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 목양칼럼 ]
작성 : 2020년 01월 24일(금) 00:00 가+가-
지나온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참으로 느린 보 거북이처럼 걸어온 것 같다. 왜 그렇게 힘들고 어려웠는지? 지쳐가는 광야의 시간은 참으로 길었다. 우리나라 문화는 무속신앙의 바탕 위에 세워졌고, 유교가 들어오면서 우리에게 좋은 영향력도 끼쳤지만 가부장적인 권위주의가 여성들을 억압해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게 했다. 600여 년의 시간이 여성들을 가둬버렸다. 시골에서 목회하며 동네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란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나에게 지나간 시간들은 하나님의 역사와 큰 감동과 감사로 내게 다가오셨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시골 농촌교회에서는 따라갈 수 없는 거대한 물결들이 몰려오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삶의 구석구석 적용되고 있지 않은가? 로봇시대에서 이미 알파고는 사장되어지고, 인공지능(AI) 최첨단 기술의 위력이 인간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교회는 안전한가?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만져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곳은 세상이 아닌, 오직 하나님이 거하시는 교회 이외 찾아볼 곳이 없을 것이다. 세상은 메마르고 상처만 주겠지만, 교회는 살아계신 하나님으로 인하여 영원할 것이다. 이 세상은 돈과 권력과 파괴의 능력으로 충만하게 채워졌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능력으로 이 세상을 뚫고 나갈 빛의 속도를 가져야할 것이다. 그러므로 대처방안을 찾고, 교회를 세워나갈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이 있어야 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시골에서 개척한지 20여 년, 눈에 보여지게 환경이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나 다음세대를 위해서 교회는 건강하게 세워져야 한다. 우리 교회는 생명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늘의 행복을 찾아가는 느림의 미학을 통해 성도간의 나눔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천천히 그리고 한 분 한 분 일대일 성경공부를 통해 부흥 할 수 있도록, 우리 교단 총회 올해 주제처럼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를 세워 갈 것이다. 우리 교회 주위에 있는 목사 7~8명이 모여 매주 성경공부를 나누고 있다. 행복하고 설렘으로 기다려지는 모임이다. 벌써 우리의 모임이 2년이 넘었다. 빛된교회는 말씀과 감동이 있는 교회이다. 작은 성도가 모이지만 건강하고 힘 있는 교회를 세우기를 소망하고 있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하나님께서 창대케 하실 그날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을 거북이처럼 달팽이처럼 꾸준하게 말씀과 기도로 채워 나가고 있다. 여러 해 동안 어린이들을 영어성경과 한 주간 자기를 살피는 계획표 점검표도 만들어 스스로 체크해가며 말씀을 외우고 찬양하면서 기도했다. 어린이들이 성장해서 장가도 가고 시집도 가고, 학교 따라 교회를 떠나고 지금은 어린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셨다. 어린이들은 몇 명 되지 않지만 지금은 질문을 통해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예배드리고 있다. 많은 세월이 흘러 3년 전부터 동네(토박이)분들이 교회로 나오시기 시작한다. 주변에 교회들이 있지만 오랫동안 살피신 것이다. "빛된교회가 제일 좋다"며 택하신 것이다. 올해는 다섯 분의 성도를 서리집사로 세웠다. 정말 기쁘고 마음이 뿌듯했다. 오늘까지 인내하며 참고 기다릴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이제 여전도회가 만들어져 활발하게 활동하고 전도의 열정이 일어나고 있다. 기도와 찬양이 힘이 있어지며 한사람씩 마음에 품고 기도하고 있다. 남자 성도들도 남선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서두른다. 나의 하나님은 멋쟁이시다.

김영실 목사/빛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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