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결의'의 법적 지위
[ 독자투고 ]
작성 : 2020년 06월 01일(월) 17:36 가+가-
지난해 제104회 교단 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회에서 수습안을 제출하였고, 총대들이 그 수습안을 받아들이기로 가결하였다. 총회에서는 동의(動議)와 재청(再請), 그리고 가부(可否)를 묻는 절차가 수없이 반복된다. 이런 절차를 통해 '총회 결의'가 이루어진다. 헌법 개정, 인선(人選), 사업 등에 관한 중요한 결정뿐만 아니라, 총회 순서를 정하는 것이나 총회 시간을 연장하는 것 같은 사소한 결정들도 다 '총회 결의'이다. 총회에서 가결된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 역시 '총회 결의'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단 헌법은 '총회 결의'에 어떤 법적인 지위를 부여하고 있나? 헌법시행규정 제1장 총칙 제3조(적용범위) 제2항은 다음과 같다. "적용순서는 총회 헌법, 헌법시행규정, 총회 규칙, 총회 결의, 노회 규칙(정관, 헌장, 규정 등 명칭을 불문한다.)과 산하기관의 정관, 당회 규칙(정관, 규정 등 명칭을 불문한다.) 등의 순이며, 상위 법규에 위배되면 무효이므로 개정하여야 하며, 동급 법규 중에서는 신법 우선의 원칙을 적용한다." 여기서 '총회 결의'의 법적인 지위를 확인할 수 있다. '총회 결의'는 '노회 규칙'이나 '당회 규칙'보다 상위법규이지만, '총회 규칙'보다는 하위 법규이다. 총회 헌법, 헌법시행규정, 총회 규칙이 모두 '총회 결의'의 '상위 법규'이다.

헌법 정치 제12장(총회) 제83조(총회의 의의)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최고 치리회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단 최고 치리회의 결의는 최상위 법규인가? 그렇지 않다. 앞서 언급한 대로 '총회 결의'보다 높은 '상위 법규'가 있다. 그리고 '총회 결의'는 상위 법규(총회 헌법, 헌법시행규정, 총회 규칙)에 위배되지 않아야 한다. 상위법규에 위배되는 하위법규는 무효이다. 특히 총회는 교단의 최고 치리회로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헌법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재판국의 판결을 집행함으로써 헌법을 위반한 개인이나 치리회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제104회 총회에서 가결한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 제1항은 총회 재판국의 재심 판결(재심 제102-29호)을 수용한다고 하였지만 사실상 그 재심 판결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수습안의 제3항은 총회 헌법 정치 제28조 6항 1호에 명백하게 위배된다. 특히 수습안의 제7항에는 더 큰 문제가 있다. 수습안 제7항은 "이 수습안은 법을 잠재하고 결정한 것이므로, … 일절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이다. 여기서 '법을 잠재하고'의 의미가 불분명한데, 문맥상 '헌법을 무시하고'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래 이 수습안을 만들기 위해서 그보다 먼저 헌법 정치 제28조 6항을 개정해야 했는데 그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헌법시행규정 제4장 부칙 제7조는 이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한다. "헌법이나 이 규정의 시행유보, 효력정지 등은 헌법과 이 규정에 명시된 절차에 의한 조문의 신설 없이는 총회의 결의나 법원의 판결, 명령으로도 할 수 없다."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의 법적 지위는 '총회 결의'임에도 불구하고 '총회 헌법' 보다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총회 헌법을 비롯한 상위법규들의 권위가 무너져 총회가 혼란에 빠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총회 산하 서울노회 등 12개 노회가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을 철회해 달라는 헌의를 하게 되었다.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은 '총회 결의'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총회 결의'로 이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헌법시행규정 제1장 총칙 제3조 (적용범위) 제2항은 "동급 법규 중에서는 신법 우선의 원칙을 적용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제105회기 총회에서 제104회기의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을 철회한다는 새로운 '총회 결의'가 이루어지면, '신법 우선의 원칙'을 따라 제104회기의 '총회 결의'인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은 효력을 잃는다. 다가오는 9월에 우리 교단 헌법 질서가 바로 잡히길 기대한다.

박용권 목사(봉원교회, 서울서노회 기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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