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지지자와 사회 변혁자 역할 감당해야"
제104회 총회 주제해설 ④사회 심리학적 측면에서 본 교회의 사회적 성숙성
작성 : 2019년 10월 24일(목) 15:14 가+가-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의 역사의 순간마다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사회 구석구석에 중요한 영향력을 끼쳐 왔다.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가 힘들어할 때 신성한 안식처로서 아픔을 담아 주고, 서러움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먼저 가치를 제공하거나 사회를 이끌어 가기는커녕 사회가 정한 도덕적 기준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으며, 사회가 오히려 교회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원래 교회가 종교적 권위를 가지면 인간적 권위를 넘어서는 신비감이 더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교회와 그 안의 지도자들은 자기애적 성향에 도취되기 쉽다. 교회의 기관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려고 투쟁하는 모습들, 각 교회의 요구와 필요가 우선시 되고 지역 사회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모르쇠 하는 모습들이 이런 자기애적 성향이라고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숙한 교회는 우선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다. 공감은 타인의 감정에 들어가는 행위이다. 혹은 타인의 고통에 들어가는 행위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인류의 고통에 동참하였듯이, 교회도 자신의 이익이나 욕구에 매몰되지 말고 십자가의 사건처럼 사회의 아픔과 한국 사람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그 아픔에 희망과 위로의 소리를 전할 필요가 있다.

한국 기독교는 한국 사회의 변화의 순간에 항상 앞장서서 사회적 변혁자로서 기능을 하였다. 한국 사회에 정당한 기준을 제공해 주고 도덕적 투명성을 가지도록 하려면 먼저 한국 교회가 자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법적 장치들이 정교하게 갖추어질 필요가 있다. 우선 교회가 먼저 도덕적 성숙성을 가지고 자율적인 판단과 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을 분명히 알 때 다른 사람을 알 수 있고, 혼돈된 가치관 속에서 분명한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하고 진정으로 타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성숙성이 형성된다. 자신의 자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해도 진정한 대화가 될 수 없다. 교회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설정하고 자신의 기능과 사회에서의 위치를 분명히 할 때, 다양한 문화와 대화할 수 있고 균형감 있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같이 담아 주고 안아 주는 공간이 필요하다. 교회는 담아 주는 기능으로 한국 사회의 외로움, 고통, 고립감, 절망, 분노를 담아 주는 용기가 될 필요가 있다. 교회는 우선 교회 내에서 치유적인 역할로, 가족 공동체, 마을 공동체의 붕괴로 인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치유 받을 수 있는,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인 위기나 재난이 닥쳤을 때 교회는 공감의 자세로 그 아픔에 동참하여 임재의 목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답을 제시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전에 우선 사회의 아픔에 같이하는 겸손한 자세로 사회적 성숙성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사회 변혁자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교회 내부의 도덕적 가치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면 사회 변혁자로서 예언자적 기능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교회 내에 산적한 여러 가지 불합리한 부분들에 대해서 사회보다 먼저 앞서가는 기준들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는 담아 주는 공간으로서 성도들에게 위안과 평안을 제공해 주고, 사회의 양극화 현상과 재난의 현장에서 위로와 희망의 소리를 전함으로 사회적 성숙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 변혁자로서 권위적 가르침과 도덕적 기준을 제공하기 위해 먼저 한국교회 도덕적 성숙성을 달성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자정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는 사회적 변혁자로서 사회적 성숙성을 촉진하는 기관의 역할을 할 것이다. 현시대가 한국교회의 위기라고 많이 언급하는데, 우리는 위기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 사회적인 영향력을 건강하게 끼칠 때 부흥을 이루었다. 한국 사회는 통일의 과제, 경제적 성장의 후유증, 양극화, 환경 문제 등에 직면하여 미세먼지가 앞을 가리듯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다. 이러한 불안한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공감을 통하여 안아 주는 공동체로서 정서적 지지자와 사회 변혁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곳곳에 필요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목소리를 모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유영권 교수(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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