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의 신앙산책
작성 : 2019년 11월 18일(월) 00:00 가+가-
가을이 그 정취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람들은 단풍의 진풍경을 보기 위해 산을 찾는다. 천연의 색으로 물들인 저마다의 단풍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다. 그러한 자연을 사람들이 그토록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과 매력에 찬사를 보내는 데는 자연이 지닌 '천연의 미(美)' 때문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생화와 더 아름다운 조화,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버리는 생화와 변하지 않는 조화, 자연과 인공물 사이의 경계에 서 있다.

현대사회의 과학과 기술은 그 가공할 만한 힘과 무한 가능성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따라서 이루지 못할 것이 없고, 인간이 원하는 그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자연의 것보다 더 아름답게 만들어진 그것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할 때마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비할 바 아니다. 무엇 때문인가? 인위적이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힘의 원리이거나 강제력 때문일 수도 있다. 이상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인공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연이다. 바로 그 자연이 지닌 '천연의 미'라는 사실이다. 매우 뛰어난 완벽한 인공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더라도 자연의 섭리에 따른 경이로움을 대신할 수는 없다. 바로 그것이 온 우주적 주권자의 손에 의한 우주적 실체의 합작품이기 때문이다.

잠깐 과학의 증언을 따라 화려한 가을 단풍길을 산책해 보자. 단풍은 차가운 기온과 짧은 일조량에 따른 초록색 엽록소 생산의 중단에 따른 나무에 일어나는 일종의 반응이다. 즉, 햇빛을 통한 나무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엽록소가 추위에 민감한 나머지 그 생산을 중단하여 나뭇잎의 초록이 사라지고 카로티노이드라 불리는 색소에 의한 노란색의 단풍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여기에 붉은색 단풍은 과학적인 미스테리다. 붉은 색 단풍의 안토시아닌 색소가 가을에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붉은 색소는 나뭇잎으로 햇빛에 과도한 노출을 막아주고, 해로운 태양 빛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 뿐 아니라, 나무의 세포가 추위에 쉽게 얼지 않도록 하고 항산화 기능과 가뭄, 각종 세균 등의 환경 스트레스에 대응한다. 따라서 일교차가 커 밤에 기온이 많이 떨어지는 때에는 깊은 산의 단풍이 더 화려하게 피어난다.

인간은 자연을 통해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경이로움을 찬미하기보다는 스스로의 힘에 감탄하며 과시하는 인공물에 심취할 때가 많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코 여기에 감동하지 않으신다. 도리어 비록 그것이 예루살렘 성전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허물고 다시 지으리라 하셨지 않았던가! 신앙은 인간의 가공할 만한 힘과 우주의 주권자에 대한 경외감 중 양자택일의 선택과 응답을 요구받는다. 이러한 선택은 신앙의 모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도 세례 후 광야의 시험에서부터 공생애 줄곧 이어진 요구였다. 심지어 십자가에서까지 오직 한 길만을 요구받아 죽기까지 순종하셨다. 하지만 그분은 다시 부활하셨다. 바로 영광의 모습으로 말이다. 그러한 사실로 바울 사도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였다.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고전 1:25) 이 가을 길을 거닐며 천연의 그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 신앙을 산책하는 그리스도인의 아름다움을 그려본다. 인간의 힘에 의한 인공물로 만유의 주재이신 하나님의 지혜를 과연 그려낼 수 있겠는가? 따라서 붉은 단풍보다 더 진한 천연의 색으로 아름답게 피워내실 그분의 손길에 우리의 인생 여정을 내맡김이 어떠한가.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인생의 서리와 매서운 추위 속에서 우리의 신앙은 더욱 빛나 부활의 영광으로 다시 피어날 것이다. 그러니 이제 가을 정취와 함께 창조주의 신실함을 전해오는 산과 강과 바다와 나무의 이야기 숲을 거니는 그 길이, 인생 여정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오롯이 신뢰함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 우주와 사귐 있는 아름다운 '가을 길' 되기를 간절한 바람에 그려본다.

김영권 총장/대전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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