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교육목회
[ 주간논단 ]
작성 : 2020년 05월 13일(수) 10:00 가+가-
모든 사물이 연결되고 지능화된 환경일수록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해체되고, 인간의 활동과 기술적 활동의 앙상블이 자연스러워진다. 또한 생산주체의 집중화와 분권화의 경계는 점점 느슨해지고,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는 모호해지며,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해체된다. 정부와 국민은 코로나19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초(超)시대의 경계해체 문화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해 왔다. 그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되고 있으나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가야 할 교육목회의 방향은 팬데믹과 초시대가 던져준 질문이 뒤엉키면서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우선 코로나 이후 교회의 '케리그마'는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더라도 결코 스스로 내일을 열어갈 수 없는 존재이며, 창조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멈추어야 할 순간이 있음을 선포하는 사역이 될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도록 일깨워야 한다.

코로나 이후 교회의 '레이투르기아'는 주일과 주중, 회중의 예배와 개인의 기도생활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일상의 영성훈련을 위해 예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올라인(all)의 형태가 될 수 있는데, 예전성과 기술성의 조화(fittingness)를 추구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한 코로나 시대의 온라인 예배와는 달리, 회중 간의 사회적 거리를 좁혀 온라인에서도 신앙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예배환경을 설계해야 한다. 가상합창단(virtual choir)이 하나의 시도가 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교회의 '코이노니아'는 가족을 중심으로 '개인의 세계'에 갇힌 성도들을 친밀한 언어로 가득 찬 대화의 장으로 초대하는 사역일 필요가 있다. 필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음세대(약 4700명)의 신앙형성에 '친구'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부모(약 1500명) 또한 자녀의 신앙교육에 필요한 지혜를 교회 내에서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단순히 성도간의 교제에 소홀한 현상으로 치부해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신앙공동체 안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는 데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제도적 교회 밖의 가나안 성도와 잠재적 그리스도인들은 플랫폼 점유율이 높은 유사종교나 사이비종교의 미혹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코이노니아는 멀지 않은 미래에 신앙공동체의 일원이 될 이들을 환대하기 위해 '교회 밖 교회'를 열고 가꾸는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이후 교회의 '디다케'는 '가르칠 내용'만이 아니라, '배움이 일어날 환경'을 동시에 고려하여 설계하는 사역이어야 한다. 또한 개 교회 차원의 콘텐츠 개발을 넘어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는 일에 연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였으며, 현재 확장된 형태의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는 중이다. 관련 내용은 다음 글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코로나 이후 교회의 '디아코니아'는 선교적 교회로서 목회행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형태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교회가 이행한 '생활방역 기본수칙' 관련 데이터를 홈페이지에 공지하여 지역주민들의 불안을 해소시킨다면, 소극적인 의미의 디아코니아가 될 수 있다.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디아코니아는 디지털 격차에 대한 민감성을 일깨우고, 노년세대를 포함한 신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문화를 향유할 역량을 개발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되고 원격 의료서비스가 도입될 상황에서 노년세대의 낮은 디지털 리터러시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아코니아는 교회 안의 공공성을 추구하고, 교회 밖의 공공성을 촉구하는 섬김의 사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


김효숙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교육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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