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중독 치유 사역으로 영혼 살리는 유성필 소장
작성 : 2019년 08월 28일(수) 00:00 가+가-
중독의 늪에서 벗어나고 보니, 다른 중독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유경험자로서 중독자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에 중독자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2013년, 중독자와 가족들을 초대해 함께 남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갖가지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회복시키는 일에 첫 발을 내디딘 유성필 소장(기독교중독연구소). 중독자 회복을 위한 그의 아름다운 동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남산 걷기 모임인'회복으로 가는 길'에는 전국 곳곳에서 중독자와 가족들이 모였고, 걷기를 마친 후에는 인근 카페에서 모임을 갖고 자연스럽게 상담이 이뤄졌다.

나도 도박 중독자였다

유 소장은 '스포츠OO' 도박 중독자였다. 2006년 사업실패로 자금란에 시달리던 유 소장은 평소 좋아하던 각종 스포츠 경기 관람에 몰입했고, 스포츠 도박이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 크리스찬이었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었지만, 재미삼아 시작한 스포츠 도박에 속수무책 빠져버렸다. 그렇게 7년을 도박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도박으로 큰돈을 벌어 사업을 다시 일으켜보자는 유혹을 끊어낼 수 없었죠. 결국 재산을 탕진하고 서울역 부근 쪽방촌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나카가와 애리 씨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남편을 회복시킬 수 없음을 깨닫고 크리스천치유상담연구원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유성필 소장도 아내의 권유로 함께 참여하게 되면서 회복의 길이 열렸다.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유 소장은 비로소 자신이 도박 중독자임을 깨닫고 회복을 위해 기도하며, 치유상담 공부도 시작했다.

"다양한 양상의 중독 현상의 뿌리는 '아픔'입니다. 역기능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가 성인이 되어 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큽니다." 역기능 가정에서 성장, 낮은 자존감, 고통을 마비시켜 줄 중독 대상 물색, 육체적·영적 소진 상태. 중독자들이 경험하는 삶의 단계다. 그러나 인생의 밑바닥을 치는 그때가 회복의 가능성이 열리는 시점이기도 하다. 유 소장은 "영적 육적 소진상태에서 회복 의지를 보이느냐, 삶을 포기하느냐로 갈리게 된다"며 회복으로 가는 데 필요한 두 가지 요소로 '하나님의 은혜와 자기 의지'를 언급했다.

중독은 가족 문제, 함께 치유 받아야

남편이, 아내가, 자녀가 중독에 빠졌을 때 가족들은 대부분 중독자를 변화시키기 위해 헌신한다. 그러나 유 소장은 가족의 '무조건적인 헌신'이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중독자들은 회피 성향이 강하고, 중독자의 배우자들은 강박성향이 강한 경우가 많다"며 "중독자를 가르치려 하거나 통제, 억압하려는 자세는 독이 될 뿐"이라고 말한다. 중독자를 도우려는 행위가 오히려 중독자가 중독에 더욱 빠지도록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하시도록 내려놓는 것이 회복으로 가는 첫 단계입니다." 유 소장은 중독자 가족들에게 "내가 잘 하면 중독자를 구원시킬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중독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냉정한 사랑'이라고. "예수님께서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대로 가족 구성원 각자가 먼저 자기자신을 돌보고 사랑하고 건강해질 때, 중독자 또한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중독자 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치유의 대상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독회복훈련·중독회복상담학교

그는 "기독교 영성이 중독자들을 회복시키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인데, 중독자들이 기독교 영성과 중독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함께 받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체계적인 교육을 위한 공간 마련이 시급했다. 그는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성남교회에 도움을 청했고, 교회는 선뜻 중독자 모임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 줬다. 2015년 서울성남교회에 '기독교중독연구소'를 개소한 그는 중독자와 가족들을 위한'중독회복상담학교'를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서울성남교회 4층 에스더실에서 '나의 감정 표현하기'모임이 이어진다. 중독자와 중독자 가족들은 '중독회복훈련'을 위해 매주 두 차례 이곳에서 모인다. 유 소장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에 대해 심리를 해석해주자 참석자 한 명이 "어머, 우리 남편과 똑같다"며 맞장구를 친다. 내용이 이어질수록 여기저기서 "아~그렇구나"라는 탄성이 들린다. '중독회복훈련'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주제는 올바른 의사소통방법이다. 중독자 가족들은 '비난', '판단', '지시', '강요', '협박', '설득'의 언어를 지우고, '존중', '배려', '마음 헤아려주기' 언어로 대화하는 방법을 배운다.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중독회복상담학교는 12주 과정으로, 내로라 하는 중독 전문 강사들이 강의한다. 그는 "목회자들이 많이 참여하길 원해 월요일에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다양한 중독에 빠진 교인들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믿음이 약한 사람, 나쁜 사람이 아닌 아픈 사람으로 바라보고 교회가 이들의 아픔을 직면하고, 수용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적 가족 공동체 세우기 원해

"중독은 가정이 깨어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픔, 상처의 결과입니다." 유 소장은 믿음 안에서 영적 가족 공동체를 세우는 것을 꿈꾼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신앙 안에서 치유와 회복을 지향하는 자립공동체를 구상중이다. 중독에 빠졌던 사람들이 또 다른 중독자들을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공동체, 함께 기도하고, 농사 짓는 살림의 공동체를 꿈꾼다는 유성필 소장의 환한 미소에는 더 이상 중독의 어두운 그림자도, 역기능 가족의 아픔도 없다. 현대인들의 다양한 중독의 아픔을 매만지고, 그들의 가정을 회복시고자 힘쓰는 유성필 소장은 중독에 빠진 이들의 선배이자, 회복으로 인도하는 든든한 안내자이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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