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고개를 숙여야 한다
[ 목양칼럼 ]
작성 : 2020년 03월 26일(목) 00:00 가+가-
'호모 데우스'는 2017년에 출판된 히브리대학의 유발 하라리 교수의 책이다. 전작인 '호모 사피엔스'로 전 세계적인 독자층을 갖게 된 그는 눈부신 과학의 발전과 함께 '사람'이 '사람의 자리'가 아닌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는(욕심내는 정도가 아닌)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을 예견한다. 마치 창세기 3장에 기록된 '타락의 역사'를 보는 듯하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이 스스로 '불사(不死)의 존재가 될 것이다' 이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이 세운 아성이 오래전 하늘에 닿을 듯했던 바벨탑처럼 높이, 더 높이 쌓아져 가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 두려워하는 것도, 눈치 보는 것도, 신경 쓰는 것도 없이 사는 것 같다. 오로지 '나'만 아는 인생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런데 이제는 '하나님'에 대한 생각조차 바닥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기고만장했던 세상이 최근에 '코로나19'에 의해 여기저기서 산산조각이 나고 있다. 하나님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래서 하나님은 없다고, 죽었다고, 함부로 말하며 고개를 뻣뻣하게 세우던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두려워 떨고 있다. 예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마스크가 금값이 됐고,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과도 만남이 단절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이러한 때, 창세기 4장 26절 말씀을 붙잡게 된다.

"셋도 아들을 낳고 그의 이름을 에노스라 하였으며 그 때에 사람들이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

여기서 주목할 이름은 아담의 손자인 '에노스'이다. 그의 시대에 사람들이 비로소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고 했다. 하나님을 찾고, 또 찾았다는 것이다. 왜인가? '에노스'라는 이름에 단서가 있다. 그의 이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뜻이다. 여기에 그 시대 사람들이 왜 하나님을, 그것도 비로소 찾게 됐는지 그 이유가 들어있다. 그들 모두가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걸 알고 나니 하나님을, 절대자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호모 데우스'를 운운하면서도 바이러스 앞에서 꼼짝 못하는 지금이 새로운 '에노스의 시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과학의 힘을 빌려 오래 살 순 있겠지만, 므두셀라가 969세를 살았지만, 그것은 '장수'이지 '영생'은 아니다. '영생'은 오직 하나님만이 주신다. 우리도, 세상도 이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하나님을 찾는 것, 그것만이 우리의 본분이다.

김진철 목사/마중물예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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