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의 미국과 한국의 대응
[ 기고 ]
작성 : 2021년 01월 25일(월) 08:01 가+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치러진 2020년 미국 대선은 미국뿐 아니라 향후 세계질서를 결정하는 선거였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 보다는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적 정책의 기조로 미국의 리더쉽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은 세 가지 중요한 외교적 아젠다를 설정하고 있다. 먼저, 미국 내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혁신하고, 다음은 미국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을 추진하며, 셋째는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다시 그 자리에 복귀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우선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관계에서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는가 하는 문제가 우리 한반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020년 5월 21일 미국 의회에 제출한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의 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의식을 이해할 수 있다. 즉,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이념적 관계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역시 미국의 이념과 가치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쉽게 타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임 트럼프와는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을 중시하는 외교 전략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미중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게 분명한 입장과 선택을 주문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시기 미국의 대중 패권 전략은 무역 분야에 집중되었지만 바이든 시대에서는 동맹국들과 함께 명분이 분명한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중국 포위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으로서 '쿼드' 문제에 대해서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던 한국으로서는 갈수록 미국의 쿼드 가입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게 될 경우 한국은 중국과 심각한 마찰과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남북문제에서 북한에 대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을 레버리지로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다음으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가치 중심의 외교 정책은 그 동안 민주당이 주장해온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문제를 중시하여,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더불어 북한 인권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고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시켜 나갈 가능성이 있다. 인권문제와 관련한 대북 제재 강화는 향후 남북교류와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한미연합훈련과 함께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새로운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한 가지 더 우려스러운 점은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방법에서 트럼프식 '탑다운(Top down)' 방식보다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상향식 '바텀 업(Bottom up)' 협상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만약 북한이 미국의 협상 과정을 기다리지 못하고 핵실험이나 SLBM, ICBM 발사 같은 도발을 감행할 경우 비핵화 협상은 물론 한반도 평화는 또 다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편으로는 가능한 빠르게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4·27이나 9·19 남북 합의 사항들을 이행해 나가는 투 트랙 전략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대중국 관계에서도 한미동맹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선택적 상황을 유보시켜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은 그동안 흔들렸던 한미동맹 관계가 굳건해질 수 있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남북문제나 대중국과의 문제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영은 교수(영남신대·총회 통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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