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목회의 길 준비해야 할 때
[ 5-6월특집 ]
작성 : 2020년 05월 14일(목) 00:00 가+가-
2. 코로나 사태 후 교회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목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의 전반에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엄청난 파장을 미쳤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로 대변되는 활동 자제는 여행, 기업 활동, 경제 문제, 정치,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사회와 환경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지금 비일상이라고 말하는 현재의 상황이 일상이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즉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구분되는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지만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현실'은 분명해 보인다. 교회도 예외 없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목회환경을 맞이하게 되었다. 교인들이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드린 온라인 영상예배와 비대면 목회현장의 출현이다.

우리가 목회자로서 몸을 담고 있는 교회의 목회는 '코로나19 이후'(Post Corona) 어떤 환경을 맞이할까? 참고할 만한 예전의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다가올 상황에 대처하는 길밖에 없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의 사례가 있지만 지금과는 시대적인 환경도 달랐고, 경제의 규모도 달랐고, SNS같은 온라인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국가 간의 관계도 달랐던 시대였다. 교회의 제도, 교인 수, 목회의 콘텐츠 등이 달랐던 시대였다. 그래서 우리는 참고자료 없이 새로운 매뉴얼을 만드는 마음으로 코로나 시대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예측이기 때문에 방향이 틀릴 수도 있고, 뜻밖에 정확하게 길을 찾아서 가는 교회나 목회자도 있을 수 있겠다.

코로나19 이후의 목회에서 제일 먼저 대두되는 문제는 '교회 중심의 집회' 그리고 '목회자 중심'의 기존 목회 패러다임의 축소내지는 변경이 일어날 것이다. 각 언론에 보도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한국기독언론포럼이 기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주일성수(예배출석)에 대한 생각의 변화 유무'를 묻는 질문에 교회에 출석하던 교인의 22.9%가 '주일에 꼭 교회에 출석하여 예배를 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무려 5분의 1 이상의 교인이 예배의 방식에 대한 변화에 적응을 했다는 통계이다. 아직은 코로나19 전염병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고 종식 선언 이후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교회와 목회자는 예배 방식에 대한 다양한 준비, 기존의 목회환경에 대한 재점검 등이 필요로 대두될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교회 제도의 확대, 교회 교인들의 영적 영향력의 확산보다는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예상된다. 교회가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선교방식, 대외활동, 교회 내의 성경공부와 교제 등이 위축되거나 축소되는 현상을 맞게 될 것이다. 한 예로 필자의 교회에서는 금년 사순절과 부활절 기간 동안 매해 해오던 특별새벽기도회 등을 생략하고 영상으로 제작하여 내보냈다. 매일 새벽 업로드 되는 영상을 보고 참여한 교인은 평소 새벽기도회에 출석하는 교인의 적게는 3배, 많게는 4배 이상의 교인들이 시청을 했다. 그리고 그 반응으로 코로나가 종식되고 일상으로 돌아오더라도 새벽기도회 영상을 계속 제작해서 올려달라는 요청이 많아졌다. 매일 제작을 해야 하는 목회자와 영상담당 직원은 매우 힘든 작업이지만 교인들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교구와 구역의 관리 방법도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예배를 비롯한 교회 내의 모임만이 아니라 한국 교회의 뿌리 깊은 전통인 '심방'이 사라졌다. 대심방을 비롯해 병문안 심방, 경조사 심방, 특별 요청 심방 등이 중단되고, 대신에 전화와 단톡방을 비롯한 사회관계망(SNS)을 이용한 교인 관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목회자와 대면하지 않고도 심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에 실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구와 구역 재편을 통해 온라인 교구와 구역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다만 이런 기능들이 교회의 위축과 폐지, 또는 목회자 수의 축소가 현실화 할 염려도 분명히 있다.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자립대상교회와 농어촌교회들이 존폐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고, 첨단장비와 그것을 다룰 인력을 갖지 못한 교회들도 위기를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집고 넘어갈 문제는 교회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개별적인 대응을 해야 하는가, 라는 것이다. 소수의 교인만 있는 작은 교회들, 또는 지역적으로 농어촌에 위치한 교회들까지 이런 장비들을 갖추기 위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지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노회와 시찰, 또는 총회 차원의 대응을 통해서 공동으로 이런 시스템을 구축할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아야 한다. 만약에 제2, 제3의 코로나나 다른 전염병, 또는 자연재해 등이 왔을 때를 대비해 준비를 갖추어 놓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런 대응의 준비를 통해, 또는 목회자를 대면하지 않고도 교인을 관리하는 기존의 교회 시스템이 아닌 다른 방식이 출현함으로서 목회자가 더 많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생겨서 교회마다 목회자 수급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세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목회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 그러나 교회의 역사에서 사회적인 재난을 통한 교회의 위기는 늘 있었다. 종교개혁자들의 시대에는 유럽을 덮었던 흑사병이 있어 개혁자들마다 이에 대한 신학과 목회적인 응답을 했다. 제1차·2차 세계대전, 스페인 독감, 지역적인 전쟁과 전염병 등이 있었지만 교회는 그때마다 현명한 대응으로 이겨왔다. 금년의 코로나19도 전통적 방식, 또는 새롭게 형성되는 방향 등을 통해 목회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교회의 거룩성, 공공성, 공간의 소중함, 예배의 가치 회복은 분명히 회복되리라는 믿음이 있다. 다만 예전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교회와 공동체에게.

박재필 목사/청북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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