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자녀로 사는 외로움 해소
[ 독자투고 ]
작성 : 2020년 01월 17일(금) 12:56 가+가-
제1회 유럽선교사자녀수련회를 다녀와서

왼쪽에서 두번째가 필자인 허고은 씨(독일 허승우 선교사 자녀)

영국 뉴몰든 URC에서 열린 제1회 유럽선교사자녀수련회에는 MK 25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연말 성탄절 직후인 12월 26부터 28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우리 교단의 유럽선교사 자녀(MK, Missionary Kid) 수련회가 열렸다. '누구냐 넌!'을 주제로 MK들의 정체성에 대한 말씀과 만남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독일, 스위스, 우크라니아, 영국, 체코 등 유럽 내 5개국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 자녀 총 25명이 모여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며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함께 한 귀한 시간이었다. 총회 MK 사역위원회와 예장유럽선교회의 후원으로 열리게 된 이번 수련회를 위해 MK 임원(회장:김예은, 영국)들과 차세대지도위원회 목사님들이 5개월 전부터 예배 순서와 수련회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숙소 및 픽업 계획을 세우고 기도로 준비해왔다.

이번 수련회에서는 김만종 목사님(프랑크푸르트 우리교회)께서 저녁 집회 말씀으로 도전을 주셨고, 후속 프로그램으로 애찬과 축복을 서로 나누는 뜻깊은 순서를 갖기도 했다. 이밖에도 소그룹별로 도시탐험을 통해 함께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경험을 가졌으며, 박주은 선교사님은 'SQ(Spiritual Intelligence)' 특강을 전해주셨다.

예장유럽선교대회가 열렸던 뉴몰든 URC에서 다시 만난 MK들은 영국 선교사 사모님들께서 준비해 주신 한국 음식들을 스스로 요리하며 모처럼 고국에 대한 아쉬움도 풀 수 있는 자리를 경험했다. 대회 기간 이전부터 영국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님들께서 차량 봉사로도 섬겨 주셔서 정말 귀한 쉼과 위로가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수련회는 선교사대회 기간 중 제한적으로 가졌던 만남과 달리 오로지 MK들만을 위한 첫 번째 자리였다는 점에서 정말 의미가 깊었던 것 같다. 비록 첫 모임으로 미숙한 부분도 있었고 더 많은 대화와 나눔을 마음껏 가질 수 없었던 아쉬움도 있지만 이 아쉬움을 통해 이러한 만남들과 모임을 사모하게 되는 마음들이 커져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고, 개인적으로는 다음 번의 수련회를 기대하는 마음도 생기게 됐다.

모임을 가진 후에 비록 몸들은 다시 유럽의 여러 나라로 헤어지게 됐지만 다시 한번 만났을 때는 마음껏 함께 찬양하며 말씀을 나누는 시간들도 더 확장하면 좋을 것 같은 이야기들은 지금까지도 종종 오가고 있다.

지난 2009년, 처음 선교사대회에 참석했을 때 만났던 친구들과의 경험은 지금까지도 정말 생생하게 마음에 남아 있다. 십대 청소년일 뿐 아니라 선교사의 자녀로서 살아가며 생기는 고민들을 털어놓고, 이유 모를 외로움들이 해소되는 시간이었다. 부모님의 사역을 도우며 많은 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사랑도 듬뿍 받지만 정말 내 속 깊은 이야기들을 털어놓을 만한 또 그것들을 온전히 이해해 줄 만한 친구들을 만나는 경험은 그 이전에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러기에 한두 마디 말로도 서로를 이해하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MK 모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수련회 중에도 각자의 생각을 잠시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한 친구가 "우리 부모님은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인도하심이 있었기에 한국의 모든 것을 버리고 모르는 나라에 오셔서 지금까지 하나님을 섬기시며 또 하나 하나 개척해 나가시는 모습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이러한 하나님을 향한 큰 사랑이 분명 자녀인 우리에게도 흘러왔으며 또 우리 DNA 안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을 잊지 말자"라고 속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저 역시 다시 한번 도전을 받게 되고, 우리가 이 세상에 온 목적과 왜 굳이 이 나라에 우리를 보내셨을까? 라는 질문들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가기에 서로가 하나님 안에서 받았던 은혜와 도전들을 나누며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신한다. 특히 부모님이 선교사라는 것을 원망스럽게 생각하는 자녀도 있을 수 있음을 안다. 그러기에 함께 돌아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큰 은혜를 입었는지, 믿음의 가정 안에서 자란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고백할 수 있는 MK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다음세대를 준비하며 각자가 영적 리더로서 세워져 갈 수 있도록 서로가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또 다른 만남을 소망한다.

허고은 / 괴팅겐대학 석사과정 재학중·총회 파송 허승우 선교사(독일)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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