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신앙 보여주신 두 권사님
작성 : 2020년 02월 14일(금) 15:48 가+가-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심이 분명하다. 은혜 받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시선을 허락하시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가슴 뛰게 하셔서, 하나님의 계획하신 일들에 손과 발이 되어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믿음의 역사에 쓰임 받게 하신다. 헌신하는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맡겨주신 일들을 감당하며 가나 혼인잔치의 물 떠온 하인들처럼,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경험하고 고백하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지난 한 주 사이에 권사님 두 분을 각각 만나게 되었다. 한 분은 새벽기도회가 끝나자마자 목양실로 찾아오셨다. 며칠 전 새벽기도회 때, 우리 교회가 재정으로 돕고 기도로 협력하고 있는 농어촌교회와 기관 20곳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곳의 사역과 감당하시는 목회자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취지였다. 권사님은 올해가 칠순이시라고 말씀하시면서 자녀들이 칠순잔치를 열어주겠다고 했는데, 새벽에 기도제목이 마음에 계속 남아 있어서 자녀들에게 잔치 대신에 그 금액으로 20곳 교회와 기관을 조금이라도 후원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고 자녀들이 흔쾌히 따르기로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또 다른 권사님 한 분은 오후 늦은 시간 사람들의 눈을 피해 드릴 말씀이 있다며 목양실 문을 노크하셨다. 십년 전 일이라며 이야기를 꺼 내셨다. 30년 동안 살았던 집을 이사하게 되면서 가부장적이었던 남편이 그동안 고생했다며 그토록 졸랐던 자동차를 구입할 목돈을 줬다는 것이다. 권사님은 젊은 날 운전면허증을 갖게 되었지만 남편의 걱정으로 차를 운전할 기회가 없었고 늘 그것이 서운했었는데, 막상 자동차를 구입하라고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었고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차 없이 지하철과 버스로 십년을 또 사셨다는 것이다. 십년이 지난 요즘 뒤돌아보니 그 때 자동차를 구입했으면 이미 차는 차대로 노후 되었을 것이고, 차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 비용이면 십년 전 남편으로부터 받은 돈은 이미 다 쓰고 없어졌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때 자동차를 구입하려던 돈은 지금도 통장에 그대로 남아 있고, 권사님은 여전히 건강하셔서 두 발로 지하철과 버스 이용해서 일상을 돌아다니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는 고백이었다. 생각해보니 아직 교회가 헌당하지 못한 상태인 것이 떠올라, 이미 없어진 돈이나 다름없으니 건축헌금에 동참하는 것이 맞겠다 싶어서 찾아오셨다는 것이다.

두 권사님의 사연은 다르지만, 그 인생은 동일하게 일평생 하나님의 은혜로 살았고 감사만 고백하는 믿음의 여종들이었다. 하나님은 마음의 소원을 두고 사람들을 감동시키셔서 일하신다. 어쩌면 내 인생 열심히 성실히 살아온 결과라고 주장할 만한 일이고, 보상받고 인정받고 싶은 것도 많은 노년의 걸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의 결과라 고백하는 믿음의 인생의 공통점은, 마지막까지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겸손함과 온전한 신앙을 보게 된다. 빚을 탕감 받은 것이 많다고 여기는 자가 더 감사하고 더 사랑하는 법이다. 더 베풀고 더 나누고 더 섬기는 삶을 살 순 없을까.

강윤호 목사(반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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