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회복은 정부가 아니라 교회에 달려 있다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20년 09월 07일(월) 10:00 가+가-
코로나 19라는 질병에 맞서서 정부가 펼치는 방역 대책 배후에는 정치적 계략이 있다고 보면서 정부의 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비난하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국민의 신뢰도 회복이 이 정부의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아프고 쓰린 현실을 보여주는 말이다. 이 상황에서도 대통령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도 불사하며 공권력을 동원하겠다'고 말할 만큼 이 정부가 강력하게 방역을 추진하는 명분은 '국민의 생명 보호'이다. 그래서 정부는 마치 계엄령 하에서처럼 정부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대상이라면 모임을 마음대로 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는 교회도 예외가 되지 않았다. 아니! 통제 대상 순위 1위가 되어서 예배마저 드릴 수 없게 통제된 상태다.

신천지 집단에서 확진자가 양산된다는 통계를 제시하면서 그 집단을 사회적 공분의 대상으로 만들어서 정부는 그들의 집회를 금지했다. 다음으로 기성 교회의 예배를 금하는 정책이 나오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이것은 사실상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이에 교회는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성도들이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 드리는 것을 폐하고 교회문을 닫기로 자발적(?) 결정을 했다. 이 결정을 내릴 때의 이유는 당연히 교회에 대한 염려와 사랑이었다. "우리도 신천지와 같이 사회의 지탄 대상이 되면 안 된다." "국가 정책에 교회도 역행하는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여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한국교회 전체에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등등. 그 결과 정부는 교회의 모임과 예배를 통제하고, 교회는 정부를 향해 예배란 성도들의 생명과 같으니 예배를 드리게 해 달라고 간청하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한국교회가 교회의 문을 닫고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기로 결정한 이유들을 들여다 보면 결정 주체인 한국교회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예배를 폐하는 결정을 내릴 때 교회 눈에는 국가도 보이고 이웃도 보이고 사회의 눈초리도 보이는데,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다. 교회도 세상에 있고, 국가 안에 존재한다. 그러나 교회는 하나님 때문에 그리고 하나님을 위해서 존재하는 성도들의 공동체이다. 예배를 받으시는 하나님은 보지 않고 신천지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고, 이웃의 지탄을 두려워 해서 내리는 결정은 바른 교회의 결정이 될 수 없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내리는 결정만이 교회가 내리는 결정이다. 사람들이 박수치는 길, 큰 교회, 많은 교회가 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을 바르다고 여기면서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길은 넓어서 찾는 이가 많다'는 선포를 한국교회는 할 수 있는지 심각하게 자문하여야 한다. 교회는 세상 눈에는 초라하고 항상 지는 자리에 있는 것 같이 보여도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느냐 마느냐를 논하는 말조차 꺼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어야 했다.

한국교회는 비록 예배를 중단했다고 하여도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 예배를 말한다. 한국교회가 여러 채널의 TV 방송과 유튜브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각 교회가 중개하는 얘배에 참여(?)하는 신앙생활을 한 것은 이미 오래되었다. 예배란 교회를 가지 않고도 어디서나 언제나 참여할 수 있는 선택과 접근이 용이한 것이라는 예배 문화가 한국교회 안에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다양성, 확산성, 용이성 등의 긍정적인 면들이 보이는 바로 이 예배 문화가 한국교회로 하여금 교회문을 닫고 현장예배를 폐하는 결정을 쉽사리 할 수 있게 하였다. 내가 섬기는 교회가 어디가 되었든,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떠하든지 간에 교회를 찾고 성도가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예배의 현장성이라는 본래적 모습을 한국교회는 피도 흘리지 않고 내팽개쳐버렸다. 교회가 문을 닫고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오늘의 슬픈 현실은 성도들이 교회에 모여서 믿음으로 맺어진 형제 자매가 되어 한마음으로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가히 천상적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예배를 귀하게 간직하지 않은 한국교회가 스스로 벌어들인 것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통제하는 공권력 행사에는 결연히 저항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한국교회는 예배의 소중함을 회복하여야 한다. 예배의 예배 됨을 훼손하는 모습이 교회 안에 있다면 그것을 잘라내는 개혁을 해야 한다. 성도가 교회에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예배, 그 참 예배를 되찾아야 한다. 그때 비로소 한국교회는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더라도, 설사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어도 세상을 보고 사람을 보지 않고 많은 사람이 몰려가는 곳에 줄서기 하지 않고 하나님을 보는 교회다운 교회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정부가 아니라 새로운 세대, 논리와 편리함을 앞세우는 세대가 교회의 문을 닫게 할 것이다.

공성철 목사/전 대전신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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