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전원교회 오성만 장로, 환자 3명에게 장기 기증
작성 : 2020년 09월 23일(수) 11:11 가+가-
10호 태풍 '하이선' 때 축사 지붕에서 추락으로 뇌사 판정, 가족 '장기 기증' 결심
【 포항지사=이봉근】 제10호 태풍 '하이선'으로 지붕에서 추락해 뇌사상태에 빠진 포항 지역의 한 장로가 3명의 환자에게 장기기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떠나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목장을 운영하던 포항전원교회 오성만 장로는 지난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으로 목장 축사 지붕이 파손되자 수리를 위해 지붕에 올라 일하던 중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지붕 아래로 추락했다. 긴급히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지만, 머리를 심하게 다쳐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11일 오 장로는 간장과 좌우 신장을 환자 3명에게 기증했다. 가족들은 '나눔과 사랑'을 소중한 가치로 삼았던 부친의 뜻을 기리기 위해 국가에서 지급한 장례지원금마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소중한 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부하기로 했다.

가족들은 "평소 아버지가 '기회가 된다면 누군가를 살리는 기증이 아름다운 마지막 길'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뉴스와 드라마 등에 뇌사 상태 환자의 연명치료 장면이 나올 때마다 '난 저런 거 하기 싫다'고 고백하셨다. 부친의 생전 뜻을 따라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1951년 포항 출생인 오 장로는 목사인 아버지를 도와 7개 교회를 직접 건축할 만큼 교회 사역에 헌신했으며, 40여 년간 목장을 운영해 오면서도 교회 봉사와 섬김 사역에 늘 앞장서 왔다. 이 같은 "아버지를 닮아가도록 힘쓰겠다"고 전한 가족은 "아버지는 본인보다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을 늘 사셨다"며 "항상 희생하신 아버지의 모습이 고맙고, 인생의 본보기가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오 장로의 섬김과 사역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힌 지역 노회 이수현 장로는 "오 장로님은 주님 부르심을 받으시고도 세상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셨다. 모든 장로에게 귀감이 된다"며 "후손들에게는 주님의 크신 은혜와 사랑, 축복이 임하시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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