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과 매뉴얼
작성 : 2019년 09월 10일(화) 15:45 가+가-
상설위원회인 총회 고시위원회가 사정 결과를 뒤집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7월 전체회의에서 합격예정자에 포함했던 2인을 지난 5일 다시 열린 전체회의에서 불합격 처리한 것이다.

보통 상설부서와 위원회의 결의사항은 해당 부서의 의견을 존중해 통과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2019년도 목사고시합격예정자 명단이 총회 임원회에 보고되는 중에 '동성애옹호자가 포함됐다'는 문제가 지적됐고, 조사를 위해 꾸려진 5인 위원회가 동성애대책위원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성애 옹호자로 확인된다'고 보고해, 합격결과를 재론하게 됐다.

논란이 된 두 응시생은 자필답변서, 심층면접 등을 통해 "소외된 자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품고 싶었을 뿐,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지지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지만 고시위원들이 갖고 있는 의구심을 지우지는 못했다. 지금까지의 행동과 발언이 미숙해 생긴 오해라 할지라도 근신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위원들의 생각이었다.

두 응시생을 추천한 서울강남노회도 지금까지 노회가 엄정히 살펴본 결과 "이들은 동성애 옹호자가 아니며, 합격시켜준다면 노회의 책임 하에 6개월 간 교육하고 지도하여 목사임직에 합당하도록 이끌며 모든 문제를 불식시키고 임직토록 지도하겠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위원들은 최소 1년간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두 응시생의 불합격은 면접과목이 과락으로 처리된 것으로, 내년 목사고시에서 면접만 통과하면 된다.

어쨌든 이번 총회 고시위원회의 결정은 교단이 동성애 사상의 내부 침투를 막기 위한 그물망을 촘촘히 짜가는 가운데, 실제로 제동을 건 첫 사례가 됐다. 현재 교단은 동성애자이거나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람은 교회 지도자로 세울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 교단 헌법은 물론 신학교 정관에 삽입해 제한하고 있으며, 목사고시 응시를 막는 고시조례 개정안이 이번 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최근 5년 동안 총회는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세 차례 발표한 바 있지만, 그리스도의 사랑과 변화의 대상으로 규정한 동성애자를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신학적 접근과 연구는 뚜렷하게 제시된 것이 없다.

우선 제도와 규정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다. 동성애에 대한 교단의 바른 신학이 정립돼야 하고, 이를 목회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적이고 선교적인 차원의 접근이 좀더 면밀하게 연구돼야 한다. 또한 이러한 연구를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까도 고민해야 한다. '적발'의 차원에서 머물고 있는 동성애 대책에 보다 폭 넓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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