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로 인한 부정함(레 1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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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19년 11월 01일(금) 00:00 가+가-
레위기 15장은 몸에서 고름이나 정액이나 피가 나오는 유출로 사람이 부정해지는 경우를 다룬다. 정결법에서 사람이 부정해지는 것은 죄와 상관없고, 생명을 담고 있는 액체가 몸에서 나와 죽음에 노출되는 위험을 겪을 때이다. 먼저 몸에서 고름이 나오면 사람은 부정하다. 고름이 나오는 사람만 부정하지 않고, 부정함이 전염된다. 고름을 흘리는 남자가 눕는 자리, 앉는 자리가 부정하고, 부정한 사람의 잠자리에 닿는 사람과 고름을 흘리는 사람이 뱉은 침에 닿은 사람도 부정해진다. 부정한 사람이 앉는 안장도 부정하고, 접촉한 모든 것이 부정하다. 고름을 흘리는 남자가 만진 오지그릇은 깨뜨리고, 나무그릇은 물로 씻어야 한다. 부정한 사람에 접촉한 사람은 옷을 빨고 몸을 씻어야 한다. 옷을 빨고 몸을 씻어야 한다는 표현이 10번이나 나와서(5, 6, 7, 9, 10, 11, 13, 16~18), 정결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름을 흘려서 부정한 사람이 일주일 동안 기다려 고름이 멈추면, 산비둘기 두 마리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제사장에게 주어 하나는 속죄제물, 하나는 번제물로 드린다. 속죄제를 드리는 이유는 부정함에서 정결함으로 넘어갈 때, 정결제사의 의미로 드리는 것이다. 정액을 흘리는 남자도 부정한데, 정액이 묻은 옷과 가죽이 부정하기에 빨아야 한다. 성관계를 맺은 사람은 하루 동안 부정하다. 몸에서 정액이 나오면 생명력을 잃는 것으로 생각해서 부정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성경은 성과 예배를 엄격히 구분한다. 성을 종교적으로 미화하는 것을 거부한다. 가나안 신화에는 성행위를 통해 풍요를 얻는 것으로 묘사하는 내용이 있다. 성경은 성에 대하여 두 가지를 말하는데, 생육하고 번성하기 위해 성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성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분명하게 말한다. 설정은 생명을 쏟아내는 것을 뜻하는데, 이것은 성이 무분별해서는 안 되며, 하나님의 생명의 가치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을 강조한다. 새번역과 공동번역은 2~12절을 성기에서 고름이 나오는 것으로 번역하여 성병을 뜻한다. 모든 쾌락을 하나님의 질서 안에 제한해야 하는 가르침을 준다. 피를 흘리는 여자도 생명을 잃기에 부정하다. 월경하는 경우에는 7일 동안 부정하다. 부정한 여자의 몸에 닿은 남자도 하루 동안 부정하고, 생리하는 여자가 눕는 자리, 앉은 자리도 부정하며, 부정한 여자와 동침하는 남자도 7일 동안 부정하고 남자가 눕는 잠자리도 부정하다.

창세기 31장에서 야곱이 라반의 집을 떠날 때, 라헬이 드라빔을 훔쳐 나온다. 자기가 탄 낙타 안장 아래에 넣고 그 위에 앉는다. 드라빔이 없어진 것을 알고 쫓아온 아버지에게 라헬은 생리 중이라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창세기는 당시 사람들이 신상으로 모신 드라빔을 엉덩이로 깔고 앉은 것을 넘어 생리하는 여자가 깔고 앉았다고 말하며 드라빔을 조롱한다. 사무엘하 11장에서 다윗은 밧새바가 부정한 기간이 지나자 밧새바를 범하는데, 생리가 끝난 것을 말한다. 유출에 대한 정결법을 알아야 예수님이 생명과 죽음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도 이해할 수 있다. 마가복음 5장에는 12년 동안 혈루증을 앓는 여자가 나온다. 이 여자는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대면 나을 것으로 생각해서, 그렇게 한다. 예수님이 능력이 빠져 나간 것을 아시자, 여자가 고백한다. 예수님은 여자의 믿음이 여자를 구원하였다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예수님이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신 이야기가 혈루증 앓는 여자를 고치신 이야기를 감싼다. 야이로의 딸이 죽어가니 빨리 함께 가서 안수해 달라고 부탁하며, 회당장이 예수님 발 아래 엎드려 간구한다. 딸이 죽는 긴급한 상황에 혈루증을 앓는 여자가 방해한다. 결국 혈루증 앓는 여자를 고친 이야기 다음에 야이로의 딸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혈루증을 앓는 여자는 큰 원망의 소리를 듣게 된 상황이다. 그런데 야이로의 집을 가신 예수님은 딸이 죽지 않고, 자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죽은 소녀의 손목을 잡고 "소녀야, 일어나라." "달리다굼"이라고 예수님이 외치시자 소녀가 살아난다. 예수님은 소녀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라고 사람들에게 말씀하신다. 능력을 과시하지 않으시고, 먹을 것을 가져다주라고 다정하게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두 번이나 레위기의 정결법을 어기셨다. 혈루증을 앓는 여자의 몸에 닿았기 때문에 정결법에 따르면 예수님도 부정해 지신 것이다. 더 나아가 시체를 만지신 것은 고의적으로 법을 어기신 행위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시고, 율법의 본뜻을 이해하시고 실천하셨다. 하나님의 율법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레위기의 정결법을 알아야 예수님의 구원과 치유 사역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은 사람이 거룩한 삶을 살기 원하시는데, 거룩한 삶은 건강한 삶을 통해 가능하다. 여기서는 단지 사람의 몸과 마음의 건강에 대한 가르침만을 주지 않는다. 거룩하신 하나님 곁에 있는 백성이 거룩해야 하기에 백성이 부정함에서 떠나야 한다. 본문은 성에 대한 가르침도 준다. 정액을 흘려야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지만, 동시에 부정해진다는 가르침이 역설적이다. 이것은 사람의 몸과 성이 가지고 있는 존엄성을 말한다. 성이 상품화되고, 산업화된 오늘날, 하나님이 외모를 보지 않고 마음을 보신다는 말씀이 절실하게 와 닿는다(삼상 16:7).

김선종 교수/호남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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