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스런 첫 제사(레 9:1-24)
작성 : 2019년 09월 20일(금) 00:00 가+가-
레위기 8장에서 제사장 임직식을 거행한 다음에 9장에는 제사장으로 임직한 아론과 아론의 자손이 첫 제사를 드리는 영광스런 장면이 나온다. 처음으로 드릴 제사를 준비하는 장면이 나오고 나서(1~6), 제사를 드리는 모습(7~21), 마지막으로 제사를 받으신 하나님의 반응과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놀라는 백성의 모습이 그려진다(22~24).

1절을 보면 여덟째 날에 모세가 아론과 아론의 아들들과 이스라엘 장로들을 부른다. 여덟째 날에 부르는 이유는 일주일 동안 제사장 임직식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숫자 8은 성경에서 새로운 시작과 연관되는 경우가 있다(레 14:10, 25:22, 눅 1:59). 2~4절에서는 모세가 아론과 아론의 아들들과 이스라엘 원로들에게 지시하는 말이 나온다. 아론을 위해서는 속죄제를 위한 흠 없는 송아지와 번제를 위한 흠 없는 숫양을 가져오라고 말한다(2). 이스라엘 자손을 위해서는 속죄제를 위한 숫염소, 번제를 위한 1년 되고 흠 없는 송아지와 어린 양, 화목제를 위하여 수소와 숫양, 기름 섞은 소제물을 가져와야 한다(3~4). 그리고 모세는 아론이 하나님이 명령하신 대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면 야웨의 영광이 나타나실 것이라고 말한다(4, 6). 나중에 23~24절을 보면 제사를 드린 다음에 실제로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다. 7~21절에서는 아론을 위한 속죄제(7~11), 아론을 위한 번제(12~14), 백성을 위한 속죄제, 번제, 화목제, 소제(15~21)를 드리는 모습이 나온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 제사를 집전하는 사람이 먼저 자신을 속죄하고 나서, 백성을 위한 제사를 집전해야 하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거룩한 제사를 드린 다음에 아론이 축도함으로써 속죄제와 번제와 화목제를 마친다(22). 아론의 축복문은 민수기 6장 24~26절에 나온다. 아론이 축복한 다음에 야웨의 영광이 나타나게 된다. 야웨의 영광은 불이 나와서 번제물과 기름을 사르는 것으로 드러난다(23~24). 이것을 본 백성은 소리 지르며 땅에 엎드리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은 환희의 외침을 뜻한다. 그야말로 첫 제사의 위엄과 감격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 제사장으로 세워진 아론이 드린 첫 제사는 이처럼 하나님의 영광으로 가득 찬 제사였다.

먼저 여기에서 본문이 교회 지도자의 중요성에 대해 주는 가르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레위기 9장은 제사 집전에 대한 15구절 가운데, 반이 조금 넘는 8구절을 아론의 제사장을 위한 속죄제와 번제에 할애한다. 그 정도로 제사장이 백성을 위한 제사를 드리기 전에, 먼저 자신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한 사실을 강조한다. 속죄제 규정은 사람이 같은 잘못을 저지를지라도 제사장과 평민이 드리는 속죄제물이 다른 점에서 하나님은 지도자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물으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4:3). 하나님은 하나님의 종에게 충성을 요구하신다(고전 4:2).

다음으로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가르침이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현존, 하나님의 거룩함을 가리킨다. 아론이 제사장으로 세워진 다음에 드린 첫 제사에 참여한 백성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하나님의 영광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께 예배하는 이유는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기 위한 것이고, 예배하는 사람은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맛본다. 하나님이 백성의 삶을 압도하셔서, 그동안 세상의 기준에 따라 살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의 임재를 맛보는 것은 어떤 신비한 현상이나 특별한 체험에 따른 것만이 아니다. 참된 신앙인은 평범한 일상의 삶과 예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다. 그것은 신앙인의 삶의 기준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른 것이다. 바울은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고 말한다. 이것은 먹고 마시는 문제에서도, 무엇을 먹을 수 있는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이 바로 하나님께 영광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일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가, 사람을 기쁘게 하는가이다. 그리스도인은 매주 드리는 예배를 통해서 아론이 드린 첫 제사 때 경험한 하나님의 영광을 체험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그리스도인의 삶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처럼 하나님의 영광은 그리스도인이 예배함으로써 드러난다. 그런데 그것은 '하나님이 명령하신 대로' 예배함으로써 가능하다. 레위기 8장에서 제사장을 세울 때 일곱 번이나 반복된 표현이 "야웨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했다"였는데(8:4, 9. 13, 17, 21, 29, 36), 이 표현은 9장에도 세 번 나온다(7, 10, 21). 이것은 그리스도인이 평생 예배하는 삶 가운데 그 예배가 자신을 만족시키는 예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말한다. 예배를 통해 과거의 잘못된 나를 변화시켜, 결과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음 호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이 명령하신 대로 제사를 집전하지 않아 제사장이 즉사하는 사건이 영광스런 첫 제사 뒤에 발생한다.

김선종 교수/호남신대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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