 과실과 견과류를 먹는 날이다. 성지에 얼마나 많은 과일들이 나는지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날이다. 그래서 튜비슈밧에는 슈퍼나 상점에는 정말 다양한 과일들이 진열돼 있고 유대인들 간에 과일을 선물하는 날이다. 해외 디아스포라유대인들도 가능하면 유대산지에서 재배한 과일을 구해다 먹었다. 멀리 중동과 유럽 전지역의 유대인들에게까지 제공해야 했기에 말린 과일이 발달한 것도 튜비슈밧 때문이다. 말린 과일은 오래도록 두고 먹을 수 있으며 유대인이 있는 곳이라면 시간과 관계없이 보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에게 투비슈밧에 아주 특별한 나무는 아몬드다. 투비슈밧에 아몬드가 특별한 것은 겨울 우기철에 접어들어 가장 먼저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모든 나무들이 겨울잠을 자고 있을 때 아몬드나무만이 아름다운 흰꽃을 피운다. 꽃만 피는 것이 아니다. 아몬드는 맺힌 열매를 따지 않으면 다음 해 꽃이 필 때까지 달려있다. 그래서 꽃핀 아몬드나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새싹과 열매와 꽃과 함께 달려있다. 아몬드를 히브리어로 쉐케드라고 한다. 쉐케드는 깨어나다 부지런하다 갈망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샤크단하면 아몬드와 같은 사람이란 뜻이다. 의미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을 일컫는다. 가장 먼저 꽃이 피어나는 부지런함과 성실함의 상징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성경에서 아몬드나무는 지도력을 의미한다. 아론의 싹난 지팡이가 아몬드나무다.(민 17:8). 성막의 등잔대 줄기와 받침대도 아몬드꽃 형상이었다.(출 25:33~34). 모두 살구나무로 번역되어 있어 아몬드임을 모르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몬드에는 성막에서 쓰이는 거룩한 상징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톨릭에서는 마리아나 예수님의 성화 배경에 그려진 반원형의 모양이 아몬드 모양이다. 이탈리아어로 '만돌라'라고 부르는데 바로 아몬드란 뜻이다. 아몬드가 성화에 그려진 이유는 씨가 딱딱한 껍질 안에 들어 있는 것이 예수님의 인성 안에 숨겨진 신성과 마리아의 순결을 상징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아몬드가 더 등장한다. 야곱이 애굽으로 피난 갈 때 가져간 특산물인 아몬드였다. 성경에는 감복숭아로 번역했다.(창 43:11). 그러나 야곱은 이 보다도 훨씬 이전인 하란에서 아몬드나무의 껍질을 벗겨 양들이 물을 먹일 때 사용했다.(창 30:37) 아롱지고 얼룩진 양과 염소새끼를 배게 하기 위해 물가에 살구나무 껍질을 깔아놓은 것이다.

이강근 목사 / 이스라엘유대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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