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감염병 위기, 변화의 기회로 삼자
작성 : 2020년 06월 16일(화) 13:51 가+가-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토론회 강연 3편(요약)

이번 대토론회에선 주제강연을 포함, 총 3차례의 강연이 진행됐다. 사진은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에 바란다'를 주제로 강연하는 김기태 교수.

주제강연 '코로나19 이후의 한국사회'
폭넓은 성찰 통한 새로운 공존, 교회가 함께 이뤄가야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떤 대안과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것일까. 다음의 네 가지 측면에서 그 과제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경제적 측면이다. 앞으로 위험의 뉴노멀이 경제의 뉴노멀에 주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과 이 인과과정을 통해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제적 변화에 대해서는 '위험의 경제학'의 정책대안을 준비하고 추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1) 경제 살리기와 소득 보전을 위한 확대 재정 추진, 2)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적극적 대응 모색, 3) 기업의 구조조정과 사회적 대타협 추진이 요구되고 있다.

두 번째는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적 측면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하자 국민국가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보루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했다. 이러한 정치적 변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1) 위험 관리에 대한 정부의 정책 역량 강화, 2) 점증하는 미·중 갈등을 대비한 현실주의적 외교 추진, 3) 선도국에 걸맞은 지구적·지역적 글로벌 거너번스에의 적극적 기여가 요구되고 있다.

세 번째는 사회문화적 측면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비대면 서비스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언택트사회를 열고 있다. 코로나19 광풍이 그치면 우리가 돌아갈 자리가 옛날의 자리가 아닌 '제3의 자리'일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해서는 1) 온라인에 소외돼 있는 세대와 계층에 대한 교육 강화, 2) 비규칙적 바이러스 폭풍에 대비한 공공의료 강화, 3) 고령세대 등 위험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의 적극적 보호가 요구되고 있다.

네 번째는 생태학과 문명사적 측면이다. 세계화를 거역할 수 없고 자연 파괴가 계속된다면, 우리 인류는 주기적인 바이러스 폭풍을 비켜갈 수 없다. 우리에게는 1) 의학을 위시한 과학 분야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투자, 2) 환경 보호에 대한 새로운 생태학적 계몽과 실천, 3) 무엇이 바람직한 삶인가에 대한 종교를 포함한 문명사적 성찰, 4) 개인과 공동체의 공존을 위한 종교를 포함한 사회 주요 조직들이 주도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켜보면서 무엇이 바람직한 삶인가 숙고해 왔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했던 텍스트는 사도 바울의 '고린도전서'이다. 그 가운데 한 구절이다.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우리의 생애 안에 성취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소망으로 구원받아야 한다. 진실하거나 아름답거나 선한 것은 어느 것도 역사의 즉각적인 문맥 속에서 완전하게 이해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받아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아무리 고결하다 해도 혼자서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으로 구원받아야 한다."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미국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저작에서 전한 말이다. 삶의 미완성성, 이해의 불완전성, 실존의 유한계성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명적 조건들이다. 이에 맞서서 사도 바울과 니버가 전하는 메시지는 소망과 믿음과 사랑을 통한 구원이다.

김호기 교수 / 연세대 사회학과



패널토의1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에 바란다'
'신앙 본질로 돌아가라'는 시대적 주문 읽어야


코로나19 사태는 한국 사회뿐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근본적인 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물리적으로는 교회 문이 닫히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면서 그동안 당연시해왔던 예배를 비롯한 신앙 생활의 여러 형식과 관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의 전환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들이 분출됐다. 일부는 불편하고 걱정스러워 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교회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기회가 되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동안 대다수 한국교회가 지향하고 추구해 왔던 교회의 부흥과 외형적 성장에 대한 재검토나 반성을 촉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물리적 거리 두기'를 통해서는 그동안 우리가 유지해 왔던 주변 사람들과의 거리가 얼마나 진정성있고 의미있는 거리였는지를 확인하는 계기도 되었다. 크고 웅장한 예배당으로 대표되는 대형 교회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거리도 다시 던져 주었다.

한국교회 교인들의 영적 신앙의 건전성과 건강성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일시적인 대면 예배의 중단으로 인한 교인들의 신앙적 느슨해짐이나 이탈 현상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는 진단으로부터 비롯되는 평가이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나 역할을 강조하는 공교회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목소리도 컸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특히 세계적 전염병 재난으로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든든한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했어야 했는데 미흡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물론 많은 교회들이 묵묵히 코로나19 사태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이웃 교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 그들의 회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기도 했지만 또 다시 이런 미증유의 재난이 닥친다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교회들이 힘을 모으는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여전히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고 위로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오히려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고 비난의 대상이 된 일부 교회와 단체들이 있었다. 이에 대한 한국교회 전체의 각성과 공동 대처 방안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숨어있던 신천지라는 이단집단의 속살이 그대로 세상에 드러난 데 대해서도 적절한 대응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물론 개교회 차원의 이단 차단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교회가 이단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는 다양한 변화와 개혁을 요구받고 있지만 결국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주문과 다름 아니다. 일시 닫혔다가 다시 열린 과거의 그 예배당으로 돌아가는 단순히 물리적인 회귀 차원이 아니라 그동안 잃어버렸던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논의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김기태 교수 / 호남대 신문방송학과·문화교회 장로



패널토의2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
'복음의 공공성과 차별성' 실천하는 교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우리는 '위험한' 위기사회로 진입했다. 위기사회는 무엇보다 '위기관리'를 우선으로 하며, '안전'을 기본 가치로 요청한다. 이는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가 전면적으로 위기관리 모드로 전환한 지금, 교회는 이런 시류에 역행하며 위험요소를 불러일으키는 반사회적 집단이라는 오해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우리는 신천지와 교회를 함께 논하는 것이 매우 불쾌하지만,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사이비와 정통 교회들과의 차별성은 교리가 아닌 반사회성에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교회는, '안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이제 교회 건축부터 예배, 교육, 선교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안전성'을 주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앞으로는 교회 내부 구성원들부터 안전이 보장되는 예배 시설과 교육 시설을 요구할 것이며, 영유아부와 청년들을 비롯한 전 연령층이 안전한 프로그램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사회는 교회가 공공시설로서 보건의료환경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요청할 것이다. 그러나 안전한 교회로의 요청은 사실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교회에 상당한 부담이다. 한 교회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안전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함께 짐을 나누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들의 시대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교회는 '안전'만을 추구하는 교회가 될 수 없다. 교회는 십자가와 십자가를 위한 여정을 걸어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좇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이다. 십자가도 위험하고, 예수님의 가르침도 위험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도 결코 세상의 안전함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었다.

이 세상 안에 속하여 사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세상에 속한 삶이 아니었다. 코로나 이후 교회는 분명 안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이 세상에 속한 공동체로서 위험 사회를 사는 시민들의 불안을 덜어 주어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책무를 다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의 시민들임을 기억하게 하는 곳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 땅의 가치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경을 통하여 제시하신 십자가 중심의 복음적 가치를 통해서 구현된다. 그렇다면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 안에서 살아가지만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닌 가치와 삶을 추구하게 해야 한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추구하는 이들이 꺼리고, 그런 욕망 위에 구축된 문화가 위험하게 여기는 곳이 교회이어야 한다. 안전하지만 위험한 교회는, 오로지 말씀 위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무엇보다 앞세우는 교인들, 복음의 공공성과 차별성을 삶으로 실천하는 교인들이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과정에서 오는 결과임을 기억하자. 코로나19 이후의 교회는 더욱 교회로서의 본질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임성빈 총장 / 장로회신학대학교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