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
작성 : 2019년 09월 06일(금) 00:00 가+가-
4·16 세월호 가족들과 목공을 하던 중에 작년에 뜻있는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뉴욕주의 메이플 릿지 부르더호프 공동체, 그리고 미국 동부지역의 세사모 회원들과 회우했다. 엄마들 중에는 국내든 외국이든 집을 떠난 것이 처음인 엄마도 있었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웃으면 웃는다고, 울면 운다고 마치 3년 상을 치르듯이 그렇게 숨죽여 살았다.

미국 뉴욕 공항에 도착하여 플러싱교회의 김정호 목사님이 우리를 반가이 맞이하며, 엄마 아빠들의 얼굴이 펴지기 시작했고, 모처럼 차 안에서 흉금없는 이야기를 한껏 나누며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렇게 큰 소리로 웃어보기는 처음이란다. 사람들이 가족들을 향해 얼마나 모진 말을 뱉어냈던가. '보험금 얼마나 탔어?' 지금까지도 한 발짝을 나가지 못한 진실규명은 언제나 이루어지려나 기다리는 세월호 가족들에게 사람들은 '이제 그만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얼마나 눈치보며 마음 졸이며 지냈을까? 필라델피아에 갔을 때, 그 곳 세사모 회원 중 한 분이 "웃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라"며 "밥알이 송곳이 되어 찌를지라도 잘 먹으시라, 그래야 끝까지 싸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말에 가족들이 위로를 받는다. 보스톤, 워싱톤, 뉴욕 가는 곳마다 끌어 안고, 눈물 지으며, 마치 자기 일처럼 아파했다.

브루더 호프 공동체 마지막날 남성합창단이 '길르앗의 향유'(렘 8:20~22)를 불러주었다. "'여름철이 다 지났는데도, 곡식을 거둘 때가 지났는데도, 우리는 아직 구출되지 못하였습니다.' 나의 백성, 나의 딸이, 채찍을 맞아 상하였기 때문에, 내 마음도 상처를 입는구나. 슬픔과 공포가 나를 사로잡는구나. '길르앗에는 유향이 떨어졌느냐? 그 곳에는 의사가 하나도 없느냐?' 어찌하여 나의 백성, 나의 딸의 병이 낫지 않는 것일까?" 왜 안산의 많은 교회들은 아이 잃어 죽어가는 엄마 아빠들을 품어주지 못했을까? 교회가 이들에게 어째서 세상의 기득권자들이 내뱉은 언어를 똑같이 반복했을까? 대부분의 세월호 가족들은 교회를 떠났다.

주일날 후러싱교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예배에 참석했다. 그런데 한 엄마가 밥상을 앞에 놓고 손을 모은다. 필자는 이때 기도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옆에 있던 엄마는 이전에는 독실한 크리스찬이었다고 한다. 3년 동안 목공소에서 한 번도 기도하는 것을, 교회에 다닌다는 내색을 하지 않던 엄마인데 공개적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아! 하나님의 계획은 따로 있었구나.' 세월호 엄마 아빠들을 위한 위로의 여행이었지만, 진짜 하나님의 계획은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은 것이다. 얼마나 기도하고 싶고, 신앙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찬양하고 싶었을까? 아멘! 할렐루야! 왜 우리는 그렇게 품지 못하고, 내뱉었을까? 우리는 교회인가?

안홍택 목사/고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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