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튜브, 그리고 교회생활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20년 07월 06일(월) 03:32 가+가-
코로나19의 집단적 감염 사태로 온 나라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숨을 죽이면서 금년 전반부의 대부분을 긴장, 절제와 정체 속에서 보내 왔다. 전에 겪었던 사스(SARS)나 메르스(MERS) 때와는 그 위중함의 정도와 기간이 사뭇 다르고 과연 언제 종식이 될 수 있을지 전망도 되지 않는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얼마나 빨리 개발되느냐가 열쇠인 것 같다.

코로나 사태는 바로 경제의 침체로 직결되고 생산과 소비 양 면의 심각한 하강을 초래하였다, 모든 시민들의 생업과 취미와 예술적 탐미 활동은 물론이요 종교인들의 신앙생활의 모습까지 전에 없는 변모를 일으켰다. 각급 학교교육도 비정상을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 틈을 타고 유튜브라는 것이 우리 생활 안으로 스며들어 왔다. 내가 섬기고 있는 교회(기장 경동교회)가 지난 3월 첫 주일 이래, 예배당을 거의 폐쇄하고 유튜브를 통해서 실시간 중계되는 무 회중 예배 영상을 각자가 시청하면서 집에서 예배드리게 된 것이 주일 생활의 가장 큰 변화였다. 작정한 헌금은 교회 계좌로 간편하게 입금하고 있다.

두 달 반이 지나간 5월 제3주일부터 교회 문은 열렸으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고자, 앞뒤로는 한 줄을 비우고 좌우로는 두 세 칸을 비우는 방식으로 미리 표시해 둔 자리에만 착석하여야 할 뿐 아니라, 출석하려면 사전 전화 등록과 입당 전의 체온 측정을 요하며, 찬송 부를 때에도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한다. 자연히 출석 신도 수가 1/3 내지 1/4로 줄었지만, 우리 교회 예배가 매개가 되어 코로나 감염이 일어나는 일만은 없어야 하므로 조심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원인은 사람들이 밀집하여 재채기를 하거나 크게 외치거나 노래할 때 저마다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가래나 침의 방울들(비말)을 타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는 사실이 새롭게 알려진 데 있다. 그런데 만약 얼마 후 코로나 백신이 발명되고 과거의 독감처럼 간단한 예방접종만으로 감염이 방지된다면, 비말에 대한 공포나 기피가 사라질 터이니 모든 것을 예전 그대로 되돌려도 괜찮은 것일까?

무작정 그렇게 되돌려서는 안되는 측면이 있다. 좁은 공간에서 가까이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경우, 비록 눈에 보이지 않아도 수많은 침방울이 각자의 입에서 튀어 나와 상대방 쪽으로 날아가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교사의 교탁과 가까운 거리에 자리한 학생들은 수업시간마다 교사가 내뿜는 침방울의 안개비를 피할 수 없다. 오랜만에 친지 서 너 명이 만나 회식을 할 때 전골이나 찌개류를 즉석에서 조리하여 서로 덜어 먹으며 대화가 무르익어 가면, 소란해지면서 자연스레 각자의 침방울이 좌중에 무차별 난무하게 된다.

우리 개신교 교회의 예배 현장에서는 어떤가? 우리 장로교파의 교회들은 개혁 초기 스위스에서 발현할 때부터 조용하고 단아하며 경건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전통이었다는 말씀을, 오래전에 예장통합 교단의 존경하는 원로목사님께로부터 전해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온 회중이 경쟁적으로 고성을 연발하는 식의 통성기도라든지, 온 힘과 호흡을 다 해서 그다지 좋지 않은 성대를 혹사해 가며 크게만 부르는 회중 찬송, 그리고 인도자나 설교자의 인도에 따라 일정한 단어나 문구를 크게 외치는 것 등은, 어떨까? 비말의 다량 발생, 즉 불결과 비 위생으로 연결되기 쉬우므로, 개선하거나 지양하여야 하지 않을까?

이번의 코로나가 퇴치된다 할지라도, 제2, 제3의 코로나 사태를 막으려면 '청결만이 최선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박재윤 장로/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 원장·전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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