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예배 금지 '행정소송' ... 종교자유 침해인가 교회의 거룩한 희생인가
작성 : 2021년 01월 16일(토) 16:39 가+가-
지난해 말 다시 확산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면 예배가 금지되면서 최근 부산의 2개 교회가 집합금지 명령 위반으로 시설 폐쇄조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일부 목회자들과 단체가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와 형평성의 대원칙에 어긋난 것"이라고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교계안팎의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고 있다.

예배 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예자연)는 정부가 코로나19 2.5단계부터 규모에 상관없이 영상 제작·송출을 위한 20여 명의 행정요원만 교회출입을 허용하는 '대면 예배 전면 금지 명령'은 '종교 자유의 침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부산 세계로교회(손현보 목사)는 집합금지 명령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하다 시설폐쇄 처분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행정처분 집행정지를 요구했다.

예자연 집행위원이기도 한 손현보 목사는 지난 13일 CBS 녹화(CBS토론 '종교자유침해 행정소송 쟁점은?')에 참여해 "교회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시설 규모에 맞게 일정 비율을 적용해 형평성에 맞는 원칙을 적용하라는 것"이라면서 "국가가 개입해 예배를 간섭하는 것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며, 이는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고 교회가 차별받는 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우리 교회는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예배를 드리고 확진자도 없으며 교회가 그동안 지역을 잘 섬겼기 때문에 주민들의 반발도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신 총회장 박영호 목사는 "목욕탕이나 영화관, 식당 등 다중이용 시설과 다른 방역기준이 교회에 적용되었다"면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일률적인 방역지침이 계속 되면서 이에 맞서는 세계로교회의 예배 강행, 그리고 예배당 폐쇄 명령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은 유감이며 세계로교회가 행정당국에 정한 법을 따라서 예배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는 정당한 요구"라고 밝혀 대면 예배의 정당화에 힘을 실었다.

이에 앞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 서울연회 감독 원성웅 목사는 지난 9월 말 '코로나 바이러스 비상시국에 보내는 목회서신'을 "대면 예배로 발생하는 법적 책임은 감리교회가 공동으로 책임지겠다"면서 "방역당국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의 고유한 신앙과 믿음에 대한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다. 그분은 오직 하나님 뿐이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기감 본부 측에서는 "기감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었다"면서 "해당 연회원 분들도 많이 당황했지만 상당수 지지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본부 측에서 특별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대면예배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일부 단체와 목회자들에 대해 "부당하고 편파적인 방역지침이라는 형평성의 문제에 앞서서 교회의 공공성, 교회가 거룩한 공동체로서 해서는 안될 행동"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부산에서 목회 중인 본교단 목회자 A씨는 "고신 측 전체가 무조건 대면 예배를 찬성하는 것같지는 않지만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대면 예배를 드리는 곳이 있기는 하다"고 조심스럽게 상황을 전하면서 "형평성에 대해 교회에 유난히 부당한 방역지침이 내려진 것 같기는 하지만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것이 신앙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비대면 예배는 예배의 포기가 아니라 교인과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A목사는 "비대면 예배를 비신앙적으로 몰아가다가 마치 WCC처럼 고신 측에서 우리 교단을 '사탄의 세력'으로 비난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김해에서 목회 중인 B목사는 "고신 측에서도 극보수적인 사람들이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것이지 다수가 찬성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면서 "예배를 드리는 곳이 꼭 예배당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은 신학과 지성의 편협함이고 미숙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형평성 문제에 있어서도 식당과 같은 영업장과 교회를 비교한다는 것은 교회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비대면 예배와 관련 청년사역연구소가 SNS에서 청년 5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교회가 질본 방침에 따르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옳다"는 응답이 90%였으며 '대면 예배' 고수가 10%로 나타났다. 청년사역연구소는 "대면 예배를 강행해야 한다는 소리는 경청하지만 90%의 소리를 더욱 귀기울여야 하며 한국교회가 만약 10% 중심의 소리를 듣고 간다면 앞으로 한국교회 지형도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암교회 조주희 목사도 "대면 예배 방식을 강조하면 교회가 코로나 이후 선교적인 면에서 장애물을 스스로 설치하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비대면 예배가 코로나 이후 영구적으로 갈 수 있는 모범사례는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비대면 예배를 믿음 없는 예배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청년사역연구소 소장 이상갑 목사(산본교회)도 "아니길 바라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세상에 버려져 밟힐 것이고 전도의 길은 막힐 것"이라면서 "장기적 관점으로 본다면 정부가 교회에 대한 과도한 통제보다는 책임지게 하는 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철저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타종교와 동일한 방식으로 저울추를 하되 방역수칙을 어기는 경우에는 철저하게 책임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면 예배를 사수할 것인가. 교회의 자기 희생을 감수할 것인가. 한국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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