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희망은 있습니다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20년 08월 31일(월) 14:28 가+가-
필자는 10년여 동안 남미 칠레에서 선교사로 일했다. 어느날 칠레 북쪽 도시 차냐날의 한 원주민 교회로부터 집회초청을 받았다. 1000km이상을 달리는데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아타까마(ATACAMA) 사막에 접어들게 되었다. 전부 사막인데 싱싱한 한그루 나무가 있었다. 내려서 보았더니 팻말이 보였다. "내게 물 좀 주세요. 당신이 부어준 물을 먹고 나는 살아요." 지나는 사람들이 조금씩 부어주는 물로 그 나무는 살아가고 있었다.

지금 한국교회의 다음세대는 마치 아타까마 사막 가운데 있던 그 나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낮은 출산율과 함께 더해진 여러 요인으로 인해 다음세대의 나무가 말라가고 있다. 만약에 포기해 버리면 한국교회는 사막화 될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어떤 형편에서라도 다음세대를 위해 물주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칠레 여행자들이 자기가 마실 물을 아껴 한모금씩 부어준 물을 마시고 사막의 그 나무는 살아 남았다. 한그루 한그루씩 살려가면 사막화도 중단되고 점차 푸르름이 퍼져 갈 것이다. 그래서 결국 푸른 오아시스를 형성할 것이다. 코로나19 상황 가운데 답답하고 숨막히는 교계에 한줄기 희망의 소식이 있다. 바로 필자가 섬기고 있는 부산 장신대의 재정지원제한 완전해제 소식이다. 부산장신대는 지난 2018년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에서 최하위등급인 재정지원제한 대학이 되었다. 그 의미는 희망이 없으니 이제 폐교하라는 압력이기도 했다. 바로 이어진 입시에서는 55%의 신입생 충원율을 보여주어 절망을 더했다. 그러나 희망을 버릴 수는 없었다. 새로 부임한 필자와 이사장, 모든 이사들 그리고 교직원들이 기도로 하나가 되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전국의 교회들이 희망의 물을 기도와 물질로 부어 주었다. 내부적인 갱신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금년의 신입생 충원율이 98%로 상향했다. 결국 지난 7월 29일 보완평가 결과 재정지원제한 완전해제를 통보받았다. 그것도 무려 2단계나 상승한 놀라운 결과였다. 내부적인 갱신과 교과과정운영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부·울·경 7개 노회와 전국의 교회가 부어준 물로 인해 재정운영개선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홍해를 건넌 것이다. 무덤 속에 있던 나사로가 다시 살아난 것 같은 사건이었다. 나무 한그루의 문제가 아니다. 신학교가 문을 닫으면 한국교회의 다음세대는 없다. 신학교 통폐합을 너무 쉽게 말해서는 안된다. 아직도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PCK는 전국의 7개 신학교를 위해 기도와 사랑의 물을 부어야 한다. 각 신학교는 과감하게 구조를 조정하고 사막같은 상황에서 살아 남기 위하여 지속 가능한 형태로의 갱신을 시도해야 한다. 정원은 각자에게 맡기라. 그 지역의 상황에 맞는 적정인원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부산장신은 이미 스스로 정원을 줄였는데 문제 없이 채워지고 있다. 부·울·경 7개 노회 854교회의 기도와 지원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희망이 있다. 우리 교단은 아름다운 7그루의 푸른 나무를 가지고 있다. 각 지역의 교회들이 정성 다해 물을 부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 나무들 때문에 우리 교단이 여기까지 왔다. 사막화 되어 간다고 물붓기를 중단한다면 정말 전부 사막이 될 것이다. 푸르고 싱싱한 다음세대의 희망을 가지고 다음세대를 위하여 내 몫으로 챙긴 물을 붓자. 다음세대 없이 우리 교회는 존재할 수 없다. 다음세대를 책임질 7개 신학교를 위하여 기도하며 물을 붓자. 지금도 칠레 아타까마 사막의 그 나무는 사막의 뜨거움을 이기며 계속해서 그늘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나무를 사랑하는 여행자들이 계속해서 물을 부어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막같은 부·울·경 지역의 한그루 희망의 나무를 지키고 있는 필자는 다른 지역의 6그루 나무를 함께 기억하며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에게 물을 부어 주십시오. 아직도 희망이 있습니다"

허원구 총장/부산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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