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가르치려 소 내다 팔던 부모의 그 절박한 심정으로!
[ 잘가르치는교회 ]
작성 : 2019년 08월 28일(수) 00:00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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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충격적인 그림을 본 적이 있다. 스마트폰을 손에 든 청소년들이 어떤 물건 하나를 가운데 두고 둘러서서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는 그림이었다. 바로 종이책이었다. 요즘 상황을 보면 이 그림이 현실이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요즘 신문, 방송사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자와 광고주들이 죄다 모바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이 모바일로 업무를 하듯이, 대학의 학습방법도 모바일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종이책 대신 모바일을 사용하고, 주 3일만 등교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종교개혁 이후 500년 동안 대세였던 종이 책이 모바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신앙교육의 교과서는 성경이다. 그런데 교과서가 너무 어렵다. 교과서가 어려우면 참고서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교회학교 '공과 책'이다. 모든 교단 본부는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공과 책을 발간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살펴본 바로는 공과 책을 사용하지 않는 교육 현장이 적지 않다. 오히려 자체 제작한 교재나 외부 업체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참에 오랜 동안 사용해온 공과 책이 적합한지 점검해봤으면 한다.

그러자면 우선, 사람이 달라지고 삶의 환경이 달라지는 미래 사회에서 교회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향후 5년, 10년의 마스터 플랜부터 수립해야 한다. 철학, 신학, 사회, 문화, 환경, 교육, IT,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많은 토론을 거쳐 교회교육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둘째, 현재의 교육 프로그램과 교재를 냉정히 평가하고 분석해야 한다. 도시와 농어촌의 교회, 규모가 크거나 작은 교회의 교사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와 효과 등에 대해 객관적인 조사를 해봐야 한다. 조사는 외부에 맡겨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이미 교육 현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어와나'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전국교회에서 발굴하고 조사해서 교회교육에 과감히 반영해야 한다. 전국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공모를 하면 훌륭한 작품이 나올 것이다.

넷째, 종이책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만, 모바일은 언제 어디서나 소통이 가능해진다. 각 세대에게 익숙한 미디어가 어떤 것인지, 어떤 형태(종이책, 모바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다섯째, 학습자는 교사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새로운 교육 방향과 내용, 교수 방법을 전파할 교사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양성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음 세대 교육은 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는 중요한 과제다. 몇 사람의 집필자를 통해서 공과 책 만들어내는 걸로 그칠 일이 아니다. 다른 교단이나 일반 전문가들까지 끌어들여 교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교육 청사진을 내놔야 교회에 소망이 생긴다. "나무를 심어야 할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으로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아프리카 속담) 지금은 총회와 온 교회가 이 일에 가장 많은 재정과 인력을 투입해야 할 때다. 농촌에서 자식 공부시키기 위해 소를 내다 팔았던 그 심정으로!

이의용 교수/국민대·생활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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