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달, 십자가의 은혜 되새기자
[ 월목회계획 ]
작성 : 2020년 02월 14일(금) 10:24 가+가-
2020년3월
만물이 소생하는 3월이다. 겨우내 얼었던 모든 것이 기지개를 펴는 달이다. 기지개를 펴면 생물은 이완되고 이상 없이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것은 좋은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다. 월력으로는 1월이 시작이지만, 실제로는 3월에 모든 것이 시작된다.

올해는 3월 1일이 사순절의 첫 주일이다.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억하는 절기다. 사순절은 헬라어로 40을 의미하는 어원인 '테사라코스테'이다. 재를 머리에 얹거나 이마에 바르며 죄를 통찰하는 재의 수요일로 시작된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이날부터 금식을 하기도 한다. 자기 절제와 회개기도를 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시험 받았던 것을 기억하면서 경건하게 이 기간을 지내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사순절 시기의 의식 색깔은 자색이다. 다만 주님의 수난 주일은 붉은색을 사용한다. 사순절은 주님의 고난을 깊이 생각하고 동참하는 절기이다.

사순절 기간엔 주님의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십자가를 지심으로 찢기신 살과 흘리신 보혈을 생각해야 한다. 내가 지은 죄가 얼마나 컸으면 하나님 이 땅에 오셔서 저렇게 처참하게 죽어야 했는가를 깊이 묵상해야 한다. 내가 져야 할 그 아픔과 고통을 대신 지신 주님을 묵상하면서 교인들이 십자가의 은혜를 깨달아야 한다. 사순절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마음과 삶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기간이다.

안타까운 것은 교인 대부분이 사순절인 것은 알지만 그것을 체험할 수 있는 실제적인 프로그램이 교회 안에서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특별기도회와 함께 실제로 십자가를 져보는 행사를 준비해 보자. 교인들이 직접 관에 들어가 보는 체험도 뜻 깊다. 그 안에서 못에 박힌 채로 죽음을 체험하는 것이다. 죽음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고, 나의 죄를 감당하신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면 우리는 십자가 안으로 깊숙하게 빨려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감동을 교인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사순절이 되기를 소망한다.

또한 올해 3월 1일은 사회봉사주일이다. 사람은 너와 내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동물이다.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갈 때 우리라는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의미는 서로 도우며 살아가라는 말이다. 공동체의 구성원 간엔 차이가 있다. 건강에 차이가 있다. 물질의 소유에도 차이가 있다. 배움도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런 여러 차이 속에 하나를 이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는 이런 차이를 보듬는 사랑의 공동체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이런 차이를 메꾸시는 사랑을 보여주신 것이다. 구약에서 신약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역시 서로의 차이를 메꾸는 것이었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것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필자의 교회는 꽤 오랜 동안 '천사운동'이라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교인들이 형편대로 한 달 동안 정해진 계좌로 입금을 하는데, 모인 기금은 오로지 교회 안팎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일에만 사용한다. 이 일을 통해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끼고 있다. 이미 언급했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자신을 희생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3월 한 달 동안 이웃을 돕는 일에 힘쓴다면, 교회는 1년을 힘차게 살아갈 기쁨과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순절 기간의 헌금을 이웃 섬김에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필자는 교회의 세가지 역할을 하나님 예배, 영혼 구원, 이웃 섬김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는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 쉬지 않고 해야 할 일인데, 그 중 영혼 건지는 일은 교회의 본업이라고 부를 만큼 소중하다. 필자의 교회는 전도하는 일에 목숨을 건다. 전반기와 하반기 모두 전도대회를 하다 보니 1년 내내 전도에 힘쓰는 셈이다. 교인들의 마음엔 전도의 열망이 가득해졌고, 교회 전체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 전도대회를 진행하면서 당회, 남여선교회, 온 구역이 마음을 모아야만 하나의 거대한 물줄기같은 전도의 열망과 열매가 얻어짐을 배우게 됐다. 어려운 상황 속에도 실제로 전도가 되는 것을 보면서 교인들은 정말 큰 행복과 기쁨을 누리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이웃 전도는 해외 선교로까지 이어진다. 우리 교회는 단독으로도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데, 교회 안의 뜨거운 전도 열기가 해외로 이어진 결과라고 하겠다. 이 일을 위해선 무엇보다 남선교회와 여전도회의 활성화가 꼭 필요하다. 지난달 여전도회주일에서 이어지는 3월 남선교회주일엔 다시 한번 평신도들에게 전도의 열망과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순서를 마련해 보자. 작은 축하 행사나 헌신에 감사하는 인사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힘을 줄 수 있다.

새해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3월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동여매고 주님의 십자가 고난을 생각하자. 그리고 전도하는 일에 매진해보자. 성령님이 우리와 동행하여 주실 것이다.

김진홍 목사 / 금천교회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