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언덕을 넘어 내일의 비전을 품고 나갑시다
작성 : 2019년 09월 03일(화) 09:53 가+가-
필자가 신학을 공부할 때는 설교학, 목회학, 예배학을 전공한 교수가 거의 없어서 주로 목회하는 현역 목사님들이 시간 강사로 강의를 하셨다. 이 분들도 대부분 초기 선교사들의 책을 번역하여 가르쳤고 거기에 더하여 자신의 목회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수업하였다. 신학이나 목회 이론은 부족했으나 열심히 기도하고 주석이나 설교집을 보면서 설교 준비를 하고 부지런히 심방하고 전도하여 교회를 많이 성장시켰다. 어렵사리 교회당을 건축하고, 또 힘을 모아 그 옆에 작지만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관도 지었다. 세월이 흘러 교회 차량도 구입하고 조금 더 힘을 내어 해외로 선교사를 파송하기도 하고, 교회를 개척하기도 하였다.

그 시대의 목회자들은 이렇게 목회하는 것이 일종의 규격화된 과정이라고 인식하였다. 필자 자신도 과거 목회 여정을 돌아보니 과히 부동산업자나 건축업자처럼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그 당시 교회의 목회 환경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박한 문제였다. 목회자나 성도나 모두 힘든 일이었으나 한 마음으로 충성하고 헌금하여 오늘의 1000만 명 기독교 시대를 이루게 되었다. 그 당시는 '번영신학'이라는 단어조차 모르고 달렸다. 그저 한 생명을 살리고 교회를 부흥시키는 것이 사명이요 꿈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교회를 향해 들려오는 교회 안팎의 소리는 너무 냉정하고 아프게 만든다. 물론 그런 공격적 소리들에는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을 향한 희망 가운데 변화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정체불명의 자료로 공격하고 목회자의 위상을 짓밟고, 빗나간 혹평으로 인터넷과 신문을 채우고 심지어 교우들을 '개독교인'으로 평가절하하는 소리를 들으면 우리 모두 서글퍼진다.

가나안 교인의 증가, 교회를 향한 사회적 신뢰도의 하향곡선, 심심치 않게 불거지는 교회 헌금 횡령, 내부적으로 마이너스(다음세대와 재정), 기독교 영성의 쇠퇴, 신학교의 정원 미달, 기독교 연합기관의 분열, 교회 공동체에 스며드는 이단의 발호, 동성애 등 세속적 문화의 거친 물결은 자칫 교회의 나가가야 하는 방향성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교단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하며 교회적으로 종교개혁지 순례를 하며 분주하게 보냈다. 지금 돌아보면 자문을 한다. 그래서 총회적으로 교회적으로 과연 무엇이 달라졌고 우리의 신앙적 고백은 어떻게 새로워졌는가.

이제 교회와 총회는 달라져야 한다. 구습과 잘못된 관행과 자리만 보전하려는 기득권과 결별하고 비전을 품고 혁신으로 거듭나야 한다. 나무 가지와 줄기가 다 잘려나가도 남아 있는 그루터기가 새 생명의 줄기를 내고 나무의 존재 이유를 이어가는 것처럼, 하나님은 곳곳에 그 분이 거룩하게 사용하실 '남은 자'를 두셨다. 분열 왕국 이스라엘의 가장 어두웠던 시대에도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칠천 명이 남아 있듯이, 여전히 시대의 격랑 속에서도 생계 위해 살지 않고 사명 위해 사는 목회자들과 교회를 내 몸처럼 섬기는 귀한 평신도 일군들이 존재한다.

바벨론 70년 포로기간을 보내고 귀환하는 유대인들을 이끈 지도자는 스룹바벨, 에스라, 느헤미야였다. 특히 느헤미야는 '더 이상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자'(느 2:17)며 동기를 부여하고 온갖 방해에도 기도정신, 개척정신, 헝그리 정신, 연합정신으로 무너진 성벽을 중수하였다. 에스라는 말씀으로 다시 흥왕케 하였다. 지도자들은 회복되어질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비전을 품었다. 이제 우리들도 '더 이상 교회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도록 하자'는 결연한 의지로 개인, 교회, 노회, 총회를 생명의 말씀을 붙잡고 새롭게 하자. 반드시 하나님의 선한 손이 우리를 도우실 것이다. 오늘의 교회는 주님 주신 아름답고 거룩한 비전을 품고 나가야 한다.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 율법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잠 29:18)

우리가 현역의 옷을 벗기 전에 교회를 향한 세상의 염려를 불식시키고 하나님의 뜻을 새롭게 세운다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의 영광이 가득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들의 궁극적 비전이 아닌가!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시편 57:5)



김태영 부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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