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역사회에서 소금과 빛의 존재
[ 5-6월특집 ]
작성 : 2020년 06월 02일(화) 11:00 가+가-
5. 코로나 이후의 교회
코로나와 싸운지 4달째다. 피로감이 쌓이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교회는 예산을 10~30% 줄이고 있다.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긴축재정을 한다. 각종 후원을 줄이고 있다. 심지어 구조 조정까지 이루어지는 교회도 있다. 코로나가 확산 되자 교회 대부분은 교회당에서 드리는 예배를 가정에서 드리는 예배로 변경했다. 최근 다시 교회당에서 드리는 예배를 시작했지만 출석 회복은 더디다. 아마도 코로나 상황이 계속 된다면 쉽게 회복이 되지 않을 것이다. 교회의 출석이 더딘 상황에서 안타깝게도 2차 확산이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퍼졌다. 백신 개발이 되지 않으면 3차, 4차, 5차 확산도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일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기독교에 가장 치명적인 것은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긴 것이다. 천주교와 불교가 공식적으로 미사와 예불을 중지했지만 개신교는 개교회의 판단에 맡겼다. 안타깝게도 소수 교회에서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한 것이다. 대다수 교회가 방역과 안적수칙에 협조하며 모범적으로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교회에서 생긴 코로나 확산의 영향으로 교회의 모범적인 협력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 코로나 상황에서 교회는 공유, 공감, 소통의 이미지가 아니라 먹통, 불통의 이미지가 생겨 버렸다.

문제는 코로나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죄성 있는 인류가 탐욕을 멈추지 않으면 앞으로 도처에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그에 따라서 사막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돈벌이를 위하여 엄청난 속도로 나무를 계속 베어 내면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난다. 비닐과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의 사용 증가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고 그 결과 동물, 식물, 어류까지 고통 받아 신음하고 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증가하면서 건강의 위협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구촌 곳곳이 지뢰밭이요 시한폭탄과 같은 모양새다. 그러면 코로나와 각종 재난이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되는 상황에서 교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 교회는 기복주의와 번영신학 중심의 메시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만 복 받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섬기는 복의 통로가 되는 것에 집중할 때다. 강단에서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명령을 순종하며 섬김으로 다스리는 청지기적 삶을 강조해야 한다. 둘째, 각자도생하며 자기 교회만 중시하는 개 교회주의에서 벗어나 연합하고 연대하는 공동체성을 계속 강화해 갈 필요가 있다. 셋째, 구원받는 신앙에서 더 나아가 구원 이후의 삶을 강조하면서 신앙과 교회의 사유화가 아닌 공공성을 강조해 가야 한다. 넷째, 교회는 내부자의 시선과 관점에서 사고하는 우물 안 개구리식의 사고가 아니라 외부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회복해야 세상과 공유, 공감,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끼리만 좋으면 사교화 된다. 다섯째, 교회는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섬김으로 축복의 통로로 세워져야 한다. 교회 중심의 봉사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 동참하고 동행하며 소금과 빛으로 섬김을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성에 기초해서 코로나 상황에서 필자가 시무하는 산본교회는 1달 동안 새로운 시도를 했다. 교회를 위한 헌금이 아닌 세상을 품고 섬기기 위한 헌금을 해보았다. 지역교회를 위해서 손세정제를 600여 개 준비해 자립대상교회로 보냈다. 십시일반 헌금을 해서 성도님들이 5만원 헌금을 하고 미자립교회를 지정해 주면 교회에서 5만원을 보태서 10만원을 보내 드리는 것을 125개 교회에 진행했다. 섬김 헌금을 해서 소속된 노회의 미자립교회 중 사양한 교회를 제외한 모든 교회에 20만원씩 후원을 하고 시찰교회는 30만원을 후원했다. 같은 군포지역의 타교단 교회 자립대상교회 30개 교회에 20만원씩 월세 지원을 했다. 그리고 교회 내부의 어려운 가정에 후원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지정하면 교회에서 1+1방식으로 더하여 섬기는 플로잉 헌금을 진행했다. 지역사회를 위해서 미자립교회, 선교사 캠퍼스 선교단체 간사 100분에게 지역사회의 회사인 한신제화와 손잡고 구두를 선물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수제 마스크 만들기에 시민들과 함께 동참하여 가장 많은 자원봉사자로 활동을 했다. 코로나 퇴치를 위하여 헌신하는 의료진을 위하여 간식비, 해외에서 온 14일 자가 격리를 하는 이들을 위한 간식비 후원을 진행 중이다. 지역사회를 위하여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걸고 교회 주변을 전부 철쭉꽃으로 장식하여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을 멈춤 없이 고민하며 실행하고 있다. 코로나가 가져 온 변화다.

코로나 이후의 목회는 더 본질적이고 급진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교회가 지역사회의 소금과 빛으로 존재하지 않으면 밖에 버려져 밟힐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스스로를 녹여 맛을 낼 때 영광스러운 축복의 통로로 쓰임 받을 것이다. 세상 속에서 녹아지고 맛을 내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이자 교회의 존재방식이다. 확신컨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존재하고자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치고 예수님을 따르는 교회는 결코 불이 꺼지지 않는 교회가 될 것이다.

이상갑 목사/산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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