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50년에 다시 찾은 요람
[ 독자투고 ]
작성 : 2020년 10월 19일(월) 15:46 가+가-
장신대 신대원 63기가 졸업 50주년을 맞아 지난 16일 장로회신학대학교를 찾았다. 이날 졸업생 75명 중 동문 부부 22명이 참석했으며 영상 캠퍼스 투어에 이어 박도재 목사 기도, 주연도 목사 설교, 정요세 목사 축도 순으로 감사예배를 드렸다. 행사에서 낭독한 윤두혁 목사(신성북교회 원로, 196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의 축시를 게재한다. / 편집자 주



63 동기들 신앙의 요람 '광나루신학교'

"성경은 하나님의 처소, 성경은 예수님이 누운 요람이라" 누군가 말했지. '광나루신학교' 이곳은 63동기들 신앙의 요람이었어라. 세월 50년 요람을 떠났다, 다시 찾고 보니, 옛사람들 말했듯 "10년 세월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그러니 강산 다섯 번 변한 오늘 감회가 새롭구료. 75명, 매일 한 교실에 앉았으면 전공 교수님들 번갈아 교실을 찾고 '김 아무개 씨요, 박 아무개 씨요' 출석 확인을 한 뒤, 학생 한 사람 기도 후 강의 시작됐지, 강의 내용을 놓칠세라 나이 많은 학생들 노트에 옮겨 쓰고, 교수님 한 분은 해묵은 강의록 들고 오셔서 내용 읽어주면 또 받아쓰기가 시작됐지. "줄 바꾸고, 한 칸 띄우고" 그대로 한 시간 강의가 끝났네.

해가 바뀌고 학년이 높아지면서 학생들, 교수님께 농담 섞인 질문도 간간이 하고 했었지. "교수님, 지금 길게 하신 강의하신 내용, 그 키포인트가 뭐죠?" "교수님, 교수님은 박사이시니 모든 것을 대답하실 수 있으시죠. 예수님이 어느 날 군대 귀신 들린 사람을 고쳐주실 때 쫓겨난 귀신들 2,000마리 돼지 떼 속에 들어갔고, 돼지 떼들 비탈길 내리달아 바닷물에 몰살 해잖아요? 그때 돼지주인 갑작스레 전 재산 잃었으니 예수님 찾아와 항의했을 텐데, 예수님은 무엇이라 대답하셨죠? 너무 궁금합니다. 교수님 대답 좀." 선교사였던 교수님, 난처한 듯 잠시 뜸 들이시더니 서툰 우리 말로 명답을 주셨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천국 가서 예수님 만나면 그때 함께 물어봅시다." 그리고는 강의 계속하셨지.

또 한 분 교수님, 이런 엉뚱한 질문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셨는지 강의시간 전 심각한 얼굴로 말씀하셨지. "나, 어느 날 모임에 초청받고 참석했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치길래 돌아 봤더니 분명 내게 배운 제자이어서 반가운 인사를 하려고 했더니 하는 말 'ㅂ목사 오랜만이네, 너 나하고 동기였잖아. 요즈음 어떻게 지내'하더라고. 당신들 이런 목사 되지 말아요."하시고는 강의를 시작했고 그 한 시간 침통의 수업이었지.

꽁보리밥에 된장 콩나물국도 기다림의 만찬

식사시간 구내식당에서 끼마다 꽁보리밥에 된장 콩나물국, 그래도 그 얼마나 기다림의 만찬이었는지. 여름날 더워서 한증막 기숙사요. 강의실, 겨울이면 난방 한 점 없어 오돌오돌 떨었지. 수업 끝나면 학생들 뿔뿔이 흩어져 식사비용, 책값 구하겠다 비포장도로 버스 타고 전차로 환승하고 이곳저곳 산 중턱으로 올라 성경구락부, 가난한 학생들이 모인 야학에서 강의를 하고 돌아오며 시장통에서 국수 한 그릇으로 늦게 끼니 때우고 전차 타고 기숙사로 되돌아와 몸 닦고 기도로 무릎 꿇면 밤 12시 통행 금지 사이렌이 빵 하고 울렸지.

주일이면 먼 곳 가까운 곳 교육전도사로 일찍 예배당에 가 머리 숙여 기도하면 둥글납작 학생들 얼굴 떠오르고, 주님 따슨 손길 등을 감싸면 한 주간의 시름 모두 주께 쏟아버렸었지. 그 당시 이화여대생들에게 결혼 상대자 직종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가 신문에 보도되었는데 목사는 서른두 번째로 이발사 다음이었네. 그래도 돌이켜 보면 교수님들 기도와 가르침 있고 자상한 배려 있었으며, 조롱과 배고픔 덮고 추운 어려움에도 하나님 은혜 있어 요람에 누웠던 우리들 걸음마도 배우고 입 열어 복음 전하는 전도사, 김 강도, 윤 강도, 박 강도사, 목사 되어 전국 곳곳, 그리고 타국에서 오늘에 섰네.

우리는 영영한 하나님 앞에 설 단독자

교수님들, 큰 무리의 후배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는 형제자매이기에 우리 주님 예수그리스도를 향한 한 믿음, 한 소망, 한 사랑 이루어 성숙한 요람 그 속에 성숙한 주의 사람들 되기를 기도로 소망한다. "너희는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라며 우리 주님 말씀하셨지만, 용서하시구료, 노파심으로 염려하는 것은 장로회신학대학, 우리의 요람이 맘몬니즘에 편승하여 잘못 하나님 앞에 바벨탑, 오! 바벨탑 되지 않았으면, 않았으면 한다.

주변이 혼란하고 우리의 삶도 때로 혼돈일 때, 그 흐름에 떠밀려 방황의 순간이 있지만, 꼭 잊지를 말자. 하나님은 영영한 하나님이시오,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설 단독자로의 실존이란 사실 말이외다.

윤두혁 목사 / 신성북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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