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천사같은 남편을 잃었습니다"
[ 부활절 기획 ]
작성 : 2020년 04월 03일(금) 16:27 가+가-
코로나로 남편 잃은 대구 권사

남편 조재현 집사와 함께 한 서복경 권사. 서 권사는 지난 사진첩을 꺼내어 남편과의 추억을 되새긴다고 했다.

"대구시민이라는 이유만으로 타지역에서 배척받고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도 못한 채 하늘나라로 보낸 것 같아 아직도 미안하고 안타깝습니다."

서복경 권사(충성교회)는 지난 3월 9일 평생을 함께 한 남편 조재현 집사와 준비 없는 이별을 해야 했다. 대구를 삼켜버린 코로나19가 남편의 목숨까지 앗아갔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사로, 교장으로 또 장학사로 근무하다 은퇴한 남편은 퇴직 후 파킨스 병이 발발해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20여 년을 투병했다. 코로나19가 대구에 급습하면서 빠르게 확산될 때 남편은 폐렴진단을 받았다. 하루 빨리 치료가 필요했는데도 대구시민이라는 이유 때문에 치료를 거부당했다.

서복경 권사는 "당시 병원은 코로나 환자가 급증했고, 무조건 검사를 받아야했기 때문에 입원과 치료가 계속 지연되는 상태였다"면서 "서울의 종합병원으로 이송하려고 했지만 대구에서 오는 폐렴환자는 받을 수 없다고 또 한번 거절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몇 번의 시도 끝에 영남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시작했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남편은 두 눈에 눈물을 주주룩 흘린 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였다.

"아직도 생각하면 화가 난다"는 서 권사는 "자식들이 있는 서울 지역의 장례식장을 알아봤지만 대구 사망환자는 받을 수 없다고 거부당했다"면서 "결국 남편의 장례도 생략하고 목사인 동생의 집례로 가족예배를 드렸다"고 말했다.

대구는 부부의 고향이다. 대구의 같은 초등학교에서 운명처럼 만나 결혼했고, 세 남매를 함께 키워냈다. "대구는 우리 부부의 고향이고 삶의 터전인데 어떻게 이런 취급을 받게 됐는지 모르겠다"는 서 권사는 "남편은 훌륭한 인품으로 칭송 받았던 사람인데 … 남편 가는 길이 너무 외로울 것 같아 …"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조재현 집사의 화장한 유골은 이름모를 큰 소나무 아래에 묻혔다. 삼오제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간 자녀들도 직장에 출근 안하고 2주 동안 스스로 자가격리했다.

서복경 권사는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요즘은 말씀 듣고 기도하며 잘 버텨내고 있다"면서 "가장 힘들 때 목사님과 교우들의 관심과 배려에 정말 큰 위로를 받았다"고 감사를 전했다. 대구 충성교회(최영태 목사)에 출석하는 서 권사는 "남편이 병원에 입원해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에도 교구 목사님께서 직접 오셔서 각종 영양음료와 생필품을 전해주고 가셨다"면서 "천사같은 남편이 떠나면서 좋은 분들을 보내주신 것 같다"고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조재현 집사는 고집센아이컴퍼니 조윤진 대표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조윤진 대표는 가족 창작뮤지컬 '가방 들어주는 아이', 낭독뮤지컬 'SCHOOL OF WAR' 등을 기획했다.
최은숙 기자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