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돌쩌귀를 꿈꾸는 교회
[ 우리교회 ]
작성 : 2019년 09월 09일(월) 07:11 가+가-
서울서북노회 증산제일교회
 전통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묶이지 않고, 시대의 변화와 문화에 민감하지만 동화되지는 않는다. 전통적이지만 현대적인 교회, 그래서 교인들이 '활력'이 넘치는 교회. 서울서북노회 증산제일교회(정경환 목사 시무)가 그렇다.
 지난 2012년 부임한 정경환 목사는 "말씀의 은혜가 없이는 교회의 예배와 봉사 선교 등 모든 사역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한다"면서 "말씀이 기쁨이 되고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기도할 때 예배와 전도가 살아나고 그 안에서 선교의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목사가 "목회의 출발점은 말씀과 기도"이며 "성도들이 말씀에 은혜받지 못한다면 양에 대한 직무유기"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이유다.

 '말씀가 기도'가 토대가 되는 교회
 부임 후 가장 먼저 교회에 기도실을 만든 것도 그 일환이다. 교회에 '숨어있는' 공간을 찾아냈고 '두드림 기도실'을 만들었다. 교역자들은 매일 같은 시간 나라와 민족, 성도들의 가정을 위해 기도한다. 교인들에게는 예약제로 운영하며 편안하고 안전하게 기도 할 수 있게 했다. '목회의 시작은 기도와 말씀을 토대 위에'라는 정 목사의 신념과 비전이 담긴 첫 번째 실천이었다.
 증산제일교회는 '특별'새벽기도회가 없다. 주일을 제외하고 새벽기도 인도는 담임목사가 전담한다. 정 목사 스스로도 "새벽에 기도할 때 하나님이 통찰력을 주신다"고 고백하면서 "말씀으로 새벽을 사는 것이 일상이 된 교회"라고 했다. 그렇다고 '절대' 교인들에게 '새벽기도'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대신 성도들의 '자발성'인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 배려하고 공감하는 '관계성'에 집중한다.
 
 '관계'하는 것이 즐거운 교회
 전 세대가 어우러져 '선교하는 교회' '지역의 이웃이 되는 교회'를 지향하는 증산제일교회가 '교인들이 행복한 교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는 이유다.
 정경환 목사는 "우리 교회는 함께하는 것을 즐기는 교회"라고 말한다. 그는 교인들을 '식구'라고 부른다. 식구란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뜻하는 데 실제로도 교인들은 '함께 먹고 마시기를' 즐긴다.
 오는 추석에는 남선교회 회원들이 자녀들의 부담을 덜어주자며 함께 여행을 계획했다. 이 뿐만 아니다. 평소에도 교인들이 준비하고 기획한 다양한 행사에 교역자들을 초청한다. 오는 10월 19일에 정 목사는 교인들이 설악산에 가자고 제안해 동행하기로 했다. "교인들과 함께 하는 건 늘 좋은 일"이라는 정 목사는, 본인의 생일에는 교인들과 수박을 '쏘고' 명절에는 밤과 대추 땅콩 등을 함께 먹는다. 담임목사가 교회학교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쏘는' 날도 있다. 함께 하는 것이 즐거운 교회, 증산제일교회가 그렇다.
 "누가 선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시스템이나 물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정 목사는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곳에 함께 갈 수 있는 것은 '좋은 관계'가 아니면 할 수 없다"면서 "요즘처럼 바쁜 현대사회에서 교인들이 전교인수련회(한마음수련회)를 얼마나 기다리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증산제일교회는 한국교회에'원로목사와 후임목사의 건강한 모델'이 되기도 한다. 조천기 원로목사는 원로 취임 후 매주 교회에 출석해 함께 예배드리면서도 일체 후임목사의 사역에 간섭하지 않는다. 정경환 목사는 "목사님께서 건강하게 함께 예배 드리는 것이 행복이고 축복"이라며 "우리교회의 자랑"이라고 말한다.
 
 '선교하는 교회'
 수많은 교회의 사역 중에서도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선교다. 증산제일교회는 '선교하는 교회'다. 지난 2015년 캄보디아 선교 이후 격년으로 진행되는 비전트립은 교인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캄보디아 경우는 16살 중학생부터 70살 장로님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했다"는 정 목사는 "대신 최대 인원 20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선교교육재단 비전트립위원장이기도 하고 총회세계선교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정 목사는 "비전트립은 적극적으로 선교현장을 도와 선교사의 사역이 안정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돕고 참가자들의 신앙 증대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선교를 앞두고 철저한 전략을 세우고 교인들을 교육한다. 그래서일까. 교인들의 '선교사랑'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해외선교를 가지 않는 해에는 국내선교에 집중하는 데 지난해는 새가족으로 등록한 '중국집 사장님'과 교인들이 점심에 교인들을 대상으로 자장면을 먹고, 자장면 소스를 판매해 선교비를 마련했다. 이후 교인들은 김포의 해병대를 찾아가 300여 명의 장병들에게 직접 자장면을 만들어 전했다. 간식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수제 닭강정과 유명 브랜드의 아이스크림까지 정성스러운 준비에 군인들도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
 그 밖에도 '북한말 성경 지원' '북한 어린이 내복 지원' '시리아 난민을 위한 수로개선 사업' '미얀마 쌋산마을 및 케냐 은고메니 초등학교 우물' '미얀마 의료차량 지원' '동아프리카 남수단 북톤즈지역 긴급 영양지원' '시리아 난민 긴급 구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마을의 이웃을 자처하는 교회'
 과거 문화센터를 운영했던 교회는 당시 무용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지역 청소년들에게 개방한다. 사방이 거울로 쌓여있는 무용실인데 공연 발표회 연습을 하기게 적격인 곳이다. 지역의 중·고등학생들이 학교 발표회나 동아리 행사를 준비할 때 시간과 목적만 미리 공지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교회 입구에는 다양한 화분들이 가득한데 이 또한 교회 앞을 오고가는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어 준비했다. 선물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도 아니다. 마음에 들면 '그냥' 가져가면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명을 돌보듯이 식물들을 옮겨 심고 물도 준다"는 정 목사는 "그 마음을 이웃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는 이웃이 되고 그들의 가족이 되어야 한다"는 정 목사는 해마다 추석 명절이면 폐지를 줍는 이웃을 격려하는 '열두바구니'사역부터 결식아동을 돕는 '사랑의 도시락', 쌀 10kg 100가마니를, 겨울에는 연탄 등을 지역의 차상위계층에게 전달한다.
 
 '창립 45주년을 맞이하며'
 내년이면 창립 45주년을 맞는 교회는 한국교회의 돌쩌귀가 되고 싶다. 돌쩌귀란 한옥문을 지지해주는 경첩의 일종으로 문짝과 문설주를 연결한다. 돌쩌귀를 축으로 문이 열고 닫히듯 증산제일교회도 지역주민과 구원의 문을 연결하는 돌쩌귀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때문에 거창한 행사보다 새 일꾼을 세우고, 선교하는 교회답게 선교사 파송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지역의 새 아파트에 입주할 이웃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그들에게 '건강한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오늘도 말씀과 기도로 준비 중이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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