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의 기쁨을 이웃과 함께
작성 : 2019년 11월 15일(금) 00:00 가+가-
얼마 전 어떤 프렌차이즈 카페에 갔다. 11월 초순이라 성탄절은 아직 두 달이나 남았는데 벌써 캐롤을 틀고 분위기가 물씬 나도록 장식을 해 놓았다. 성탄절은 그들이 손님들의 흥을 돋우어 물건을 팔기에 더없이 좋은 시즌이라 일찍부터 성탄절을 장사에 이용한다.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성탄절 만큼은 기분이 들뜬다. 즐거운 일이 생길 것만 같다. 교회에 나가본 적이 없던 사람들도 이 때만은 교회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럴 때 이웃들을 초청하여 함께 성탄의 기쁨을 나누는 즐거운 행사를 가지면 어떨까?

요즘 사람들은 문화적인 콘텐츠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품위 있게 디저트를 먹기 위해,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 카페를 찾는 것이 젊은이들의 취향이다. 그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면서 예수님을 소개해 준다면 얼마나 멋질까? 필자의 교회에서는 성탄절 아침에 이웃들을 초청하여 음악회를 한다. 주로 찬양대가 유명한 성가곡을 준비하는데, 하프나 하프시코드 같은, 좀처럼 볼 기회가 없는 특별한 악기들을 초청하여 멋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때로는 핸드챠임을 여러 성도들이 오랫동안 연습해서 연주하기도 한다. 설교는 짧게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음악 연주에 할애한다.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나 헨델의 메시야 등 성탄절과 관계 있는 유명한 고전음악을 연주하는데, 웬만한 연주회 버금가는 수준으로 음악예배를 드린다. 물론 음악적인 자원이 넉넉치 못한 교회에서는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 주민들과 어울리도록, 그들이 친근히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음악과 악기들을 준비할 수도 있다. 쉬운 성탄 캐롤들을 매들리로 연주하거나 함께 부르는 것도 좋다. 어쨌든 교인들이 사랑으로 준비하고 손님들을 따뜻하게 환영하여 맞이할 수 있다면, 이웃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행사를 위해서는 한달 전부터 준비를 한다. 첫째 주간에는 성도들은 기도하면서 각자가 초청할 가족이나 이웃들을 마음 속에 정한다. 둘째 주간에는 그들의 이름을 써내고 교회는 함께 모여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예배 때에는 목사님이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해 주신다. 셋째 주간에는 성탄카드로 초대장을 예쁘게 만들어 성탄 축하의 글과 함께 초대할 사람에게 미리 전하여 성탄음악예배에 참여하도록 일정을 잡게 한다. 그리고 성도들은 각자 초대한 사람들과 미리 만나 차 한잔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주간도 계획한다. 마지막 주간에는 그들을 위한 성탄 케익을 준비하여 전달한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가족들 생일에 축하 케익을 자르는 일은 있어도, 성탄절에 케익을 자르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런데 이번 성탄절 이브에는 교회에서 준비해 준 케익을 가지고 가족끼리 즐거운 파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튿날 성탄절 아침에는 교회당에서 열리는 음악예배에 참석하는 것이다. 평소에는 교회 오기를 꺼리는 이웃이라도, 이 날만은 한번 교회에 가보고 싶다. 나를 생각해주고 초대해 준 성도가 고마워서라도 나오면 감동 있는 날이 된다.

예수님은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로 이 세상에 오셨지만 교회와 성도는 예수님을 교회 안에만 가두어두고 자기들만 즐기지 않는가? 예수님을 세상 사람들 속에 못 들어가시게 하고 있지는 않는가? 올해는 주님을 세상 사람들 속에 들어가시도록 허락해 드리자. 카드에 담아 예수님을 전하고, 케익에 담아 이웃에게 소개하고, 음악에 담아 세상 사람들과 함께 나누자. 예수님이 그들 가운데서도 탄생하실 수 있도록.

황영태 목사/안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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