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절, 이런 마음
[ 공감책방 ]
작성 : 2020년 12월 18일(금) 07:58 가+가-
'출판하는 마음', '문학하는 마음'
# 부단한 협동의 결과물 … 책

한 해 동안 사람들의 모임에 대체로 등장하는 단어는 코로나, 부동산, 주식이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책은 뒷전이었고, 여러 매체에서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이슈를 만들어보려는 노력들은 지속성을 갖기 어려웠다. "요즘 어린것들 버릇 없어"라는 말이 그 옛날 로마시대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있는 말이듯, 책을 읽지 않는 시절들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언제라도 책을 대체할 일들을 찾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은 그것이 단지 유튜브이며 휴대폰 게임일 뿐이다.

이런 시절에 책과 출판 혹은 문학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은 어떤 일일까? 이런 시절에 출판하는 마음은, 문학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책을 사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기준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추천이 아니라면, 보통은 베스트셀러 혹은 알려진 저자의 작품은 좋은 기준이 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출판사도 신뢰를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편집자나 번역자나 북 디자이너는 어떤가?

은유가 인터뷰해 정리한 「출판하는 마음」은 책의 내용인 글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책이라는 형태로 전해지는 지, 그 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만난 책이다. 편집자, 저자, 북 디자이너, 번역자, 출판 제작자, 출판 마케터, 온라인 서점 MD, 서점인, 1인 출판사, 이들이 우리가 한권의 책을 만날 때 겨우 이름 하나 남기거나, 혹은 이름도 남기지 않고 수고로움을 더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은유의 말대로 책은 부단한 협동의 결과물이다. 그러니 그들의 수고를 단지 밥벌이로만 치부하지 않고, 책을 통해 우리와 관계 맺어가려는 노력으로 본다면 어떨까?

# 출판과 문학을 가능케하는 힘

문학 편집자 김필균이 인터뷰해 정리한 「문학하는 마음」은 다양한 대상들을 향해, 다양한 형태로 글을 쓰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듣고, 우리에게 전해주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은 문학평론가 신형철에 대한 인터뷰만으로도 한 권의 가치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마음을 울리는 것은 "동시대의 희곡은 팔리지 않는다"는 극작가 고재귀의 말이나 문학 잡지들의 소멸의 시대에 다시 문학 잡지를 만들어 낸 편집자 서효인과의 만남의 글들이었다.

같은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기획되어 나오고 있는 두 권의 책은 공통된 이야기들이 많으나 책을 좋아하는, 아니 사랑하는 마음과 먹고 사는 문제는 빠지지 않고 대화의 주제가 된다. 한결같이 이야기 하는 "겨우, 이제야, 얼마 전부터, 그나마" 라는 말들을 보며 책과 밥벌이란 얼마나 큰 간극을 가지고 있는가 느끼게 되고, 그렇지만 이 두 마음 사이의 끌어당기는 힘이 출판과 문학을 가능하게 한다.

빌립보서의 바울의 표현대로라면 하늘과 땅 사이의 끌어 당김을 경험하고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가? 한 주일의 예배를 위해서 설교를 위해서, 혹은 교회안의 프로그램들을 위해서 노력했던 수고로움들은 어떻게 기록되고 있을까? 출판이나 문학과는 다르겠지만, 그들의 마음을 아니 우리의 수고로운 마음들을 담아보는 신학하는 마음이나 목회하는 마음과 같은 글들도, 책들도 있었으면 좋겠다.



ps. 동녘을 거쳐 어크로스에서 편집자로 25권의 책을 냈던 故 이환희 편집자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35년의 삶이었다. 책방에 남겨진 몇 권의 그가 편집했던 책들을 모아놓고 고인을 추모해본다.


최아론 목사 / 옥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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