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과 소리에는 레퍼런스(reference; 기준)가 있다
작성 : 2019년 11월 20일(수) 17:15 가+가-
흔히 마트에 진열돼 있는 TV들엔 제조사별로 다른 영상이 틀어져 있다. 두 회사의 제품에 절대로 같은 영상을 틀지 않는 이유는 쉽게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눈에 더 좋은 영상을 찾아낸다. 사람의 감각기관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눈은 다른 기관보다 좋고 나쁨을 빨리 판단한다. 그 이유는 많은 경험을 통해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는 레퍼런스(reference; 기준)가 뇌 속에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다수의 사람들이 소리에 대해선 레퍼런스를 갖고 있지 않다. 요즘은 자신의 스마트폰 속 음악을 여러 해드폰으로 들어볼 수 있게 해주는 매장이 많은데, 여러 기기로 번갈아 들어봐도 어떤 게 더 좋은지(실제와 더 가까운 소리를 재생하는지) 구분이 쉽지 않다. 소리에 대한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인데, 영상처럼 빠른 판단력을 가지려면 충분한 데이터를 쌓기 위한 경험이 필요하다. 좋은 것을 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 것처럼 때로는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도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고품질의 TV를 사듯 좋은 음향기기도 구입해 봐야 한다.

그러데 최근엔 영상과 음성이 주로 스마트폰을 통해 유통되면서, 영상과 소리에 대한 레퍼런스의 가치가 많이 퇴색됐다. 레퍼런스를 제공했던 고가의 영상과 음향기기 시장도 크게 축소됐다. 스마트폰은 쉽고 빠르게 영상이나 음성 정보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와 비교하면 매우 부족한 양의 정보만 전달한다. 젊은이들은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과 스마트폰으로 본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접 비교해 보면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에 큰 차이가 있다. 스마트폰은 단지 영화의 스토리만 전달할 뿐, 장면의 분위기, 화면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품들, 미묘한 색감 등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비율로 보면 스마트폰은 영화관 대비 50% 미만의 정보만 전달한다고 한다. 만약 실제 현장과 비교한다면 스마트폰을 통해 전해지는 정보량은 더 적어지며 그러다보니 때론 오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예배를 참관하는 것도 실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과 현저히 다를 수 있지만, 레퍼런스가 사라진 현대 사회에선 다르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부 젊은이들은 기도와 교제 등 교회에서 이뤄지는 다른 모든 활동도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기세다.

얼마나 많은 교인이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와 교제는 이런 것'이라는 분명한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을까? 교인들이 오감을 통해 분명한 레퍼런스를 갖도록 하는 교회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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