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교회에서 위험한 교회로?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20년 04월 20일(월) 00:00 가+가-
코로나 19 이후의 교회과제
왜 박쥐에 서식하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됐을까? 박쥐가 인간을 찾아온 것도 아니고 바이러스가 박쥐를 선동한 것도 아니다. 인간이 박쥐에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인간과 동물 간에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의 책임을 박쥐에게 돌릴 수 없다. 하나님께 허락받은 것 이상을 욕망하는 인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가 자연을 돌보는 청지기 직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며, 무분별하게 자연을 이용하고 탐욕스럽게 피조세계의 질서를 파괴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인간의 욕망이 필요를 압도하자 자연과의 관계가 뒤틀리며 재난이 일어났고, 재난은 다시 사회 전체를 뒤틀었다. 이런 총체적인 뒤틀림은 결국 인간을 혼란과 불안감이 팽배한 위기사회로 내몰았다. 우리는 지금 위험한 위기 사회로 진입했다. 위기사회는 무엇보다 '위기관리'를 우선으로 하며, '안전'을 기본 가치로 요청한다. 이는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가 전면적으로 위기관리모드로 전환한 지금, 교회는 이런 시류에 역행하며 위험한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반사회적 집단이라는 오해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우리는 신천지와 교회를 함께 논하는 것이 매우 불쾌하지만,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사이비와 정통 교회들과의 차별성은 교리가 아닌 반사회성에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후에 교회는, '안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이제 교회 건축부터 예배, 교육, 선교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안전성'을 주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앞으로는 교회 내부 구성원들부터 안전이 보장되는 예배 시설과 교육시설을 요구할 것이며, 영유아부와 청년들을 비롯한 전 연령층이 안전한 프로그램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사회는 교회가 공공시설로서 보건의료환경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요청할 것이다. 그러나 안전한 교회로의 요청은 사실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교회에 상당한 부담이다. 한 교회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안전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함께 짐을 나누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들의 시대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교회는 '안전'만을 추구하는 교회가 될 수 없다. 교회는 십자가와 십자가를 위한 여정을 걸어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좇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이다. 십자가도 위험하고, 예수님의 가르침도 위험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도 결코 세상의 안전함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었다. 이 세상 안에 속하여 사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세상에 속한 삶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안전한 교회가 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위험한 교회가 되어야 하는가?

코로나 이후 교회는 분명 안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이 세상에 속한 공동체로서 위험 사회를 사는 시민들의 불안을 덜어 주어야 한다. 교회도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책무를 다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의 시민들임을 기억하게 하는 곳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 땅의 가치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경을 통하여 제시하신 십자가 중심의 복음적 가치를 통해서 구현된다. 그렇다면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 안에서 살아가지만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닌 가치와 삶을 추구하게 해야 한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추구하는 이들이 꺼려하고, 그런 욕망 위에 구축된 문화가 위험하게 여기는 곳이 교회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안전한 곳이어야 하며 동시에 세상의 안전함을 넘어서 위험한 교회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 19 이후, 안전한 교회와 복음적인 삶, 즉 세상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한 신앙의 여정을 감당할 수 있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우리 신앙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더욱 신앙인다운 신앙인이 되어야 함을 기억하자. 안전하지만 위험한 교회는, 오로지 말씀 위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무엇보다 앞세우는 교인들, 복음의 공공성과 차별성을 삶으로 실천하는 교인들이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과정에서 오는 결과임을 기억하자!

임성빈 총장/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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