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고뇌가 더욱 깊어질 2021년 목회 현장
작성 : 2020년 11월 11일(수) 08:08 가+가-
신년도 목회기획, 이렇게 준비하라
새해는 목회자의 고뇌가 더욱더 깊어질 것이다.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나타나 교회의 참모습이 사라진 매우 특수한 한 해였다. 그 역풍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고 '한 피 받아 한 몸 이룬 형제와 자매'로서 한자리에 앉아 예배하는 공동체가 큰 상처를 입었다. 지금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찬송을 하고 기도를 할 수 없는 지경이다. 기쁨과 감사의 사연 앞에 함께 얼싸안고 춤을 추며, 슬픔 앞에 부둥켜안고 함께 울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우리 주님의 본을 받아 가까이 다가가 내 몸을 던져 섬김의 도를 실천하는 것도 이제는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이처럼 지금의 교회는 코로나19의 포로병들로 살아가야 하는 슬픈 연출을 계속하고 있다. 잠깐이려니 했던 예상은 오판이었다. 언제까지 우리가 이 답답하고 깜깜한 밤길을 걸어야 하는지를 알 수가 없다. 영국 면역학계 권위자인 월포트(Mark Wal port)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종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떤 형태로든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는 절망적인 말을 하고 있다. 이 말이 사실로 이어진다면 목회자들은 초긴장 속에 새해의 목회 창문을 열어야 한다. 계속하여 모임을 자제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 예배하는데 빈자리가 주종을 이루도록 배치해야 하고, 섬기는 양들의 장례도, 결혼도, 병문안도, 일반 심방도 경계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 교회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혼돈의 세계이다. 여기서 목회자들은 손을 놓고 절망의 한숨만을 내쉴 것이 아니라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모두가 내 탓이라'는 회개와 더불어 새로운 희망의 설계를 세워 성령님의 동행을 갈구해야 한다. 주님을 향하여 새로운 지혜와 용기와 혜안을 구하면서 일어서야한다. 필자는 이러한 예상치 못했던 목회환경을 보면서, 다음의 항목들을 가지고 새해를 설계하는 목회자들을 찾고 싶다.

첫째는, 성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건하고 전통적인 예배의 진행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역병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간소화한 예배순서와 설교 위주로 살아온 개혁교회이다. 경건하고 신비의 느낌을 안겨주면서 무게 있는 설교와 성체성사(성찬성례전)를 지켜온 천주교, 성공회, 루터교는 그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 이유는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없는 정중한 예배예전 분위기와 주일 예배마다 받게 되는 성찬성례전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배를 일상화한 교회는 성스럽고 경건한 예배당에서 드리는 예배의 소중함을 차원이 다른 신앙인답게 기다리며 산다. 어떤 환경에서도 예배의 본성을 상실하지 않게 된다. 여기서 그동안 '경배와 찬양'으로 단순화시켰던 예배 보다, 모든 순서를 엄숙하게 여기는 전통적인 예배의 위력을 다시 보게 된다. 특별히 성찬성례전을 월 1회 이상 실현하는 예배의 복원을 시도하여 성전을 찾아와야 하는 당위성을 교인들이 느끼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어느 때보다 설교자들이 긴장하게 되는 새해의 설교사역이다. 설교자는 IT시대의 수혜자이면서도 피해자이다. 설교 준비에 필요한 정보와 각종 주석을 사용할 때는 인터넷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하다. 그러나 내 교인이 다른 목사의 설교를 들으면서 설교를 비교하고 평가절하할 때는 피해자로 전락하게 된다. 주일에 온라인으로 예배하면서 아무런 구속이 없이 자유롭게 단숨에 타 교회 목사의 설교를 듣는 경우가 지금 일반화되고 있다. 자신의 설교가 탁월하다면 문젯거리가 될 것이 없다. 그렇지 못하면 자신의 설교는 서서히 권위를 잃게 되고, 심지어는 수준 높은 설교자를 찾아 떠나는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참으로 고통스러운 설교자의 수난 시대가 도래했다. 남의 설교를 복사하던 시대가 끝났을 뿐만 아니라, 철저한 준비가 된 설교다운 설교를 해야 하는 막중한 부담이 따르는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게 된다. 