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너희는 충분히 빛날 가치가 있어"
자카르다 도시빈민사역으로 기독교 리더 키워내는 해피센터
작성 : 2019년 10월 22일(화) 07:48 가+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 최은숙 기자】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맥킨지는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2030년이면 독일과 영국 GDP 규모를 넘어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고, '유엔미래보고서'는 2055년 인도네시아가 세계 4위 경제대국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렇듯 인도네시아의 '장미빛 미래'는 마천루가 숲을 이루고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대형 쇼핑몰, 도로를 꽉 채운 고급 차량들만으로도 짐작케 했다. 그러나 최고 부호 4명이 하위 1억명이 부를 독점하고 있을 만큼 세계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인도네시아에는 여전히 배고픔이 두려운 이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부자가 될 수 없기에 미래도 없고 섣부른 희망도 품지않는 무기력한 사람들. 당장 눈 앞의 밥 한끼가 아쉬운 이들은 가난을 운명처럼 짊어지며 감옥 같은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본보와 기아대책(회장:유원식)이 함께하는 '한 생명살리기'캠페인을 위해 연제국 목사(주중교회)와 기아대책 부회장 전응림 목사, 기아대책 충청본부장 박희진 목사와 함께 인도네시아 말랑에 이어 수도 자카르타를 찾았다. 이곳에는 기대봉사단 최원금 이현주 선교사 부부가 도시 빈민 사역 '해피센터'를 운영중이다. 최 선교사 부부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슬럼'을 형성해 살아가는 빈민들에게 '떡'과 '복음'을 나누고 있다.

#해피센터의 하루

해피센터의 시작은 700여 명의 자카르다 빈민들과 나눌 도시락 만들기로 시작한다. 지난 9일 자카르타에 도착해 바로 다음날 오전 8시부터 연제국 목사(주중교회)와 일행들도 도시락 만들기에 동참했다.

최원금 이현주 선교사를 주축으로 2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초대형 밥솥 4개에 3차례에 걸쳐 밥을 짓고 80마리의 닭을 손질한다. 에어컨을 가장 낮은 온도에 맞추고 선풍기가 돌아가는데도 수십 개의 가스불 열기에 온도는 더 높아지기만 했다.

이렇게 고소하게 튀겨진 닭과 밥을 도시락 용기 700여 개에 일일이 정리해 담아내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네시간 남짓. 완성된 도시락을 나누기 전에 봉사자들이 식탁에 앉아 시식을 한다. "왕이 식사하기 전 먼저 음식을 먹고 독이 있는지를 판별하던 기미상궁의 역할이라고 할까요"라고 말하는 이현주 선교사는 "빈민들의 환경이 워낙 비위생적이라서 식중독에 자주 걸리는데 치료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면서 "음식을 나누기 전 이상이 없는지 우리가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닭을 손질한 것도 채소를 썰어본 적도 처음"이라는 연제국 목사는 "몸은 힘들지만 이 음식을 나눌 이들을 생각하면 기쁜 마음 뿐"이라면서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음식보다 귀하고 맛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해피센터는 일주일에 3번 6개 빈민지역에서 2500여 명에게 도시락을 나눈다. 아무리 일을 해도 가족의 한 끼 식사도 제대로 충당하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의 힘겨운 삶에 따뜻한 '밥 한끼'의 나눔은 생명이 되고 희망이 된다.

#쓰레기더미에서도 꿈을 키워라

700여 개의 도시락과 라면, 과자와 음료를 싣고 찾아간 곳은 '최악의 환경'. "이 곳에서 사람이 살 수 있을까?" 묻고 또 묻게 된다.

돌다리 밑에서 얇은 나무 판자를 겹겹이 쌓아 집을 만들어 살아가는 이들. 쓰레기 집합장에서 수상가옥처럼 말뚝을 박아 집을 짓고 사는 이들. 기차길 옆으로 바짝 붙어 있는 집들은 곧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인다.

성인 한 사람이 눕기도 힘들 만큼 좁고 천장이 낮아 허리를 곧게 세울 수 도 없는 곳, 각종 질병과 모기에 노출되어 있고 매연과 먼지로 아이들은 계속 기침을 했다. 더러운 물을 마시고 피부병을 앓는 사람들. 온갖 범죄와 위협이 도사리는 이 곳에서 아이들은 태어나 자라고 다시 또 가난을 맞닥뜨리는 운명을 맞는다.

도시락을 실은 차량이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이 저 멀리서도 맨발로 뛰어온다.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상자를 낑낑 거리면서 신나게 들고 간다. 혹여나 도시락을 받지 못할까 발을 동동 거리면서도 즐겁고 신나는 시간. 도시락을 품에 안고 가면서 "뜨리마 까시(감사합니다)"인사를 하는 아이들. 이 아이들의 가난은 언제쯤 끊어질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6개의 빈민학교, 영적 리더를 길러낸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최원금 이현주 선교사는 지난 2009년부터 빈민지역에 학교를 세우기 시작했다. 딴중뿌리옥 무아라까랑 등 빈민지역 6곳의 학교에서 250여 명이 수업을 받는다. 최 선교사는 "아이들이 가난을 끊고 도움 받는 사람에서 다시 다른 사람을 돕게 만드는 사역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학교에는 아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신학대학교를 졸업한 교사 20여 명이 헌신하고 있다. 교사들은 고등학교 졸업생보다 수입이 더 낮지만 모두 특별한 사명감으로 일한다. 빈민학교는 기아대책 후원금을 재정으로 무료로 운영되고 기독교 교육을 중심으로 한다. 이 가운데서도 해마다 46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학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격려한다. 주일이면 학교에서 예배와 성경암송, 믿음의 공동체 훈련을 통해 복음을 전한다. 80% 이상이 모슬렘이지만 자녀를 위해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암송하는 부모들이 꽤 많다고.

"어둠 속에서 예수님을 알게 된 아이들이 비전과 희망을 갖게 된다"는 박희진 본부장은 "후원자가 없이는 이 아이들이 부모와 같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면서 "원석인 아이들이 후원자의 관심과 기도를 통해 깍고 다듬어져 아름다운 보석으로 다시 태어나는 역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후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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