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배 회복, 개학 즈음인 종려주일부터" 중론
작성 : 2020년 03월 23일(월) 09:28 가+가-
코로나19 대책 총괄본부 주최한 대화모임서 나와
온라인 소통구조의 양극화, 정보격차 등에 대한 총회적 지원 필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일 공예배가 온라인 혹은 가정예배로 드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학교가 개학하는 4월 6일 즈음인 종려주일(5일)부터는 주일 공예배가 회복돼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표출되고 있다. 물론 예배당 안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는 것을 전제하고서다.

지난 22일 코로나19 치유와 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마치고 이어진 대화모임에서는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교회들의 상황과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주일 공예배의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개학일 즈음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또한 이번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소통구조의 양극화, 정보격차 등이 교단 안에서도 드러남에 따라 총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며, 모이는 교회에 대한 신학적 지원을 총회가 마련해줄 것도 요청됐다.

(가칭)코로나19 대책 총괄본부(본부장:신정호) 주최로 열린 이날 기도회와 대화모임에는 총회 임원과 증경총회장, 신학대학교 총장, 수도권 목회자 및 총회 총무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의 참석자 대부분은 주일 공예배의 회복이 종려주일부터는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종려주일과 고난주간, 부활주일 등에 대한 총회의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집단감염 위험이 큰 종교시설 등에 대해 향후 15일간 운영 중단을 강력히 권고하고 나온 터라 4월 5일 종려주일부터 성전예배의 회복을 준비하던 교회들은 고민스러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곽재욱 목사(동막교회)는 "코로나 사태가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고 있다"면서 "곧 다가오는 종려주일과 부활주일에 대한 확고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성은 목사(창동염광교회)도 "교회력에 있어 중요한 교회절기를 앞두고 있는데, 총회가 지침을 내려주면 개교회 입장에서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흩어져있는 교회에 익숙해져 있는 이들에게 왜 굳이 모여야 하냐는 물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러한 물음에 총회와 신학교가 신학적, 목회적 답을 해줘야 현장의 목회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순창 목사(연신교회)도 "코로나 이후 대책도 중요하지만 당장 눈앞에 있는 종려주일과 부활주일을 교회들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지침이 좀더 구체적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정진회 목사(아드폰테스 총무)는 "공예배 회복에 있어 교회의 혼선을 막을 구체적인 지침을 줬으면 좋겠다"며, "총회가 부담스럽겠지만 '할 수 있다' 보다는 '이렇게 하기로 한다'로 구체적으로 명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지금의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토요일을 이용해 여러 번 분산해서 예배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창동염광교회는 노년층이 무증상 젊은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릴 경우 전염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을 우려해 노년층 교인들을 위한 예배를 토요일에 개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예배 후 좁은 통로에서 부딪히는 일을 줄이기 위해 예배 간격을 30분에서 1시간으로 늘릴 예정이다. 서문교회는 사회적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선 예배당에서 드리는 인원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예배의 횟수를 늘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기도 전했다.

황성은 목사는 "예배를 함께 드릴 때 가장 안전에 있어 문제가 되는 층은 노년층이다. 무증상인 젊은이들과 섞였다가 전염이 되어 노인이 코로나에 걸려 돌아가시게 된다면 교회는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만약 예배가 열리게 되면 노인들은 무조건 오신다. 노인들의 안전을 위해 이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노인들만을 위한 예배를 토요일 오전에 드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손달익 목사(서문교회·증경총회장)는 "교회 내부적으로는 조심스럽지만 다음주부터 예배 횟수를 3번에서 5번으로 늘려 항존직 중심으로 30~40명 씩 제한해 드릴 예정"이라며, "교회 내부의 요청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종려주일부터는 꼭 오시고 싶어하는 성도들의 예배당 출입을 허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림형석 목사(평촌교회·증경총회장)는 "출입이 금지된 교회 마당에서 교인 몇 가정이 예배를 드리고 가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 주엔 마당에서라도 예배드리길 원하는 분들을 위해 (영상이 나오는) 탑차를 준비해 각자 차에 앉아서 예배드리도록 했다"면서, "부활절을 앞두고 지금은 출구전략을 세울 때"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온라인 소통구조가 되고 있는 교회와 그렇지 않은 교회의 양극화 현상도 드러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류영모 목사(한소망교회)는 "준비된 교회는 구역장 라인을 통해 영상으로 소통하는 등 큰 어려움이 없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교회들은 당황하고 있다. 영상으로 구역예배를 어떻게 드릴 수 있는지, 봉헌은 어떻게 할 수 있는 지 등을 총회가 노회 지도자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이미 실천하고 있는 교회들의 노하우를 잘 모아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황성은 목사도 "큰 교회와 작은 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목회자 중에서 IT에 열려있는 분이냐 아니냐에 따라 이 사태를 대처하는 것이 다르다"며, "작은교회라도 젊은 목사들은 유튜브 채널을 열고 알아서 헤쳐나가는데, 이런 것에 열려있지 않은 분들은 어려워하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이런 부분에 대한 총회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하는 담론 형성과 관련해 임성빈 총장(장신대)은 "교회밖의 전문가들은 지금의 사태를 문명사적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면서 "도산위기에 처한 자영업자, 직장을 잃은 청년층, 노후 대책을 잃은 고령화층 등의 경제난민을 비롯해 신천지서 나온 난민 등을 교회가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되는가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이어 "자립대상교회와 공생을 위한 시스템 구축, 정보 격차의 극복, 교회 물적 자원 감소에 따른 사역의 전환 등이 코로나 이후 교회가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수진 기자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