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수습안 통과...그 후
[ 기자수첩 ]
작성 : 2019년 10월 01일(화) 13:22 가+가-
제104회 총회가 지난 26일 폐회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교단 개혁을 위한 유의미한 결정들도 많았지만 지금 한국교회의 성도들과 일반인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예장 통합이 명성교회의 목회지 대물림을 인정해주었다는 한 가지 사실뿐인 것 같다.

이번 총회 후 일반 교인들의 의견을 살피기 위해 SNS를 훑어보니 '근조 예장 통합 총회', '예장 통합, 김하나 목사 1년 3개월 휴가 주기로 결정', '명성교회는 살고 한국교회는 죽을 것' 등 뼈아픈 비판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이 말들은 모두 기독교인들의 계정에서 본 것들이다.

폐회를 앞두고 본교단은 제104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현 시국에 대한 선언'도 채택하고 선포했지만 일부 총대들마저 "사회를 걱정케하는 교회가 시국 선언을 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자조적 비판의 소리가 있을 정도다.

또한, 수습안은 교단 헌법을 초월해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총회는 이에 대한 부담도 안게 됐고, 차후 목회지 대물림을 하려는 다른 교회의 시도가 있을 경우 이를 말릴 수 있는 근거도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 건으로 수년간 교단은 양쪽으로 갈라져 분열되고, 사회 언론에서는 부정적인 뉴스가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무리하게라도 수습안을 마련하려 했던 총회 지도층의 생각도 분명 교단 총회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교단을 대표하는 총대들도 명성교회 수습안을 7인 위원회가 연구·보고해 토론 없이 결정해 논란을 종결하자는 것에 재석 1142표 중 1011명이 찬성하고, 수습안 표결시 재석 1204명 중 920명이 찬성한 것은 이 문제를 더 이상 끌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갑질과 특권에 분노하고 '공정'과 '평등'을 시대정신으로 갖는 이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 수습안은 분명히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했다. 이 점은 유무선에서 들리는 수많은 탄식과 비판으로도 체감된다.

이번 회기 총회의 핵심어는 '복음'과 '개혁'이다. 과거 믿음의 선배들은 복음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개혁에 목숨을 걸었었다.

공정이란 무엇인가? 개혁이란 무엇인가?

교회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위로를 받지 못해 가나안 교인이 200만명이나 되는 이 시대에 총회는, 그리고 명성교회는 이 질문들에 어떠한 응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부디 총회와 명성교회가 이 무겁고 두려운 질문 앞에 올바른 응답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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