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끝났다고 하시기 전까지는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20년 02월 24일(월) 00:00 가+가-
교회 나온 지 2년 정도된 50대 중년의 성도가 있었다. 그를 교회로 이끌기 위해 목회자들과 그 부인이 오랫동안 기도하고 노력한 열매였다. 매주일 아침 7시 예배에 꼭꼭 참석하는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마치 땅에서 막 솟아오르는 새싹을 보는 듯해서 내 마음은 흐뭇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갑자기 교회에서 안보이기 시작했다. 그 부인 권사님의 말인즉, 며칠전 우연히 TV 뉴스를 보다가 광화문 태극기 집회를 유창한 설교로 이끌던 한 유명한 부흥 목사님의 영상을 본 후로, 이제부터 교회를 안나가겠다고 선포했단다. "목사가 저렇게 정치선동을 해도 되는 거냐?"고 화를 내면서 그 후부터 그는 교회에 발을 끊었다.

지금 온 나라가 혼란이다. 청년들은 취업난으로 희망을 잃었고, 장년들은 노후가 막막하다. 밖으로는 북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고, 사드 배치로 얼어붙었던 중국과의 관계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더니, 이제는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어 우리나라 수출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온 국민이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태극기 부대와 서초동 부대로 둘로 쫙 갈라져 서로 돌을 던지더니, 엎친데 덮친격으로 신종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자영업자들의 경제가 마비되고 있고, 교회는 예배출석마저 줄어들고 있다. 사람들은 어둡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어디를 봐도 의지할 곳이 없다. 목사인 내 눈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푹푹 썩어 옥토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때야말로 세상 사람들에게는 그리스도를 전해야 할 때이고, 번영의 신학과 기복적 신앙에 물든 성도들에게는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 은혜의 복음을 전하기에 너무도 좋은 상황을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것 같다.

10여 년 전부터 우리 교회에서는 목포에 있는 5개 대학에 목회자와 집사, 권사들을 캠퍼스 전도대라는 이름으로 파송해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대학 캠퍼스에서 대학생 선교단체들이 점점 사라지고, 이단들이 들어와 대학생들의 영혼을 도둑질하는 것을 두고 볼 수만 없어서 시작한 대학생 전도, 일주일에 하루 점심 식사 모임을 만들었다. 누구나 자유롭게 와서 엄마가 만든, 집밥 같은 무료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복음 영상을 틀어주고, 훈련된 권사님, 집사님들이 15분 정도의 복음 설교를 했다. 그렇게 시작한 캠퍼스 전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각 대학에 정식 동아리로 등록해 룸을 배정받고, 매주 1회씩 각대학에 30~40명씩 모여 성경공부로 양육하고, 캠퍼스 여기저기에서 활발하게 전도하고 있다. 그리고 주님을 영접한 대학생들을 자기 집 근처의 교회로 나가게 했다. 아직도 캠퍼스에서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우리는 그 대학생들 속에서 만나고 있다.

이 세상의 뉴스에는 항상, 몇몇 유명한 목사님들과 극히 일부의 대형교회 문제점이 계속 보도되면서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둡다, 국민 3명 중 2명이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전도는 막혔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인간인 우리가 통계 수치의 함정에 빠져 지레 겁먹고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어둡게만 생각해서 어린이 전도도, 캠퍼스 전도도, 시도해보지 않고 포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성도 1000명 이상의 큰 교회는 한국교회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한국교회 99%는 1000명 미만의 중소교회들이고, 그 중에는 물론 어렵고 힘든 교회도 많지만, 뜨거운 영성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아름답고 건강하게 부흥하고 있는 작은 교회들, 불신 영혼들을 그리스도 앞으로 인도하기 위해 복음을 전하며 몸부림치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마치 엘리야 시대의 하나님이 숨겨놓으신 7000명 같은, 사람들의 눈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강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곳곳에 있는 것을 나는 본다. 그들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이 여전히 이 세상을 지배하고 계시고, 이 역사를 이끌어가시며, 교회를 통치하고 계시는 것을 나는 믿는다. 하나님이 끝났다고 하시기 전까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교회는 여전히 우리 민족의 유일한 희망이다.

곽군용 목사/양동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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