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으로서 언택에 대한 신학적 성찰
[ 8월특집 ]
작성 : 2020년 07월 29일(수) 00:00 가+가-
1. 코로나와 교회
한국교회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 온 코로나의 영향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 목회현장과 성도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의 목회방향과 교회활동에 대한 대안과 매뉴얼은 여전히 부족하고 앞으로 급변할 목회생태계를 예상하면서도 막상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지를 목회자들은 막막하다. 동시에 코로나는 숨 가쁘게 성장의 길을 달려온 한국교회의 실체를 보게 만드는 은총의 시간이다. 교회됨의 본질과 진정한 예배를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교회사적으로도 평온한 시기에는 변화가 일어나기 힘들다. 가야할 길이 멀다. 이 시간이 우리 스스로 깊이 들여다보는 기회가 된다면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새 역사가 시작되리라 믿는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은 언텍은 접촉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며 디지털 컨텍을 통한 또 하나의 연결 방식(network)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대면 역시 분리가 아니라 관계의 다른 형식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모든 언택 활동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복잡하게 얽혀져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완전한 언택은 불가능하다. 온라인 예배를 보더라도 눈과 귀와 신체적 접촉이 필수이고 온라인의 네트워크는 궁극적으로 삶의 증진과 하나님 만드신 피조세계의 충만한 생명을 위해 존재한다. 고도기술사회에서 코비드(covid)19 훨씬 이전부터 인간은 기술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에서 살아간다. 접촉이 어려워지는 시대지만 실시간 접속과 대화가 가능하고 공간적으로도 어디서나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는 곳이라면 컨택할 수 있다.

코로나는 무고한 죽음의 행렬 앞에서 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피조세계와 과학기술, 그리고 물리적 환경에서 분리될 수 없는 관계적 존재임을 깨달았다. 생물학적 접촉도 기술적 접속도 모두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를 긴밀하게 연결시킨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변화하는 목회 현장을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창조신학적 세계이해와 확장된 구원론, 그리고 성속이원론에 대한 반성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코로나로 인간과 환경이 교회와 지역이 주일의 예배와 6일의 일상이, 그리고 신앙정체성과 공공선이 얼마나 깊은 관계가 있는지 성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영혼구원과 타락한 세상이라는 교리도 재해석해야 한다. 타락한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락한 인간이 보는 하나님의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세속적인 그러나 거룩한 몸과 세계는 동일하게 하나님의 도구이고 성령의 매체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목회 생태계 변화의 핵심 화두는 '언택 시대의 컨택의 의미'를 신학적으로 정립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세계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이 엄중한 목회 현실은 그 어떠한 순간이라도 하나님의 은총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세계 속의 현존임을 고백하며 부지런히 다양한 영적 접촉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제 목회는 기술과 인간의 친밀함과 관계성을 창조적으로 사유하고 기술사회를 하나님 은총의 공간으로 상상함으로 다양한 네트워크를 목양의 현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관계적 목회방식에 대한 목회자의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 목회자는 주저없이 온/오프라인의 확장된 관계성으로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생명구원의 사명을 위한 목회비전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2천년 전 유대시대에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를 전하실 때를 상상해보자. 들에 핀 백합화와 공중에 새가 없었다면, 바다와 풍랑과 같이 변화무쌍한 자연현상이 없었다면 예수의 기적이 가능했을까? 물을 담을 수 있는 양동이와 허리에 두르신 수건이 없이 제자의 발을 씻어줄 수 있었을까? 마지막 만찬의 식탁과 의자 그리고 빵과 포도주, 그 물질을 담는 그릇들은 예수님의 복음 선포에 필수적인 것들이다. 성육신하신 예수님의 신체와 자연환경과 수많은 물건들과 도구들을 제외된 채 하나님과 인간의 사랑의 접촉은 불가능하다. 인간 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구원의 역사는 말씀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 말씀은 그 언어가 지시하는 창조된 세계와 물리적 환경과의 관계 안에서 하나님 나라가 선포되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관계의 방식과 영적인 매체가 변화되고 있다. 이 변화를 부지런히 읽어내고 대안을 만들고 목회현장에 실행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개념적으로 나누는 언택과 컨택 그리고 성전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우열의 관계로 바라보는 자세를 시급하게 수정해야 한다. 우열의 관점으로 사유하는 한 우리는 지금 행하는 많은 언택의 신앙활동을 부차적이고 임시적인 것으로 규정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신뢰는 그 어떠한 순간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미치지 않는 생명이 없고 그 은총이 주어지지 않는 부차적인 공간도 없을 뿐 아니라 그 어떠한 역사의 기간도 임시적인 순간이 없다는 믿음이다. 코로나 상황을 긴급 상황으로만 규정하고 예배와 성도의 교제와 교육과 선교를 임시방편적으로 진행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목회적 사명을 유보하는 것이다. 그저 예전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며 예배와 성도의 교제를 최소화시킨다면 결과는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영적인 재난이 될 수 있다. 선도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목회 플랫폼을 만들어 3대 7 혹은 4대 6으로 온오프라인 목회전략을 재배치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온라인 구역, 온라인 성경공부, 온라인 교육, 등을 담당할 전담부서와 기술과 재정을 준비하고 흩어지는 양들을 하나님의 네트워크 속으로 과감하게 친절하게 안내해야 한다. 이제 포스트코로나 시대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에 대한 고백은 교회와 함께 온라인의 은총의 바다를 통하여서도 모든 관계를 연결하는 하나님 나라의 네트워크가 되고 온라인 풍랑도 하나님 선교의 유비쿼터스가 된다는 믿음이다. 즉 목회적 차원에서의 책임적 자세는 이러한 코로나의 변화 속에 혼란한 일상뿐 아니라 당황하는 많은 성도와 평신도들 그리고 젊은 차세대 그리스도인들을 목양적 차원에서 관계적 목회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잃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해야 한다. 최첨단 기술사회의 도전을 거부할 수도 없고 그저 두려워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기에 지금도 이 기술사회 속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부지런히 거침없이 신앙 가치를 가지고 뛰어들어야 한다.

코로나19는 위기지만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목회방식을 탈바꿈하는 변화의 기회이다. 더군다나 누구도 예측이 어려운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 가지 미래만을 계획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목회자들은 어떤 미래가 펼쳐지든지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깊은 신뢰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목회방식을 마련하고 내 양을 먹이라는 주님의 부탁을 충성스럽게 수행하며 잃은 양한 마리를 애타게 찾으시는 주님의 마음으로 이 영적인 위기를 변화로 이끌어야 한다.

김은혜 교수/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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