여기서 다시 한번 성언운반일념(聖言運搬一念)으로 가득한 말씀의 종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셋째는, 심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는 일이다. 코로나19가 사람과의 만남을 분리시키는 절대권을 행사하는 이상한 현상을 몰고 왔다. 그래서 방역 당국은 비접촉을 제일 좋은 처방으로 강권한다. 그 결과 '비접촉 소통(untact communication)'이라는 야릇한 삶의 양태를 형성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등장은 우리 한국교회의 특성이었던 심방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목회자의 방문을 교인들이 거북하게 여기는가 하면, 목회자 자신도 심방을 통하여 불행한 사연이 발생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1960년대 토론토대학 교수였던 마샬 맥루한은 시대를 '대면의 시대, 얼굴과 활자의 시대, 얼굴과 전자기기의 시대'로 구분한 바 있다. 당시에는 막연한 소리로 들렸는데, 이제 모두가 그의 예견대로 대면의 소통이 아니라 거의 모두가 눈앞의 전자기기와 소통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천을 수용하면서 그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중의 하나가 매주 1회 이상의 전화 심방을 비롯한 서간문의 형태로 교인들의 모바일을 통하여 문안을 수시로 살피는 방안이다. 그리고 교회의 소식과 유익한 생활 정보를 알리면서 교회와의 연관, 곧 소속감을 돈독하게 하는 새로운 접촉의 시도이다. 이러한 일을 통하여 목회자가 예전보다 더 부지런하게 활동하면서 교인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보살피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것도 새로운 심방의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는,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선두를 달리는데 최우선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에서 최초로 5G 인터넷 속도를 상용화하는 것을 비롯하여 스마트폰 개인소유 비율이 월등하게 앞선 우리의 사회이다. 목회자가 조금만 노력하면 눈 매체를 통하여 어느 때보다 수월하고 효율적인 소통의 문화를 목회의 장에서 펼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목회자가 부교역자나 직원에게 일임시켜 온 IT 시대의 지식과 활용을 자신이 먼저 습득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교인들이 IT 시대를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도 매우 유용한 목회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대면의 시대에서 비대면의 시대로 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효과적인 소통과 관계성에서 탈락하는 교인들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유용한 프로그램이 가득한 문화 교실을 교회에서 전개할 때 교인들이 교회를 드나들면서 '제 2의 내 집'이라는 고정관념이 형성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로, 교회가 어느 때보다 재정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을 예상하고 면밀한 계획을 수립해야한다. 우선 목회자부터 근검절약해야 환영을 받을 것이다. '소비가 미덕이다'는 말은 새해 우리 한국교회가 수용해야 할 말이 아니라고 본다. 목사는 교인의 상위 20% 정도에 들어가지 않는 보통 수준의 차량, 운동, 가구, 의류, 외식, 여행 등에 눈을 떠야 할 것이다. 해외 선교사들의 생활비를 보낼 수 없고 부목사들을 내보내고 있는 교회 재정형편을 외면하는 목회자는 새해에 문제를 유발할 것이다. 목회자가 자기희생을 삶으로 보여 줄 때 성도들은 더욱 교회 재정을 염려하고 동참하게 될 것이다.

끝으로, 목회자는 교회는 여야를 초월한 공동체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8월에 어느 목사들이 광화문 광장에 교인들을 이끌고 나가 보여준 정치적 연설과 행동은 매우 부적절하였다. 목사의 정체성이 매우 심한 손상을 입었다. 내년에는 서울과 부산의 시장과 그 외의 보궐선거가 있다. 정권 말기에 있게 된 매우 민감한 이 선거에 목사의 말과 태도를 교인들은 주시하게 된다. 이때 목사는 철저하게 침묵함으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정치노선의 차이 때문에 교인이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21년 목회는 어느 때보다 부담이 따른다. 목회자의 땀과 눈물이 성령 하나님께 상달되어 새로운 시대에 효율적인 목회가 전개되어야 한다. 영육이 건강하고 지혜가 가득한 종으로 올곧은 목회를 감당할 때 우리의 교회는 이 어려운 환경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정장복 명예총장/한일장신대학교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