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을 낳는다
작성 : 2019년 08월 02일(금) 00:00 가+가-
시편 8편은 전체 시편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찬양시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윗이 먼저 노래했고, 후대 이스라엘 회중이 예배 중에 이 찬양을 함께 불렀다. 만일 누군가 이 시편의 1절을 읽기 시작한다면, 그는 귓가에 들리는 익숙한 멜로디 한 소절을 듣게 될 것이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감탄사로 시작된 이 노래가 감탄사로 마칠까. 다윗이 보았던 아름다움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 단톡방에 수십 건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여느 때처럼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이 '오랜만에 술 한잔 어때?'라는 정도의 메시지를 보내며 안부를 묻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참고로 대학 동기들 얼굴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신학교에 입학한 뒤로 거의 왕래를 끊다시피했다. 그래도 그들과의 끈을 지속하게 해주는 것이 있다. 바로 단톡방이다. 때로는 친구들을 피하는 것이 미안할 때도 있고, 만남이 그리울 때도 있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지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들의 문화는 '삼겹살과 소주 한 잔'이다.

그 날은 함께 사역했던 선교사님 부친이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리고 오는 길에 단톡방 메시지를 확인하게 되었다. 가장 친한 친구 아버님이 암투병 끝에 별세하셨다는 소식이었다. 유일한 고향 친구. 때로는 엄마처럼 잔소리를 많이 해서 귀찮기도 했지만 늘 진심으로 다가왔던 친구. 그 친구의 슬픔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거리가 문제다. 왕복 700km.

오후 성경공부 일정을 취소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조문을 마치고, 그 간에 나누지 못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마련하고, 가정 경제를 책임지느라 힘들었던 고단한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먼 길을 달려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의 슬픔을 위로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일인가.

그런데 시편 8편에서 이 아름다움을 보게 될 줄이야. 어느 날 밤 다윗은 궁정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서는 달과 수많은 별빛이 소낙비와 같이 그의 눈에 쏟아져 들어왔다. 그런데 다윗은 그 순간 자신을 향하여 쏟아져 내려오는 관심과 애정 어린 주님의 눈빛과 마주쳤다. 수많은 별들이 있지만 그 많은 별들 가운데 하나님의 시선이 이곳을 향하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날 밤 자신의 인생을 주목하시고, 어린아이 돌보듯 늘 동행하시는 주님의 그 시선은 바로 아버지의 눈빛이었다. 그리고 그는 노래를 불렀다.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그리고 이렇게 고백한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하지만 이 시편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다윗은 오늘 우리의 안내자로서 하나님이 그저 우리를 바라만 보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다. 그 날 다윗이 보았던 주님의 눈빛은 실제 죄악 된 이 세상의 어두움을 뚫고 이 땅에 내려오셔서 세상을 밝히는 진리의 빛이 되어주셨다. 우리는 친구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하여 350km를 달린 이 일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진짜 대단한 일은 가장 높은 하늘 보좌에 계신 하나님이 단지 나를 사랑하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늘 보좌를 버리고 낮고 낮은 이 땅에 찾아오신 사건이다. 심지어 그는 죽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나를 살리시려고 대신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내가 무엇이기에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이 땅에 오셔야 한다는 말인가. 게다가 그는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셨다. 이 세상이 이것보다 아름다운 일이 있을까? 하나님은 오늘 나에게 그리스도를 통하여 사랑의 편지를 보내주셨다. 그런데 참 놀라운 일이 또 시작된다. 이것 때문에 우리는 350km를 달릴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참된 아름다움은 또 다른 아름다움의 열매를 낳는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어찌 그리 아름다우신지요."

이광현 목사/의정부뉴시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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