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며, 기도하며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19년 09월 02일(월) 00:00 가+가-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하나님만 바란다는 것은 하나님만을 기다린다는 것이고 하나님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하나님을 앞세운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기다리고, 하나님을 앞세우는 우리의 행위가 무엇인가? 기도이다. 그래서 기도란 하나님을 기다리고, 하나님을 앞세우는 행위이다. 하나님보다 내가 먼저 나서지 않겠다. 하나님보다 내가 앞서지 않겠다. 이게 기도이다.

나를 사랑하사, 나를 찾아오신 하나님은 가장 크신 분이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가장 크시고 위대하신 하나님을 만난 그리스도인의 특징이 무엇인가? 자신을 아주 작게, 보잘 것 없게 여기는 것이다. 나 자신을 작게 여기고 보잘 것 없게 여기는 것은 자신을 가치 없게 여기고 쓸모없게 여긴다는 뜻이 아니다. 하나님을 만나고 보니, 하나님이 너무 크시고, 정말 대단하시기에, 하나님 앞에 내 자신이 너무 작고, 초라하고 보잘 것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 앞에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을 작게 여기고, 초라하게 여길수록, 가장 위대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기다리게 되고 앞세우게 된다. 하나님 앞에 나를 작게 여길수록 하나님보다 먼저 나서지 않고, 또 하나님보다 앞서지도 않는다. 오직 하나님만 잠잠히 바라게 된다.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게 된다.

내가 힘이 있다. 내 재주가 있다. 내 인맥이 굉장하다. 내 지혜와 경험이 엄청나다. 내가 가진 처세술이 대단하다. 나를 크게 여기면, 절대 하나님만 바라고 기다릴 수가 없다. 하나님께만 소망을 둘 수가 없다.

바울은 자신을 모든 성도 중에서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자라고 한다. 자신을 모든 성도들 가운데 '가장 작은 자'라고 한다. 왜 가장 작은 자라고 했을까? 자신이 먼저 나서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뒷전으로 밀리면 안 된다. 자신이 하나님보다 앞서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먼저 나서고, 앞장서도록 하기 위해서 가장 작은 자라고 한다.

시끄럽게 떠들고 시끌벅적 할 때 "자, 이제 기도하자"라고 하면 조용해지고 다들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잠잠해진다. 그리고 기도할 때는 떠들지 않는다. 왜 떠들지 않은가? 왜 다들 잠잠해질까? 지금 가장 크신 분이 대단하신 분이 여기 계신다. 그러니 잠잠해야 한다. 가장 크신 분, 대단하신 분을 바라봐야 한다. 가장 크신 하나님, 전능하신 하나님이 나서야 하고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다들 잠잠해진다.

술을 조용히 마시는 경우는 없다. 술 마실 때는 흥청망청 떠든다. 소란스럽다. 큰 소리로 객기를 부린다. 허세를 부린다. 왜 그런가? 자기를 크게 대단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령에 취하면 반대이다. 성령에 취하면 오히려 잠잠해진다. 고요해진다. 자신을 작게 여긴다. 하나님만을 앞세우고 하나님만을 바라고 기다리게 된다. 기도하면서 기다리고 기도하면서 기다리게 된다.

임금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 때, 임금보다 앞장서는 신하가 있는가? 시끄럽게 떠들고 소란피우는 백성이 있는가? 없다. 다 납작 엎드린다. 가장 작은 모습으로 엎드려서 잠잠히 기다린다.

지금 다들 큰소리로 떠들고 있다. 혼란스럽다. 세상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교회 안에서조차 큰소리로 시끄럽다. 어수선하다. 지금 다들 자신을 크게, 대단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가장 크게 여기고, 자신을 작게 여기면 사회도, 삶도 요동치지 않는다. 교회도 흔들리지 않는다. 입김보다 가벼운 인생, 보잘 것 없는 사람을 의지하기보다는 가장 크시고 위대하신 하나님만 잠잠히 기다리면서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박장덕 목사/도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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