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하나님의 피조물
[ 기자수첩 ]
작성 : 2020년 01월 21일(화) 00:00 가+가-
생명의 소중함은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개념일까? 1월 초부터 매주 목요일 5부작으로 방영중인 다큐멘터리 '휴머니멀'을 보며 떠올린 질문이다. 카메라는 북유럽의 보석이라 불리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한 마을의 축제현장을 비쳤다. 그러나 페로 제도에 위치한 그림같이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을 감상할 겨를도 없이 금세 참혹한 도륙의 현장이 비쳐졌다. 먼 바다에서부터 수 십척의 배로 몰아온 돌고래 떼가 배에 밀려 해안가로 떠올랐다. 이때 마을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바다로 달려가 꼬챙이로 돌고래의 숨구멍을 낚아채고 순식간에 돌고래의 커다란 머리를 칼로 도려냈다. 맑고 푸르렀던 바다는 시뻘건 핓빛으로 물들었다. 과거에는 척박한 토양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 돌고래를 잡던 이들이, 지금은 충분한 대체식량이 있는 상황에서도 1년에 한번씩 재미로 대살육을 이어가고 있었다. 왜 돌고래들을 죽이냐는 질문에 마을 사람들은 "오랜 전통이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습관이라는 것, 문화라는 것, 전통이라는 것이 이미 변해버린 시대와 상황을 빗겨나 동물학대로 자행되고 있었다.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함이 생태계 뿐만 아니라 동물의 삶도 파괴하고 있다. 멀리 해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동물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동물을 재미로 죽이거나 고문하고 현장 사진이나 상황을 SNS상에 자랑하듯 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16일에는 화성에서 고양이를 연달아 살해한 학대범이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장윤재 교수는 한 포럼에서 창세기 1장 28~30절을 언급하며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생물을 다스릴 권리를 주셨지만 생명의 권리는 하나님께 속해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아의 방주와 무지개 언약에 대해서도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동물(땅, 자연)과 맺어진 삼자계약"이라고 말하며 인간만의 하나님이 아닌 땅 위에 있는 모든 생명의 하나님이심을 강조했다. 동물학대는 하나님의 권리침해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동물신학자 앤드류 린지 또한, 동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가 왜곡되었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동물학대의 뿌리가 서구의 이성중심적이고 이분법적 세계관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이러한 서구 사상이 기독교 신학 안에서 인간중심주의를 낳고, 동물학대의 근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처지를 대변할 수 없고, 인간의 잔혹한 학대에도 저항할 수 없는 동물들. 동물에게도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지나친 비약일까? 기독교가 하나님의 또 다른 피조물인 동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또한 이들과 어떻게 아름다운 공생을 이룰 수 있을지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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