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필요한 느헤미야의 리더십
[ 주간논단 ]
작성 : 2019년 07월 30일(화) 10:00 가+가-
한국교회는 선교 역사가 짧음에도 세계 교회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만큼 큰 부흥을 이루었다. 201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사회 제1종교는 '기독교'라고 발표되었고 기독교 인구는 19.7%로, 967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 깊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 회복의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고들 한다. 교회의 사회를 향한 예언자적 사명은 흐릿해지고, 사회적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 때로는 교계 지도자와 교회들의 비상식적인 일이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나는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느헤미야의 시대 상황과 그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느헤미야는 조부가 유대왕국이 패망하여 바벨론으로 끌려 왔고, 이민 3세로 태어났다. 페르시아 제국의 아닥사스다 1세 때에 왕실에서 술 맡은 관원으로 왕의 총애를 받았다. 그러나 예루살렘이 '황폐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조국 유대로 돌아가서 나라를 새롭게 할 비전을 품게 되었다. 3차 귀환 시 지도자로 유대 지방을 다스리는 총독이 되어 나라 재건에 앞장섰다. 그의 리더십과 혁신적인 활동은 허물어져 버린 유대 공동체를 재건하는 결정적 기초가 되었다. 느헤미야의 리더십을 살펴보며 우리 시대 교회를 바로 섬기고 일으켜 세울 복원력을 생각해보자.

첫째로 느헤미야는 기도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다.(느 1:3~4)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이 허물어지고 성문들은 불탔다는 말을 듣고 수일 동안 슬퍼하며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했다. 일반 사회적 리더십과 영적 리더십의 차이는 기도에서 나타난다. 느헤미야는 모든 일을 기도로 준비하고 계획하고 추진하고 기도로 마무리하는 지도자였다. 시작부터 끝까지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기도의 차이가 믿음의 차이요, 기도의 깊이가 믿음의 깊이이다.

지금 한국교회를 향해 들려오는 소리는 너무 냉정하고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느헤미야가 고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듣고 애통하듯이, 지금 우리도 한국교회를 보고 애통하며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느헤미야의 기도 영성을 배워서 기도의 불이 온 성도들과 목회자들의 가슴마다 타오르기를 바란다. 우리가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긍휼을 바라며 하나님의 영광과 일하심이 크게 나타나기를 느헤미야의 심정으로 간구하자.

둘째로, 느헤미야는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다.(2:17, 4:23)

눈물로 기도하던 느헤미야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왕의 마음을 움직이셔서 그를 유대 총독으로 임명하게 하셨다. 총독으로 부임한 후 그는 조용히 민정시찰을 통하여 현장을 파악하였다. 탁상공론 정책이 아니라 현장을 꼼꼼히 살피면서 4km의 성벽을 42구역, 10개 문, 4망대를 세울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지도자들에게 이제 '더 이상 수치를 당하지 말자'(느 2:17)고 외치며 동기 부여하고, '내 집 앞은 내가 하자는 캐치 프레이즈로 동시다발적으로 성벽을 쌓았다. 분업과 협업을 통하여 이스라엘 정체성과 동질성을 회복하게 하였다. 그는 이전 탐관오리처럼 백성들을 압제하거나 뇌물을 챙기지도 않았고 청렴한 공직자 상과 높은 윤리의식으로 스스로 특권을 버렸다.

성경은 오늘의 교회 지도자들에게 주님이 보여주신 솔선수범과 섬김의 정신을 가지고 양무리의 본(벧전 5:3)이 되라고 가르친다. 우리는 잘못된 탐욕과 이기심을 버리고 교회 행정이나 재정을 투명하게 하여 사회로부터 높은 신리를 받아야 한다. 교회 밖으로부터 '교회를 교회답게 하라' 요구를 받고 있다.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에게는 하나님 나라와 이 땅의 교회를 위한 깊은 헌신이 요구된다. 하나님은 교회를 회복시켜주시고 교회가 세상의 희망의 등불이 되게 하실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헌신의 방향이요, 비전이다.

셋째로 느헤미야는 혁신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다.(6:15~16, 8:9)

느헤미야는 성전이 정상 기능을 하고 유대인이 안전한 생활을 하려면 먼저 성벽을 튼튼하게 쌓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온 힘을 집중하여 52일 만에 성벽을 재건하였다. 무려 142년 동안 방치 되었던 성벽을 중수된 것이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이스라엘의 동질성 회복을 위하여 관행과 제도를 혁신하였다. 높은 이자 때문에 고통당하여 울부짖는 가난한 백성들의 신음 소리를 듣고 빈부 격차 해소에 힘썼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주신 시대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 다시 말씀으로, 다시 초심으로, 다시 사명으로, 다시 무릎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 성장과 발전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로 작용하는 관행과 제도 등을 바꾸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과제이다. 우리는 교회를 교회답게, 총회를 총회답게 세워나가야 한다. 교회의 본질을 되찾고, 교회가 존재하는 그 자체가 권위가 되고, 조국의 평화 통일을 위하여 밑 걸음이 되는 교회, 혼란한 세대에 민족의 등대가 되는 교회가 되기를 소원한다.



부총회장 김태영 목사/백양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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