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작은교회가 펼치는 건강한 사역이야기
[ 우리교회 ]
작성 : 2020년 07월 16일(목) 10:00 가+가-
서울서노회 삼각교회
"교회 설립 75주년 기념사업으로 지하 친교실 공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주일 예배를 마친 교인들은 1층 복도 게시판에 게재된 '친교실 공사'에 관한 기본 계획안을 살펴본다. 제시된 방안은 모두 3가지. 교인들은 마음에 드는 번호에 찬성을 표기하거나 "식사 준비로 고생이 많은데 아예 부엌을 없앱시다" "소그룹 활동을 위한 공간을 만듭시다" 등의 의견을 메모해 둔다. 이렇게 모아진 의견은 '전교인 공청회'를 통해 다시 한번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현실적인 사역으로 발전된다. 서울서노회 삼각교회(임준형 목사 시무)는 교회의 크고 작은 사역들을 진행하기에 앞서 전교인 공청회를 열고 교인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사역에 반영한다. 교회의 세(勢)가 더해지고 수(數)가 많아지는 것보다는 교회 중심의 신앙으로 온 교우들이 하나 되어 '함께' 모이고 이를 통해 공동체의 확실성을 회복하고 싶기 때문이다.

삼각교회는 용산에 위치한 도심의 아담한 교회다. 75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교회는 주민과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성장했지만 도심개발과 상권의 위축, 도심공동화현상이 지속되면서 원주민들의 이주가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교회의 역할도 약해졌다. 임준형 목사는 "도심에 위치해 있어도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일부 대형교회는 교인들이 거주지를 옮겨도 2,3대가 한 교회에서 신앙의 대를 이어가지만 도심의 작은 교회는 이사와 함께 교회도 떠난다"면서 "코로나19 전까지도 새가족이 1년에 한 두명에 불과했고, 대부분 새가족들이 등록 하지 않고 출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임 목사 부임 당시만 해도 교회는 수차례 어려움을 겪었고 상처의 후유증도 커서 교인들에게는 안정감과 자긍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이를 위해 '모임에 힘쓰는 교회'를 지향했다. 구역을 또래 구역으로 재정비하고 지역 특성상 용산 외 지역에 흩어져 있는 교인들을 위해 주일 오후 예배를 한달에 한번으로 축소했다. 대신 나머지 3주는 구역 예배, 성경 공부, 선교 예배 및 부서별 회의로 진행하며 관계 활성화에 치중했다. 무엇보다 삼각교회 성경공부는 전교인의 '제자화'를 지향하며 전문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해 교역자 부인들이 '오후 교회학교'를 운영한다. 이 밖에도 전교인수련회를 통한 공동체훈련, 1년에 6번 진행되는 전세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 전교인 체육대회와 지역사회 살리는 바자회 등을 통해 세대를 아우르며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또 하나. '내 교회'이기에 교회의 크고 작은 사역에 교인들이 의견을 적극 제시하고 또 그 의견을 반영한다. 이번 친교실 공사도 마찬가지고 최근 건축한 교육관도 전교인 '공청회'를 거쳐 교인들의 '뜻'대로 진행됐다. 교인도 줄고 다음세대도 약해졌는데도 굳이 교육관을 건축한 것은 "다음세대를 일당백처럼 키우자"는 교인들의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서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청했고 교회는 수차례 논의를 했지만 비용이 상당했다"는 임 목사는 "그 비용으로 좋은 환경에서 다음세대를 제대로 양육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고 어르신들도 찬성했다"면서 "더 놀라운 것은 교육관 건축부터 교육관 내 모든 비품들은 성도들의 자발적인 헌금과 헌신으로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비록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사역이 중단되고 축소됐지만 도심 속에서 교회의 교회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해 온 교회는 그럼에도 이제는 더 이상 교회의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 교인들이 급감하기도 했고 이로 인한 헌금도 축소됐다. 교회 사역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지난 10년 간 서울시 통계를 보면 서울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용산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임 목사는 "중구와 종로구에 이어 용산구가 세 번째로 인구가 적다"면서 "교회의 미래를 위해 교회가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각교회는 2년 전부터 교회 내 '미래발전위원회'를 조직하고 교회 이전과 새건축 등에 관한 공청회를 열면서 교인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이미 이 지역의 집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2030세대들이 쉽게 거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임 목사는 "젊은 부부들이 없으니 지역 초등학교 학생이 200여 명이 불과하다"면서도 "최근 용산 내 청년 주택 공급이 확정되면서 교회부흥의 호재로 기대를 모으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청년전도가 쉽지만은 않다. 교회는 느리지만 합리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임 목사는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는 교회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도심 속 작은 교회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고민하자"는 제안을 전하기도 했다.

'매일 세가지 깨달음이 있는 교회'라는 뜻의 삼각교회는 날마다 '하나님은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나' 고민하고 깨달으며 새로워지는 교회, 기쁨이 되는 교회를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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