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5세기의 워터게이트 광장
[ 주간논단 ]
작성 : 2020년 01월 22일(수) 10:00 가+가-
1972년에 미국에서는 엄청난 정치적 사건이 발생했다. 워터게이트 빌딩의 민주당 본부에 침입한 5명의 사람들이 체포된 후에 가택 침입과 도청에 당시 백악관이 연루된 것이 밝혀지고 은폐를 지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정치적 정보공작이나 범행 은폐 시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부인하였다. 그러나 1974년 초까지 이르러 진행된 조사과정을 통해, 모든 일들이 자세히 밝혀지고 측근들이 유죄를 인정하고 탄핵안이 통과되었다. 그러자 그해 8월에 닉슨 대통령은 관저를 떠났다. 그 큰 사건을 계기로 '워터게이트'라는 용어는 가택 침입만 아니라 선거자금을 위한 정부의 특혜 선거의 부정, 초법적 정보 기구 등을 포함한 부정행위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느헤미야 8장에 보면 '수문'(水門)이 나오는데, 영어 번역은 'watergate'(워터게이트)로 되어 있다. 그것은 예루살렘 성에 있는 '수문'을 가리킨다. 당시에 유대(이스라엘)의 3대 명절 중의 하나인 장막절을 맞이하여 그 수문 앞 광장에서는 엄청난 광경이 벌어졌다. 수천 명의 유대인들이 모여 천막을 치고, 7일 동안을 계속하는 '하나님의 율법 대각성 집회'가 열린 것이다. 그 당시 이스라엘은 정치, 종교,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큰 혼란에 빠져 있었다. 왜냐하면 주전 586년 바벨론 제국에 의해서 나라가 멸망하고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70년간 고생하던 일단의 백성들이 다시 돌아와 폐허가 된 예루살렘 성을 재건해야 하는 어렵고 복잡한 무거운 과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종교적으로는 전통 신앙파와 진보 신앙파로 나뉘었고, 정치적으로는 재경파와 귀향파로 갈리었고, 사회적으로는 혈통 논쟁이 있었고, 경제적으로는 유목민의 경제생활과 상인의 경제생활이 혼합되어있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한마디로 혼란과 진공상태였으며, 정신적으로는 방황과 자기상실의 시대였던 것이다.

그러한 때에 그들은 워터게이트 광장에 갈급한 마음을 가지고 모여들었다. 정치지도자인 느헤미야와 신앙지도자인 에스라가 앞장을 섰다. 정치가와 백성, 제사장과 신도, 부자와 가난한 자, 목동과 상인, 군인과 근로자, 남과 여, 노와 소, 나와 너가 다함께 한 자리였다. 거기서 그들은 7일 7야를 함께 먹고, 함께 대화하며, 함께 성경강론을 들으며, 함께 찬양하며, 함께 기도하는 대각성 은혜의 성회에 참여한 것이다. 그 결과 모인 모든 백성들이 율법의 말씀을 듣고, 그 깊은 뜻을 깨달았을 때 모두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회개의 울음(스 10:1)으로 그들이 오랫동안 신앙과 삶의 기준인 율법을 준행하지 않았고, 그 결과 우상숭배를 하고, 불의를 행하는 죄값으로 포로가 되었던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거족적으로 철저히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되었다. 영적 갱신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 결과 모든 것들이 자기의 원래의 자리를 찾게 되었다.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회복하게 되고, 백성들은 진정한 기쁨을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와 사회는 5년마다 주기적으로 터져 나오는 정권의 대형 비리사건들, 필자 개인의 생각으로는 어떤 의미에서 이전보다 더 심한 한국판 워터게이트와 같은 사건들로 인해 다시 한 번 대혼란과 분열, 방향의 상실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불의하고 추악한 게이트의 홍수 속에서 성도요, 더구나 장로와 목사인 우리까지도 어느새 하나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이어가는 자로 물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그동안 위정자들과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데만 몰두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황폐화된 내면세계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20년 새해 벽두인 지금 한국교회는 어떤 때인가? 무엇보다도 평신도나 교역자 상관없이 남녀노소 성도들이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한 자리에 모여야 할 때이다. 말씀과 성령의 역사가 충만한 자리를 찾아 모여야 할 때이다. 각자 각자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음성을 크게 들을 수 있고, 함께 철저하게 회개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야 할 때이다. 그로 인해 잃었던 자아를 다시 찾고, 교회의 본질과 사명, 흩어지는 교회인 각자의 사명을 재각성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소금과 빛의 책임을 힘써 감당하도록 재충전시켜 주는 곳인 주전 5세기의 워터게이트 광장과 같은 곳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아닐까?



김충렬 목사/영세교회 원로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