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법
[ 1월특집 ]
작성 : 2020년 01월 16일(목) 00:00 가+가-
한국교회와 가짜뉴스-3.가짜뉴스 판별법
'가짜뉴스'라는 미혹의 악령이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다. 허위조작정보(학계에서는 최근 '가짜뉴스'라는 용어 대신 '허위조작정보'라는 개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를 이용해 서로에 대한 불신과 증오를 부치기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공동체성이 파괴되는 가운데 누군가는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누리는 현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가짜뉴스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훗날 백제 무왕이 된 것으로 알려진 서동이 지은 '서동요'는 선화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선화공주가 남몰래 정을 통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를 퍼트린 것이다. 두 번째 관동대지진이 났을 때 일본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조선사람들이 방화와 강도 등을 일삼고있다는 허위사실을 퍼트려 분노한 일본 민간인과 자경단이 우리 동포를 학살한 사건이다.

서동요를 선화공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어린이들이 서동이 주는 말에 넘어가 거짓말을 아무 죄의식 없이 퍼트린 결과 무고한 공주가 음란한 여자로 몰려 궁궐에서 쫓겨나는 엄청난 피해를 당한 사건이다. 관동대학살 역시 일본 관료들이 엄청난 재앙에 대한 사회적 불만과 정치적, 행정적 책임추궁을 피하기 위해 힘없는 조선인을 희생제물로 삼았고, 이로 인해 6000명이 넘는 무고한 우리 동포가 학살당한 사건인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사건 모두,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조금만 살펴보면 진실을 알 수 있는 가짜뉴스에 의한 사건이었음에도 사람들은 속아 넘어갔다. 서동요의 경우, 누가 그런 노래를 가르쳐줬는지 부르는 어린이에게 확인하거나, 궁궐에서 사실여부를 조사해보면 진실이 쉽게 드러날 사건이었다. 관동대학살 역시 언론이 조금이라도 사실여부에 대한 취재를 했으면 확인될 사안이었음에도 무책임한 카더라식 보도가 이를 맹목적으로 믿은 대중의 반인도적 학살을 촉발한 사건이다.

여기서 우리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뿌리는 사람만의 책임이 아니라 이를 제대로 판별하지 않고 유포하거나 무조건 맹신하는 사람들의 책임도 떠올릴 수밖에 없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목회자의 설교나 아는 사이인 장로, 권사가 보내주는 SNS메세지를 무조건 믿거나 사실여부에 대한 확인 없이 맹신하는 경우가 많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럼 어떻게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가짜뉴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울까? 먼저 국제도서관연맹에서 만든 가짜뉴스 식별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국제도서관연맹은 가짜뉴스에 속아넘어가지 않는 8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1. 뉴스소스, 즉 출처가 어디인지를 고려하라. 신뢰할 만한 언론매체에 실린 글인지, 상업적이거나 선동적인 매체의 글인지를 고려해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2. 저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라. 저자가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진실한 사람인지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3. 날짜를 확인하라. 지나간 소식을 최신 뉴스인 것처럼 배포한 것이 아닌지 확인하라는 것인데, 가짜뉴스 가운데 의외로 이런 사례가 많다. 일례로 모 중동국가에서 기독교인이 사형될 위기에 처했다며 기도를 요청하는 SNS는 몇 년전부터 잊을만 하면 반복해서 배포되고 있다.

4. 내 입장이 무엇인지 점검해라. 만일 본인의 입장이 어떤 한 쪽으로 편향돼 있다면 그로 인해서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오해할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유투브 등의 소셜미디어는 개인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본인이 보고싶어하는 정보만을 선별해서 제공하는 '필터버블'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본인이 특정입장의 뉴스를 선호하기 시작하면 점점 그런 뉴스만 접하게되면서 가짜뉴스에 오염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5. 뉴스의 전체를 읽어라. 최근 언론은 인터넷이나 핸드폰에서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기사제목을 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목이나 첫 문장만 읽으면 전체 맥락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중요하거나 논쟁적인 기사일수록 뉴스 전체를 읽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6. 뉴스의 근거가 확인되는지 점검하라. 다른 기사나 글을 인용해 근거로 내세우거나 링크가 있는 경우 그 근거가 실제로 존재하는 기사인지, 또 이 뉴스를 뒷받침하는 제대로 된 기사인지를 점검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가짜뉴스는 존재하지 않는 글을 근거라고 주장하거나 전혀 상관없는 기사를 링크로 걸어놓고 신뢰할 만한 기사인 것처럼 속이는 경우도 있다.

7. 농담이 아닌지 확인하라. 가끔 만우절에 실린 농담성 기사를 사실로 착각해 소동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또 개인이 보낸 농담성 거짓말을 오해해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황당하다는 느낌이 드는 뉴스나 SNS는 먼저 농담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8. 전문가에게 물어보라, 미심쩍은 뉴스의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교수나 학자, 혹은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가짜뉴스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방법이다. 또 팩트체크 사이트에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주요 언론과 협력해 SNU팩트체크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네이버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또 필자가 위원장으로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가짜뉴스체크센터를 준비하고 있으니 이를 활용해도 된다.

기독교언론학자들은 창세기의 선악과 사건을 하나님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선악과를 따먹은 것은 뱀이 유포한 가짜뉴스에 아담과 하와가 속아넘어가면서 벌어진 사건인 것이다. 지금 우리를 유혹하며 분열과 갈등,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고 있는 가짜뉴스에 또 다시 속아넘어가지 않도록 지혜와 분별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에덴동산에서 뱀이 전해준 가짜뉴스를 믿고 행동한 하와와 같은 어리석음을 우리가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권혁률/성공회대 연구교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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