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만족한다는 함정
[ 목양칼럼 ]
작성 : 2020년 01월 24일(금) 00:00 가+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 '돌과 두 여인'이란 책을 보면 죄를 많이 지은 사람들일수록 자기의 죄를 깨닫지 못하고 더욱 깊은 죄악의 자리에 빠지게 된다고 말한다. 그 내용을 간추려 보면 이렇다. 어느 두 여인이 스승 앞에 가르침을 받기 위해 나왔다. 노인은 두 여인에게 현재 마음속에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 죄의 문제가 있으면 말하라고 한다. 그랬더니 한 여인이 대답하기를 자기가 젊었을 때 남편을 한 번 바꾼 일이 있었는데 그것이 너무도 큰 죄로 생각되어 지금까지 마음이 괴로워 견딜 수 없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러나 또 한 여자는 대답하기를 자신은 지금까지 도덕적으로 살아 왔기 때문에 아무 죄도 범한 일이 없다며 비교적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스승은 처음 여인에게 말한다. "신의 뜻을 따라 지시하는 것이니 너는 지금 당장 밖에 나가 큰 돌 하나를 가져오되 가능한 한 네가 들 수 있는 큰 것으로 가져 오라"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여자에게는 "너는 가능한 한 작은 돌들을 가져오되 네가 들 수 있을 만큼 많이 가지고 오라"고 하고는 자루 하나를 주었다.

두 여인은 스승이 시키는 대로 밖으로 나가서 큰 돌과 작은 돌들을 가지고 돌아왔다. 스승은 이제 그 돌들을 있던 자리에 도로 갖다 놓고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큰 돌을 갖고 온 여인은 있던 그대로 그 돌을 제 자리에 갖다 놓을 수 있었으나 작은 돌을 한 자루 담아온 여인은 그대로 그 돌들을 제 자리에 갖다 놓을 수가 없어 그대로 가지고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이 모습을 보고 스승은 말했다. "죄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큰 죄는 언제나 기억이 되기 때문에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사람들 앞에서 겸손해질 수가 있지만 작은 죄는 쉽게 잊어 버리기에 자신은 죄가 없는 줄 알게 되고, 또한 그것으로 다른 사람들을 비방하기 때문에 더 큰 죄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잠언 28장 13절을 보면 "자기의 죄를 숨기는 자는 형통하지 못하나 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고 말씀하셨고, 사도행전 3장 9절에서는 "그러므로 너희가 회개하고 돌이켜 너희 죄 없이 함을 받으라, 이같이 하면 새롭게 되는 날이 주 앞으로부터 이를 것이요"라고 말씀하셨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그 자체가 우리 자신의 의가 드러나는 순간이 아닐까? 나는 무익한 종이라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고백하는 사람이 이 땅에서 하나님 주신 시간과 삶을 살아가는 청지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주 앞에 드릴 '의로움' 역시 주님의 십자가 은혜가 아니면 드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6:33의 말씀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의 은혜를 경험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겸손과 감사뿐일 것이다.

정지욱 목사/모슬포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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