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 한국교회 길을 묻다
[ 기고 ]
작성 : 2020년 05월 11일(월) 18:46 가+가-
강제적으로 주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와 공적 활동의 중지는 멈추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하였다. 한 원로목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배와 기도회를 중단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교회모임의 축소는 신앙의 축소가 아니며 성전예배의 중지는 예배의 중지도 유사예배도 아니다. 텅 빈 성전에서 말씀을 선포하신 목회자들과 가정에서 성도들은 동일하게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렸다. 한국교회는 참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하였지만 멈추어진 세계에서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고 전망한다. 교회는 이제 익숙한 믿음생활과 오래된 신앙의 관습을 내려놓고 주님께 길을 물어야 한다. 신앙의 길은 늘 분명하거나 확정된 길이 아니고 예측할 수 없는 신비의 열려진 길이다. 요 14:6에 주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셨다. "주여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습니까?" 이 도마의 질문은 코로나 이후를 살아가야 할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필요한 고백이다. 길을 묻는 제자. 도마의 물음으로 우리는 예수님의 위대한 대답을 듣게 되었다. 만약 주의 길에 관하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제까지의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이키지 않거나 제자들처럼 전통과 관습을 고수하려 한다면 주님을 따르지 못할 것이다

코로나 이후 우리는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미증유의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드려온 온라인 예배를 주님께서 가벼이 여기셨다고 상상할 수 없고 위험을 무릅쓰고 지역의 비난을 감수하며 예배당에서 드린 예배를 하나님께서 더 귀하게 받으셨다고 생각할 수도 없다. 하나님의 은총을 인간의 생각으로 구분하는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살리는 예수님의 복음을 온 세상에 어떻게 전할지 예배당 예배 중지라는 미지의 길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결단해야 했던 교회지도자들과 목회자들의 아픔과 눈물의 과정에 대한 성찰과 새 길에 대한 희망이 필요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를 뒤덮는 죽음의 현실에서 예배가 당신의 사랑하는 백성들의 생명에 위협되는 이 어처구니없는 시대에 우리는 지금이야 말로 다른 길을 묻지 말고 진리의 길, 생명의 길을 주님께 물어야 한다. 멈추어진 시간동안 성장과 교권에 안주하고 그곳에 길이 있다고 생각한 교회가 다시 하나님께 새 길을 물어야 하는 시간을 맞이했다.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신앙의 길이 얼마나 자주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의 유익을 쫓았는지 얼마나 자주 배타적 교리와 정치적 이념을 복음으로 포장하고 공동체를 분열로 이끌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진리를 소유한 듯 확신에 찬 확성기의 말속에는 이미 길을 묻는 겸손함도 주님 걸어가신 사랑의 고난도 생명의 신비도 발견할 수 없다. 우리는 제자로서 도마의 길을 걸어야지 길이신 주님을 대신하려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길은 멀리 있거나 깊은 산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마 앞에 계신 우리 앞서서 걸어가신 예수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 길은 그저 묵상하는 대상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걸어야 하는 길이다.

코로나가 2주만에 세계를 멈추게 했다. 멈추어진 그 시간을 통해서 비로소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이단이 교회 안까지 얼마나 깊숙이 침투했고 얼마나 많은 성도가 그 영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지 충격적인 현실을 목도했다. 의심도 없고 회의하지 않고 그저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신앙의 자세가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영적인 바이러스를 확산을 가져왔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 땅의 청년들이 이단의 교리에 미혹되었는지 애끓는 심정으로 반성해야 한다. 도마처럼 질문하는 믿음을 격려하지 못하고 회의하는 신앙을 가르쳐주지 못한 한국교회가 얼마나 많은 성도들을 이단에 빠지게 했는지 가슴치는 회개가 있어야한다. 이제 가나안 성도들과 이단에 빠졌던 길 잃은 양들을 교회는 어떻게 품고 소통하는 교회로 다시 설 수 있을까? 멈추어진 시간 동안 한국교회는 교회 안의 신앙을 반성하고 세계의 전 영역이 하나님의 은총의 땅임을 보게 하셨다. 한 시간 주일학교에 자녀의 신앙을 맡겼던 부모들이 강제적이라도 가정예배를 통해 경쟁과 성공의 가치에 내몰렸던 아이들을 주의 교훈으로 양육하고 가정의 의미를 깨닫는 기회도 주셨다. 주일 한 시간 예배에만 신앙을 의존했던 타율적 신앙을 반성하고 성전 밖에서도 홀로 하나님을 만나고 자신의 영성을 훈련하는 시간을 경험하게 했다. 그저 형식적으로 교회 마당을 밟은 신자와 진심으로 믿음의 교제를 나누었던 성도들과의 구별을 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는 그간에 가나안 성도 증가와는 또 다른 성도의 이탈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가 걸어가야 하는 새 길은 더 깊은 영적인 준비와 성숙한 신앙을 요구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야유 속에서 항변하지 않고 고스란히 고통을 온몸에 받으셨던 예수님처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 새길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 이렇게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는 주님의 길 위에서 참된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길이 막힐지라도, 그리스도인들에게 진리의 좁은 길은 항상 열려 있다.



김은혜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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